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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큰 별 지다...故 조양호 한진 회장

폐질환 再악화...1974년부터 대한항공서 근무, 그룹 성장 견인, 평창올림픽 유치위원장, IATA 등 활발한 활동

글  김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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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은 8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날 새벽 미국 현지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향년 70세. 조 회장은 지난해 연말 미국으로 출국했다. 폐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후 회복했다가 다시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의 부인, 자녀 등은 미국 현지에서 조 회장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호 회장은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장남이다.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결혼해 1남2녀를 뒀다. 장녀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장남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차녀는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이다.
  
인하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인하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룹 안팎에서 조 회장은 1974년 12월 대한항공에 입사한 이래 항공·운송사업 외길을 45년 이상 걸어온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국내·외를 통틀어 조양호 회장 이상의 경력을 지닌 항공·운송 전문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비, 자재, 기획, IT, 영업 등 항공업무에 필요한 전 부서들을 두루 거쳤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은 1974년은 1차 오일쇼크가 한창인 시절 대한항공에 처음 발을 들였다. 1978년부터 1980년에도 2차 오일쇼크도 대한항공을 직격했다. 연료비 부담으로 미국 최대 항공사였던 팬암과 유나이티드항공은 수천명 직원 감원할 정도였다. 
 
하지만 조양호 회장은 선친인 조중훈 창업주와 함께 줄일 수 있는 원가는 줄이되, 시설과 장비 가동률을 높여 불황에 호황을 대비하는 선택을 했다. 이는 오일쇼크 이후 중동 수요 확보 및 노선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1997년 외환 위기 당시에도 자체 소유 항공기의 매각 후 재 임차 등을 통해 유동성 위기에 대처했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에 보잉737NG(Next Generation) 주력 모델인 보잉737-800 및 보잉737-900 기종 27대 구매 계약을 체결한 점도 계약금 축소에 기여했다. 
  
조 회장은 2003년 한진그룹 회장에 취임했으며, 2009년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조 회장은 세계 항공업계에 폭넓은 인맥과 해박한 실무지식으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스카이팀 등 국제 항공업계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항공업계 내 조 회장의 위상이 '항공업계의 UN 회의'라고 불리는 IATA 연차총회가 올해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하는 동인이 됐다는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오너가의 끊임 없는 논란에 최근 1999년부터 맡았던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지난 2014년 12월 조현아 전 부사장이 항공기 회항을 지시한 '땅콩회항' 사건을 시작으로 여론이 악화했고, 조양호 회장은 해당 사태에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오너 일가의 '물컵 갑질', 폭행 및 폭언 등 논란에 연루되며 한진 오너가에 대한 여론이 나빠졌다.
 
이에 올해 들어서 조 회장은 핵심 계열사 업무에 집중, 겸직 계열사를 9개사에서 3개사로 대폭 줄인다고 발표했다. 지주회사인 한진칼, 그룹의 모태인 ㈜한진,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등 3개사 이외의 계열사 겸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에서도 주주들의 결정에 의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조 회장은 지난달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1999년부터 맡았던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왔다. 현재까지 한진과 한진칼, 대표이사를 맡았고 진에어, 한진정보통신, 한진관광 사내이사를 맡아왔다.
   
하지만 조 회장의 경영 능력과 항공·운송분야에서 쌓아온 업적은 국내 항공업을 도약으로 이끌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최상의 서비스야말로 최고의 항공사를 평가 받는 길이라고 보고 고객중심 경영에 주력해왔다"며 "이 같은 경영 리더십으로 대한항공을 세계적 항공사로 성장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 : 2019-04-08]   김명규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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