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오늘,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북한 김정은을 만나 ‘판문점선언’ 합의했다. 이후 1년이 됐지만 북한의 비핵화는 진척된 것이 없다. 지난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개선됐던 남북관계는 삐걱대고 있고, 지난 2월 말 2차 미북정상회담이 '노딜'로 결렬되면서 미북간 대치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김정은은 지난해 9월 19일 평양에서 열린 2차 남북정상회에서 비핵화 의지를 공개 석상에서 직접 밝히기도 했다. 당시 김정은은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이라며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조치를 계속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천적 결과물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미북간 하노이회담 이후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약속 이행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최근 "말보다 행동으로 비핵화를 이행하라"면서 "김 위원장이 나와 직접 대면한 자리에서 최소 6차례 핵무기 프로그램을 제거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가 가치를 인정하는 건 행동 뿐"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관의 인터뷰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려면 회담 전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한 징후(real indication)'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지워지지 않는 것은 북한이 지난해 남북미 대화 국면에도 핵무기·핵물질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의혹이 수차례 포착됐기 때문이다.
미북이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하노이회담에서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낸 비핵화의 일치된 정의와 로드맵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북한이 핵 리스트 제출과 국제기구의 검증 및 사찰 수용 등을 수용하고 구체적인 비핵화 실천방안을 국제사회에 제시하는 것 비핵화 의지를 증명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