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후보가 22.86%를 얻어 2위를 차지했고, 이준석 서울 노원병 지역위원장이 19.34%로 3위를 차지했다. 여성 몫 최고위원으로는 권은희 전 의원이 당선됐다. 선출직 지도부 4명 중 손학규 대표를 제외한 3명이 바른정당 출신이다.
1947년생인 손학규 신임 대표는 경기고·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서강대 등에서 교수생활을 하다 정계에 입문했다.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후 광명시 재보궐 선거에서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됐다. 김영삼 정권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으며 2002년에는 경기도지사에 당선되기도 했다.
대권(大權)에 뜻을 뒀던 그는 200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 통합민주당을 만들었지만 이후 그의 정치행로는 험난했다. 2011년 민주통합당 창당 과정에서 당 대표직을 사임하고 대선 경선에 도전했으나 문재인 현 대통령에게 졌다. 이후 2014년 7월 재보궐 선거에서 수원병에 출마, 낙선한 후 정계 은퇴를 떠났다. 이후 전남 강진군 만덕산에서 칩거하면서 정계 복귀를 저울질해왔다.
이날 선거로 당 대표가 됐지만 손 대표에게 주어진 과제는 결코 쉬운 게 아니다. 우선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로 갈라져 있는 당을 통합하는 일이 최우선 업무다.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후보 토론회에 나온 후보들. 사진=바른미래당 |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손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당의 통합이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 안의 분열, 우리 안의 진보·보수, 우리 안의 영남·호남, 우리 안의 계파 등 모든 이분법을 뛰어넘어 우리 안의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며 "없는 살림에 서로 갖겠다고 싸우는 것처럼 볼썽사나운 것이 없다"고 했다.
손 신임 대표는 또 "지난 2012년에 제시한 ‘저녁이 있는 삶’은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일자리 나누기나 하자는 말이 아니라 성장과 분배를 같이 이룩해서 여유가 있는 삶을 통해 행복을 찾자는 것이었다"며 "바른미래당의 소중한 가치는 진보와 보수, 좌와 우를 아우르는 중도개혁의 길"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의 과제 중 또 하나 시급한 문제는 당 지지율 제고(提高)다. 현재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은 5%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앞으로 야권발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며 "지금은 (바른미래당의) 내부를 반성하고 기초를 튼튼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로 7선(選) 경력의 이해찬 대표가 당선된 데 이어 이날 손학규 대표가 바른미래당 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여의도 정가에서는 거꾸로 가는 ‘올드보이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