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수급 실태도 각양각색이다. 구직급여를 받고 있던 동생 A씨는 호주로 장기 출국 했고, 얼굴 생김새가 비슷한 형 B씨가 대신해 고용센터에서 실업을 인정받아 8개월 동안 총 9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 사업장의 대표는 가족 6명을 근로자로 허위 등록시킨 뒤 구직급여, 육아휴직급여, 고용촉진지원금, 고용안정지원금을 포함한 7가지의 지원금 총 5800만원을 부정 수급했다.
문진국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사업의 성과가 저조함에도 오히려 일자리 예산은 2017년 11조에서 2019년 16조로 약 5조나 증액됐다"며 "똑같은 수법의 부정수급이 계속 발생하고 있음에도 고용노동부의 대책은 예방이 아니라 사후 대처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부 재정 지원 일자리사업은 크게 직접일자리, 직접훈련, 고용서비스, 고용장려금, 창업지원으로 나뉘는데 세부 사업은 무려 69개나 된다.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하니 부정 수급을 적발하기도 쉽지 않다.
단골 누수 항목은 실업급여 등이 꼽힌다. 올 상반기 동안 발생한 부정수급액 163억원 중 90% 가까이가 실업급여(101억원), 사업주직업훈련지원금(16억5000만원), 고용창출장려금(15억4000만원), 모성보호육아지원(13억원) 등 4개 사업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부정 수급은 이미 지능 범죄 수준을 넘어섰다"며 "부정 수급 전문 브로커가 수수료 30~40%를 받으며 '가짜 실직자'를 모집해 각종 정부 지원금을 받도록 해주는 부정 수급 '공생 관계'가 판을 친다"고 말했다. 수십 명이 연루돼 있어도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데다 증거 자료를 은폐하고 말을 맞춰 적발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고용부의 재정 지원 일자리사업 평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 2년간 이 사업 고용 유지율은 60.4%, 취업률은 42% 등 성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진국 의원은 "정부 보조금은 줄줄 새는데 일자리사업의 주무 부처인 고용부는 예산을 매년 대폭 증액하고 있다"며 "'일단 쓰고 보자'는 선심성·무책임한 발상에서 벗어나 지원 단계에서부터 지급 방식을 점검하고 제대로 된 적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