●황원탁 “종전선언에 대해 불안해하는 목소리 있어”
●백종천 “비핵화 시한 2020년 말로 확정지었으면”
●홍석현 “방북 전 미국으로부터 유연성 받아내기 쉽지 않을 것”
●박지원 “文대통령은 손흥민 선수돼야”
●이홍구 “김정은, 핵 물질·설비 신고·검증 있어야”
●이재정 “정상회담 수행단에 중고생 포함시키자”
●이종석 “백령도와 장산곶 사이 14km이라도 공동어로 합의하길”
●하영선 “남북정상회담 후 세 가지 복병 만날 위험성 있어”
●최완규 “국가주도 안보 패러다임의 전환 필요”
●정세현 “평양서 기자가 기사 쓸 때 함께 간 수행원들이 그 의미 잘 설명해줘야”
●한완상 “문 대통령 임기 안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대표부로 승격시켜야”
●임동원 “남북 통신사들이 서로의 건물에 들어가 상주하며 활동하도록 하자”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는 보기에 따라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하는 분도 계시고 빠르다는 분도 계시지만 저희가 구상했던 것보다 오히려 활발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저로서는 이번이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인데 사실 제가 취임한 지 불과 1년 4개월 만에 세 번이나 만나게 될 것이라고 누가 예상을 했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현 남북관계에서는 새로운 선언이 필요한 단계는 넘어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4·27 공동성명과 그 이전에 있었던 남북 간의 합의들을 내실 있게 실천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대목을 부각시켰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고 이를 위해 여러 실천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앞으로 핵이나 미사일(개발), 추가 실험을 일체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실제로 작년 11월 이후에는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 “지금 단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과 충돌 가능성 등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이어 “북한은 앞으로 핵과 미사일을 더 발전시켜 나가는, 더 고도화해 나가는 능력을 포기했다고 말할 수 있다"며“이제 북한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일은 미래 핵뿐만 아니라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핵물질, 핵시설,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최근 비핵화를 둘러싼 미북간 교착 상태에 대한 배경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그에 대해 미국에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자신(김정은)은 여러 조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했는데 미국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말고는 한 것이 없지 않느냐, 북한이 취한 조치는 다 불가역적인데 군사훈련 중단은 언제든 재개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러니 북한이 추가적인 조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미국에서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되겠다는 것이 지금 북미 교착의 원인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저는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비록 실무회담은 부진한 면이 있지만 미북 양 정상은 끊임없이 친서를 보내면서 서로 간에 신뢰를 거듭 확인하고 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남북 통신사들이 서로의 건물에 들어가 상주하며 활동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
이어 자리에 참석한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은 각자 의견을 말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청와대가 이날 오후 공개한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이다.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 북의 비핵화를 순서대로 다 하자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남북한이 비핵화 TF를 함께 만들어 논의를 한다면 파격적인 대안이 나올 것이다.
황원탁(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 종전선언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긍정적인 언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종전선언에 대해 불안해하는 목소리들이 있다. 주한미군의 범주 안에 유엔사의 장래문제도 포함시켜 그 개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김정수(한국여성평화연구원장) : 남북 정상회담에 여성들이 더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수레의 한쪽 바퀴는 여성이 밀고 간다.
백종천(세종연구소 이사장) :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의 실천적 방안을 찾기로 한 것은 대단히 큰 의미 지니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시한을 2020년 말로 확정지었으면 좋겠다.
김영희(중앙일보 대기자) : 우리의 최종 지향점은 한반도 평화지만 미국과 중국 일본이 긍정적으로 참여하는 동북아 평화체제를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다. 그 틀 안에서 제대로 된 비핵화도 이뤄지고 체제 보장도 이뤄진다.
