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6월 21일 볼턴의 회고록을 사전 입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작년 회동 당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은 수차례 문 대통령의 참석을 거절했지만, 문 대통령은 “일단 판문점 내 관측 초소까지 같이 가서 결정하자"며 동행을 요구했다고 한다.
볼턴은 “트럼프는 문 대통령이 근처에 없기를 바랐지만 문 대통령은 완강하게 참석하려고 했고 가능하면 3자 회담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썼다. 미북 정상의 만남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볼턴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분쟁이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다"고 했다. “왜냐하면 김정은도 문재인 대통령이 근처에 오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볼턴의 회고에 따르면 판문점 회담 당일인 6월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은 여러 차례 문 대통령의 참석을 거절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이 한국 땅에 들어섰을 때 내가 없으면 적절하지 않게 보일 것이라면서 김정은에게 인사를 하고 그를 트럼프에게 넘겨준 뒤 떠나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끼어들어 “문 대통령의 생각을 전날 밤에 타진했지만 북한 측이 거절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는 문 대통령이 참석하길 바라지만 북한의 요청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둘러댔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그간 대통령이 DMZ를 방문한 적이 많지만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이 함께 가는 것은 처음"이라며 계속 동행을 원했다고 볼턴은 회고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결국 판문점 자유의집까지 트럼프와 김정은을 안내하는 역할을 했다. 남북미 정상이 3자 회동을 한 시간은 4분 정도에 불과했지만 당시 청와대는 “오늘 남북미 세 정상의 만남은 또 하나의 역사가 됐다"고 했다.
한편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은 6월 23일 공식 출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