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미국의 환율 관찰대상국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정부는 5월 29일(현지시각) 한국이 지금과 같이 '현상 유지'를 할 경우 올해 가을 관찰대상국에서 제외하겠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다.
미국 재무부가 이날 발표한 '주요 교역상대국의 환율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4년째 관찰대상국을 유지했다. 미국이 2016년 4월 처음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한국’을 7차례 연속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다.
미국은 교역 대상국을 평가할 때 ▲200억 달러를 넘는 현저한 대미 무역흑자 기록 ▲국내총생산(GDP)의 2%를 초과하는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 ▲GDP의 2%를 초과하는 규모의 외환을 12개월 중 6개월 이상 순매수하는 시장 개입 등을 참고한다. 이들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하면 환율조작국으로, 2개를 충족하거나 대미(對美)무역흑자 규모와 비중이 과다한 경우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한다. 2016년 보고서 발표 이후 미국이 환율조작국을 지정한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우리나라는 미국 정부의 평가 요건 중 경상수지 흑자 요건만 충족했다. 지난해 대미무역 흑자는 180억 달러로 감소하면서 환율조작국 요건에서 벗어났다. 화학제품·유류 등 대미 수입 확대로 지난해 10월(210억 달러)보다 줄어든 것이다. 외환시장 개입 규모도 GDP 대비 0.2%, 순매도 29억 달러에 그쳤다. 2018년 1월 원화 절상 시기에 순매수, 2~3월 매도 전환 후 시장 개입이 제한적으로 이뤄졌다는 판단이다. 경상수지 흑자만 GDP 대비 4.7%를 보이면서 환율조작국 요건에 해당했다.
한편 이번에 우리나라가 3가지 요건 중 1가지만 해당되기 때문에 환율관찰대상국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미국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10월 환율보고서에서 심층분석대상국 3개 요건 중 1개만 해당하면 관찰대상국에서 제외하라"고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