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은 오빠 김정은이 비료공장 준공 테이프를 자르는 장면에서 김정은의 오른편에 서서 가위 받침대를 들고 특유의 밀착 수행을 하며 사실상 '2인자'의 모습을 보였다. 여정은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 남북미 3자 회동 등 주요 국면에서 김 위원장의 '특사' 역할을 하거나 또는 '그림자 수행'하며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김 제1부부장은 이날 행사장 연단 자리 배열에서도 높아진 위상을 드러냈다. 김정은 오른쪽으로는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 제1부부장, 김덕훈·박태성 당 부위원장 자리가 순서대로 배치됐다. 김여정은 자신보다 당 내 서열이 높은 당 부위원장들을 제치고 김정은 가까이에 있는 자리에 앉음으로써 체제 내 공식 지위를 뛰어넘는 실질적 입지를 보여준 것으로 관측된다.
김여정은 지난 3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유감을 표명한 청와대를 향해 "겁 먹은 개가 요란하게 짖는다"며 강도 높은 비난 담화를 내면서, 사실상 김 위원장의 목소리를 대신 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더불어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북한 고위간부들의 인사권을 갖는 핵심 부서인 조직지도부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공식서열도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여정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상실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치국 후보위원직도 최근 김정은이 주재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 결과 복원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