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성명을 통해 "아베 일본 정부는 지난 2일 우리나라를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강행했다"면서 "일본 징용 피해자의 아픔을 외면하고 오히려 정치보복으로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후안무치한 행동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북도는 정부의 대응 조치에 적극 협조함을 물론 도내 기업피해를 최소화하고자 가용한 정책적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일본수술규제대비 비상대책반과 기업피해신고센터 등을 통해 기업피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본의 부품 소재 의존 고리를 끊고 완전한 경제독립을 이뤄내는 데 앞장 설 것"이라며 "특히 전북 탄소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일본 대응력과 전북경제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해가고자 전북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을 도지사로 격상했다"면서 "과학기술정책을 강화하고 R&D 관련 예산을 증가해 자립화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송 지사를 비롯한 도청 실국장들은 성명서 발표 후 전주 송천동에 소재한 전북독립운동 추념탑을 방문해 일본 수출규제 확대조치에 대해 전북도의 의지를 다졌다. 전북도는 일본의 1989년 가고시마현과 우호협력을, 2001년 이시가와현과 우호협력 등 관계를 맺고 있다. 올해로 가고시마현과 우호도시 체결 30주년을 맞는 등 매년 민간차원의 교류활동을 펼쳐왔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극일(克日)·반일(反日)행정이 뜻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서울 중구청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서 구청장은 "일본정부의 경제보복에 국민과 함께 대응한다는 취지였는데 뜻하지 않게 심려를 끼처드려 죄송하다"며 "중구청의 NO재팬 배너기를 올린 것이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을 동일시해 일본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와 불매운동을 국민의 자발적 영역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비판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중구청장으로 지방정부가 해야 할 일로 함께 하겠다"며 "일본정부의 부당한 조치를 향한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가 다시 하나로 모여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서 구청장은 "이유 불문하고 설치된 배너기는 즉시 내리겠다"며 "다시 한 번 염려하신 국민들께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에 극일(克日)·반일(反日) 광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정치학자가 “반일 대 친일, 애국 대 매국, 민주 대 반(反)민주 같은 이분법 프레임은 우리 헌법이 규정한 민주공화정을 위협하고 파괴하는 언행"이라고 비판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채 교수에 따르면, 대한민국 헌법이 ‘민주공화국’을 채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자리 잡았지만 공화주의 단계로는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개념이고, 공화주의는 공공선(公共善)을 추구하는 사상이다. 채 교수는 “공화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살려서 공공성을 활짝 여는 '활사개공(活私開公)"이라며 "민주화 이후 선거 같은 제도는 정착했지만 마음의 습속(習俗)은 여전히 퇴행적인 냉전시대 이분법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에 나타난 국민의 의견은 진보·보수적 시각이 점점 좁혀지고 있는 현상을 보이는 데 반해 정치권은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증폭시키고 있다"며 "이는 지지층을 결집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전형적인 방식"이라고 진단했다.
채 교수는 책을 통해 “공화주의는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일본이 정치·역사 문제를 경제로 보복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면서도 "애국 대 매국이라는 프레임으로 짜는 것은 공화주의를 파괴하는 적(敵)"이라고 규정했다.
채 교수는 "일본 젊은이들이 BTS(방탄소년단)에 열광하면 이를 일본 입장에서 볼 때 '매국'이라 할 수 있나"라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도 협상 전략으로는 의미가 있겠지만 그것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고 최근의 국내 흐름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