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군은 사건 직후 경계태세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닷새 만에 국방부 장관이 직접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경계작전 실패를 시인했다.
정경두 장관은 6월 20일 국방부에서 '북한 소형 목선 상황 관련 대국민 사과 성명'을 통해 "지난 15일에 발생한 북한 소형 목선 상황을 군은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의 경계작전 실태를 꼼꼼하게 점검할 것"이라며 "군은 이러한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경계태세를 보완하고 기강을 재확립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사건 발생 이후 제기된 여러 의문에 대해서는 한 점 의혹이 없도록 국민들께 소상하게 설명드리도록 하겠다"며 "사건 처리 과정에서 허위 보고나 은폐행위가 있었다면 철저히 조사해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다시 한번 국민의 신뢰를 받는 강한 군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리면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나타냈다.
이어 북한 어선이 산책을 나온 민간인에 의해 최초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군의 해상 경계태세에 허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012년 강원도 고성 GOP '노크 귀순'이나 2015년 비무장지대(DMZ)에서 날이 밝길 기다렸던 북한 병사 '대기 귀순'과 판박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정 장관은 전날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올해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책임자 문책을 강조했지만 경계작전 실패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하지만 하루 만에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이면서 경계작전 실패를 인정하는 동시에 관련 책임자 문책을 재차 강조하면서 향후 지휘선상의 대대적인 징계를 예고했다.
이순택 단장 등 합동조사단 요원들은 동해 작전부대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조사단에는 작전 및 정보 분야 군 전문가, 국방부 조사본부와 군사안보지원사령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 4명이 탄 목선은 지난 12일 NLL을 넘어 울릉도 인근 해상에 대기했다가 지난 14일 삼척항 동방 4~5㎞까지 접근해 엔진을 끈 상태로 대기하며 항에 정박할 기회를 엿봤다. 다음 날 해가 뜰 무렵 삼척항으로 이동한 목선은 방파제에 정박할 때까지 군이나 해경의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당시 일선 부대의 경계태세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 합동조사단을 통해 장비와 인력 운용 등이 적정했는지 여부는 물론, 관련 보고가 제때 이뤄졌는지 등에 대해 규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