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분야의 취업자 수가 줄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5월 14일 집권 3년차를 맞은 후 첫 현장 행보로 중소기업 인사들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허리"라며 “55조 원 규모의 무역보험 지원, 맞춤형 컨설팅, 대기업과의 동반 상생 진출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돕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격려사를 통해 "중소기업이 성공해야 일자리와 가계 소득이 늘고, 국민이 잘살게 된다"면서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 활성화를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경제가 성장하고 시장의 규모가 커질 때 더 많은 기업이 함께 성공을 누릴 수 있다"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생하는 경제생태계가 만들어지면 더 많은 기업이 성공하고 우리 경제의 활력도 커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중소기업인 관련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취임 후 처음이다. 지난해 행사 때는 이낙연 총리가 참석했다. 최근 들어 문 대통령은 경제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5세대이동통신(5G) 상용화 행사와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 등 경제 현장을 직접 챙기는 일이 잦아졌다.
앞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집권 3년차에는 본격적으로 정책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때도 비슷한 취지의 말을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정부에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까지 더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는 대외 리스크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더 속도를 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전통 주력 제조업의 혁신, 신산업 육성과 제2의 벤처붐 조성, 규제샌드박스, 혁신금융 등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며 "관광 활성화와 서비스 산업 육성 등 내수 활성화에 힘을 기울이면서 민간 투자 분위기 확산을 위한 현장 소통을 더욱 강화해달라"고 독려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도 중요하다"면서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도 함께 속도를 맞춰 재정의 조기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치가 때론 대립하더라도 국민의 삶과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라면서 “추가경정예산과 민생입법 등의 처리를 위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조속히 가동하자"고 정치권에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민생 입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한건도 통과되지 못했다"며 “당장 급한 탄력근로제 개편과 최저임금제 결정체계 개편도 미뤘다. 더 늦기 전에 신속히 처리해서 시장의 불안을 해소해야할 것"이라고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2019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 축사’ 전문(全文)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님과 전국에서 오신 중소기업인 여러분, 소상공인 여러분, 반갑습니다. 2019 중소기업인 대회를 축하드립니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우리 경제의 활력이 살아납니다.
문재인정부 3년의 시작을 중소기업인 여러분과 함께하게 돼서 매우 뜻깊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난해 30-50 클럽, 인구가 5천만 명 이상이면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이룬 세계 7번째 나라가 되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국 중 유일할 뿐 아니라 전쟁의 폐허 위에서 이룬 아주 값진 성과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이자, 국민의 일터인 중소기업이 중심이 되어 이뤄낸 성과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특히 R&D, 일자리, 수출, 창업벤처 등 각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로 오늘 수상하시는 중소기업인 여러분께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중소기업인 여러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예측할 수 없는 내일, 불확실성은 중소기업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특히 급격한 세계 경제의 변화는 중소기업이 대응하기가 쉽지 않고, 산업구조의 변화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이겨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만난 모든 중소기업인들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결코 기업가의 사명을 잃지 않았습니다. 중소기업인의 어깨 위에는 회사의 미래뿐만 아니라 직원들과 그들 가족의 미래까지 달려있습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한 마을이 필요한 것처럼, 한 개의 중소기업이 성공하려면 한 사회가 필요합니다. 중소기업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서는 위험부담과 책임을 국가가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기업가 정신을 마음껏 발휘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 도와야 합니다.
우리 정부는 중소기업을 경제의 중심에 놓고 정책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최초로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하여 각 부처의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조정하게 했습니다.
또한, 정부의 모든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정책을 발굴하고 예산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만 1,653개 사업, 22조 가까운 예산이 중소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데 사용됩니다. 작년보다 10% 증액된 예산입니다.
무엇보다 중소기업이 스스로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정책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만 스마트공장 4천 개를 구축하고, 2022년까지 10인 이상 중소제조업의 절반에 해당하는 3만 개로 확충할 계획입니다.
R&D 정책도 민간 주도 체제로 개편하고, 각 업종별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시장 여건을 개선하는 일 또한 중요합니다.
혁신제품, 기술개발제품 등 아직 시장이 성숙되지 않은 제품은 수요가 창출되어야 기업과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공공이 수요 창출의 마중물이 되도록 조달체계를 개편하고, 공영홈쇼핑과 중소기업유통센터를 이용해 홈쇼핑, 온라인몰, 백화점, 대형마트 등 우수제품이 다양한 경로로 소비자와 만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우리 중소기업의 무대는 아주 넓습니다. 우리의 우수한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는 최초로 수출 6,000억 달러를 돌파했는데, 중소기업 수출이 2년 연속 1,000억 달러를 넘으며 사상 최대를 기록함으로써 아주 큰 몫을 했습니다. 규모와 상관없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개발로 거둔 성취입니다.
벤처창업과 투자액도 사상 최대를 기록해 제2 벤처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업가치 1조 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도 이미 8개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법률, 특허, 회계, 마케팅 등의 어려움으로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합니다.
55조 원 규모의 무역보험 지원, 맞춤형 컨설팅, 대기업과의 동반 상생 진출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돕겠습니다.
최근 연달아 육성책이 발표되고 있는 수소차 등 미래차,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5G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주력 산업들은 중소기업이 주역이 될 수 있는 분야들입니다.
세제지원, 혁신금융 같은 전방위적인 지원을 통해 전통 제조업의 혁신과 신산업 확산을 뒷받침하겠습니다.