문 대통령과 악수하는 박재규 경남대 총장. |
홍석현(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 방북 전에 미국으로부터 유연성을 받아내면 좋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북에 가서 미국의 분위기를 잘 설명해서 북으로부터 답을 얻은 뒤 그걸 기초로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 좋겠다. 방북 전에 여야 정당대표들을 초청해서 대화하는 게 판문점 선언 비준에도 도움이 된다.
박지원(민주평화당 의원) : 문재인 대통령은 손흥민 선수가 돼야 한다. 북미회담 무산될 위기에 모든 공을 트럼프 대통령에 돌려 위기를 넘겼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을 돌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골을 넣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홍구(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 :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비핵화 결심과 비핵화 조처에 대해 국제사회가 잘 인정하지 않는 걸 보고 불만인 모양이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사회의 반응을 얻으려면 핵 물질과 설비에 대한 신고와 검증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미국의 종전선언이 나올 것이다.
장상(세계교회협의회 아시아 대표공동의장) : 몇 달 전 기독교 관련 국제회의에 참가한 적이 있다. 교황이 찾아와 “내가 한반도 위해 계속 기도하고 있다. 승리하라"고 하시더라. 한반도 평화가 세계 평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
심재권(국회 외교통일위원장) : 문재인 대통령이 대단히 어려운 과제를 안고 방북 길에 오른다.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둘이 함께 갈 때만 가능하다. 어느 것도 먼저고 어느 것이 나중일 수 없다.
이재정(경기도교육감) :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미국의 언론을 포함해 세계 언론을 움직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남북정상회담 뒤 여러 나라에 특사를 보내서 설명해야 한다. 특히 유럽과 동남아에도 보내야 한다. 남북정상회담 수행단에 고등학생 중학생을 포함시켜 청소년들의 평화 통일 참여폭을 넓혔으면 좋겠다.
이종석(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NLL에 평화수역을 설치하는 문제가 궁극적으로 합의가 안 되면 백령도와 장산곶 사이 14km 만이라도 공동어로에 합의해 합의문으로 발표됐으면 한다. 군비통제연구반을 남북 공동으로 만들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한 2주씩 합숙을 해가며 머리를 맞대면 국민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다.
이현숙(여성평화외교포럼 명예대표) :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을 전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해서 배포해달라는 민주평통 회원들의 건의가 있었다.
하영선(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 :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 세 가지 복병을 만날 위험성이 있다. 북의 비핵화 진전여부, 남북과 북미 협상의 속도차이, 우리 정치권의 문제다. 복병 회피 전략을 잘 구사해야 한다.
최완규(신한대학교 석좌교수) : 국가주도의 안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용서와 화해 평화의 담론이 진전을 이룰 필요가 있다.
왼쪽부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문 대통령, 임동원 전 국정원장. |
정세현(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 지난번 자문단 회의 때 남북정상회담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평양에서 기자들이 기사를 쓸 때 함께 간 수행원들이 그 의미를 잘 설명해줘야 한다. 해외 동포들이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둘러싸고 갈등이 심하다. 남북 정상이 동포사회의 갈등을 치유할 수 있도록 언급을 해줬으면 좋겠다.
정동영(민주평화당 의원) : 북한이 경제발전의 꿈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방북 길에 대기업 총수들이 함께 갈 필요가 있다. 김정은 위원장과 환담 일정을 잡는다든지, 중국 개혁개방의 경험을 이들 기업인들의 입을 통해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한완상(서울대학교 명예교수) :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서 아시아철도공동체의 필요성을 설명해 달라. 6+1 7개국은 세계 GDP의 50%를 넘게 차지한다. 미국 중국 일본이 동반자로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문 대통령 임기 안에 대표부로 승격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임동원(한반도평화보럼 공동이사장) : 남북언론의 교류가 중요하다. 남과 북의 통신사들이 서로의 건물에 들어가 상주하며 활동을 하도록 하자. 지방자치단체 교류도 중요하다. 독일의 경우 동서독이 62건의 도시 간 협력사업을 벌이며 청소년 학생들 교류를 했다. 민족동질성을 회복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