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 “이미 일본 아베 정부가 위안부, 징용 피해 보상 한국 대법원 판결을 빌미 삼아 취한 경제 규제 조치로 양국은 마치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와 같은 형국"이라며 “미국과는 북한 핵 폐기 견해차, 화웨이 제재 동참 여부 그리고 미국의 유엔사 강화 움직임으로 한미 관계도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고 중국은 사드 사태 사과는커녕 북한 비핵화, 한·중 무역을 지렛대 삼아 우리에게 탈미입중(脫美入中)을 압박하는 모양새"라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대국의 입장을 분석했다.
둘째, 국가 지도자의 합리적 상황 판단과 의사 결정에 전문가의 보좌는 필수라는 점이다. 위기 발생 시 국가 지도자는 대응 시간제한, 위기 전개의 불확실성, 그리고 대응 방책을 결정해야 하는 심리적 압박을 받게 된다. 또 급박한 상황에서 수립된 대안(代案)은 확증 편향과 집단 사고를 낳을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국가 지도자의 위기관리 방책 선정과 의사 결정의 시행착오 최소화를 위해 전문가의 보좌는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국가 통수권자는 자신과 정치적 이념이나 가치관이 다른 인사들도 등용하여 지혜를 구하는 데 잠시도 주저해서는 안 된다.
셋째, 국가 위기관리는 다층적이고 상호의존적인 주변국의 협조·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직면한 위기에 안이한 상황 판단과 무딘 촉, 그리고 내부 지향적 정책은 국민의 고통과 피해만 가중시킬 뿐이라는 것은 동서고금의 상식이다.
넷째,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 통합과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아무나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정치 지도자는 남다른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고, 갑론을박을 거친 위기관리 의사 결정에 대해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는 자세가 요구된다.
정 회장은 “작금의 중·러 전투기 영공 침공 사태는 우리에게 한·미 동맹과 한미일(韓美日)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대변해 주었다"며 “과거 주변국 정세에 눈감고, 집안싸움에만 몰두하다 930여 회 외침을 받았던 역사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