열정과 창의로 넘치는 청년, 또 많은 경험으로 관록이 쌓인 중년이 중소기업으로 몰려들어야 중소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습니다.
벤처창업과 벤처기업의 성장도 더욱 촉진하겠습니다. 효과 없는 규제는 과감히 털어내겠습니다.
ICT, 산업융합, 금융 분야의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시행 4개월 만에 이미 49건의 승인 실적을 올렸고 연말까지 100건을 돌파할 전망입니다. 규제혁신을 통한 지역신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자유특구’ 제도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인 여러분,
기업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은 ‘신용’입니다.
상거래에서의 신용도 중요하거니와 정부와 중소기업 간의 신용도 매우 중요합니다.
정부를 신용할 수 있어야 기업은 미래를 불안해하지 않고 혁신적인 기술개발과 도전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정부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허리입니다.
중소기업이 성공해야 일자리와 가계 소득이 늘고, 국민이 잘살게 됩니다.
국민이 잘살고 소비가 늘면, 소상공인도 활력을 갖게 됩니다.
국가 경제가 성장하고 시장의 규모가 커질 때 더 많은 기업이 함께 성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생하는 경제생태계가 만들어지면, 더 많은 기업이 성공하고, 우리 경제의 활력도 커질 것입니다.
중소기업의 성장은 우리 정부의 변함없는 목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공정한 경제 위에서 당당하게 경쟁하며 자발적인 상생 협력이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기업이 정부와 시장을 신뢰하고 적극적으로 도전과 재도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시행착오와 실패가 사회적 경험으로 축적되도록 하겠습니다.
최저임금, 탄력근로제, 주52시간 근로제 등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도 우리 기업인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중소기업인 여러분,
정부의 경제정책과 성과가 당장은 체감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경제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안착되기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통계와 현장의 온도차도 물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총체적으로 본다면 우리 경제는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고, 우리 중소기업도 매일매일 기적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답은 현장에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 정부 첫 해, 경제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2년 차에 혁신적 포용국가의 시동을 걸었다면, 올해 3년 차에는 반드시 현장에서 체감하는 성과를 창출하겠습니다.
중소기업인들이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나라, 중소기업인과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정부는 힘을 모을 것입니다.
중소기업이 대한민국 경제의 주역입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여러분의 혁신과 도전의 열기가 더 커지길 바랍니다. 정부가 여러분의 힘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5월 14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다음은 문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제19회 국무회의 모두(冒頭)발언’ 전문이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까지 더하여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대외 리스크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더 속도를 내어 주기 바랍니다.
전통 주력 제조업의 혁신, 신산업 육성과 제2의 벤처붐 조성, 규제샌드박스, 혁신금융 등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관광 활성화와 서비스산업 육성 등 내수 활성화에 힘을 기울이면서 민간 투자 분위기 확산을 위한 현장 소통을 더욱 강화해 주기 바랍니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도 중요합니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자체도 함께 속도를 맞춰 재정의 조기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 드립니다.
정부의 노력과 함께 국회의 협력도 절실합니다. 정치가 때론 대립하더라도 국민의 삶과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협력할 것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바람입니다.
대외경제의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민생에 온기를 넣기 위해서는 여야를 넘어 초당적으로 힘을 모을 필요가 있습니다.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개최와 5당 대표 회동으로 막힌 정국의 물꼬를 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부터 조속히 개최되길 기대합니다.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생산적 협치를 위해 여야정이 함께 국민 앞에 한 약속입니다. 대통령과 여야 5당의 합의로 지난해 8월 구성되고, 11월에 공식 출범을 발표했습니다. 협치를 제도화했다는 측면에서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올 3월 개최하기로 약속한 2차 회의를 아직 열지 못했습니다.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의 분기별 정례 개최는 정국 상황이 좋든 나쁘든 그에 좌우되지 않고 정기적으로 운영해 나가자는 뜻으로 합의한 것입니다.
따라서 지켜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됩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하루속히 개최하고 정상화해서 국회 정상화와 민생 협력의 길을 열었으면 합니다.
야당이 동의한다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에서 의제의 제한 없이 시급한 민생 현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정부가 제출한 추경의 신속한 처리를 위한 논의가 시급합니다. 추경은 미세먼지와 재난 예방과 함께 대외경제의 여건 변화에 대응하고, 국내 실물경제와 내수 진작을 위해 긴요합니다.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민생 예산입니다. 야당도 협조해 주실 것이라 기대합니다.
민생 입법도 중요한 논의 과제입니다.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한 건도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당장 급한 탄력근로제 개편과 최저임금제 결정체계 개편도 미뤄졌습니다. 그동안 야당도 요구했던 법안들입니다. 더 늦기 전에 신속히 처리해서 시장의 불안을 해소해야 할 것입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등 빅데이터 산업 육성에 필요한 법안도 6개월 동안 국회에 계류돼 있습니다. 금융혁신을 통한 벤처투자를 활성화하는 법안, 유턴기업 지원을 위한 법안, 기업활력제고 특별법 등 경제 활력을 위한 법안들도 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고교 무상교육 실시법 등 민생 법안도 처리해야 합니다.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에 이어 5당 대표 회동도 열 수 있습니다. 안보 현안과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을 포함한 국정 전반에 대해 논의와 협력의 길을 열었으면 합니다.
정당 대표들과 만나니 우리 정치가 극단적 대립의 정치가 아닌 대화와 소통의 정치로 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국민의 바람도 같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