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2일째는 빅 버스 투어를 하기로 했다. 홍콩의 빅 버스 투어는 모두 4 개의 노선이 있다. 빨간색은 홍콩섬 라인, 파란색은 구룡반도 라인, 자주 색은 야경투어.
내가 간 곳은 초록색의 스탠리 라인이었다. 빅 버스 투어는 2층 버스를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도시 곳곳을 구경할 수 있다 게 장점이다.
그러나 30도를 웃도는 요즘 날씨에는 2층에서 여유를 부리기에는 좀 부담스럽다. 홍콩섬에서는 침사추이를 가는 페리 선착장 앞에 있는 공원에서 출발한다.
시내의 고층 빌딩 숲을 지나 빅토리아 피크 트램 입구에서 회차한 후 바다가 시원한 리펄스 베이에서 정차했다가 스탠리 베이로 향한다. 가는 동안 홍콩 역사와 지역에 대한 설명을 버스 좌석에 부착된 이어폰을 통해 한국어로 들려준다.
스탠리 베이는 홍콩 남부의 휴양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고급 주택이 즐비한 리펄스 베이에 비해 대중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노천카페와 바에서 맥주를 마시거나 차를 마시는 서양인을 흔히 볼 수 있다. 한가롭게 보내는 서양인들을 보면 유럽의 한 휴양지를 연상시킨다.
스탠리 메인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조성된 스탠리 마켓에는 150여 개의 소규모 상점에서 각종 액세서리와 기념품 등을 판다.
주변에는 1884년 영국군의 병영으로 세워졌다가 이곳으로 이전한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알려진 머레이 하우스도 볼 수 있다. 도리아식 기둥과 늘어선 야자수는 스탠리의 이국적인 풍취를 더해준다. 그 뒤에는 도교 사원이 있다.
홍콩은 도시가 작으니 2박 3일 정도면 명소나 유명 맛 집 등을 둘러볼 수 있다. 홍콩은 중국 특별행정구역으로 편입되기 전까지는 멋스러움과 낭만이 넘쳐 나는 국제도시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 속의 한 도시로 위세가 추락했다. 홍콩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대목일 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