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문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율도 날개 없이 급전직하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대통령 지지율이 39%로 취임 후 최저로 추락하고, 리얼미터 조사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처음으로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이 역전됐다. 지지율은 한번 내림세를 타면 미세한 반등은 별론 좀처럼 다시 오르지 않기 때문에 현 국면은 여당의 절체절명의 위기이자 야당으로서는 '물실호기(勿失好機)'다.
그렇다면 현 정권이 총선에서 180여석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압승에도 불구하고 불과 넉달 만에 민심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이유는 무엇인가? 아무리 천명(天命)은 항상 일정한 곳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움직인다지만 불과 넉달만에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는 무능 좌파를 견제하라는 국민의 요구가 이렇게 높아진 이유는 무엇인가? 현 정권은 과연 어떻게 해야 지금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가?
먼저 부동산정책에 대한 분노와 실망은 지지율 하락의 방아쇠를 당긴 직접 원인이다. 이미 마차가 말을 끄는 '소득주도 성장'으로 '고용 참사', ‘부익부 빈익빈’을 초래한 현 정권의 유난히 초라한 경제성적표에 국민들이 분노하지만, 최근 잘못된 부동산정책은 이에 직접 불을 붙인 것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65%가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고 답하고 있지 않은가. 속전속결식 밀어붙이기 입법으로 세입자의 불안은 오히려 커지고 집주인은 분통을 터트리고, 무주택자들은 치솟는 집값과 대출 규제로 좌절하고, 다주택자들은 세금 폭탄 탓에 집을 갖기도 팔기도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더 큰 문제는 구중궁궐과 간신들에 둘러싸여 민심과 완전히 괴리된 대통령의 인식이다. 민심은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대통령의 인사에서는 반성이나 쇄신 의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집값이 진정되는 양상"이라며 국민들과 동떨어진 달나라 민심의 인식을 보이는데 과연 누가 정부 정책을 신뢰하겠는가.
이 외에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내로남불식 대응, 추미애 법무장관의 법치 파괴, 막가파식 인사와 이로 인한 울산 송철호 시장 사건 등 권력형 수사의 올스톱 등 민심 이반을 부추긴 사건들은 차고 넘친다. '검찰 개혁이 검찰 길들이기로 변질됐다'는 여론조사도 많이 나오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현 정권의 대응방안은 과연 무엇인가. 현 정권은 어떻게 해야 추락하는 지지율에 날개를 달아 지금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인가.
민심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국정운영을 대전환하는 것, 필자는 이것이야말로 현 정권이 거대한 민심의 분노에 뒤집히지 않고 임기까지 항해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현 정권은 이번 지지율 하락이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거나, 시간이 지나면 지지율이 회복될 것이란 근거없는 자신감과 안이한 발상을 철저히 버려야 한다. 민심에 일희일비(一喜一悲) 않겠다는 의연한 태도와 민심에 눈 감고 귀를 막는 오만한 태도는 다르다는 점도 깊이 깨닫아야 한다. 지지율 떨어졌다고 정책을 뒤틀면 더 위험하다며 '마이웨이'를 외쳐서는 결코 희망이 없다.
현 정권은 민심 이반의 엄중함을 깨닫고 오로지 '과거'만 바라보며 '미래'와 '희망'을 앗아가고, 상대를 향한 증오와 사회적 갈등만 증폭시키는 현 국정을 대전환해야 한다. '자유 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주의’를 철저히 무너뜨리는 좌파 신독재의 광풍을 조속히 멈추어야 한다.
진정한 위기는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할 때 시작된다.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다. 지금보다 더 민심이 돌아서면 회복할 수 없는 국정동력 상실의 단계로 진행될 수 있다. '레임 덕'(lame duck)이 아니라 정치적 뇌사 상태에 빠지는 '데드 덕'(dead duck)이 될 가능성이 명약관화하다.
문 대통령이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거대한 민심의 흐름과 역주행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이제라도 민심의 경고를 준엄하게 새기고 인적 쇄신을 통해 국정을 다잡아야 한다. 노영민 비서실장, 김현미 국토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신속히 경질해야 하는 이유다.
여당도 청와대 출장소, 통법부 역할에서 벗어나 야당과의 협치로 국회운영의 행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배제?독식의 정치가 아니라 공정?상생의 정치로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삼권분립과 국회법을 깡그리 무시하면서 오로지 청와대 하명에 따라 군사 작전하듯 법안을 밀어붙이는 입법독재로는 결코 민심을 얻을 수 없다. 여권 전체가 비상한 각오와 과감한 쇄신으로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떠나간 민심은 결코 돌아오지 않는다.
“빈손으로 취임하고 빈손으로 퇴임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훗날 고향으로 돌아가 평범한 시민이 되어 이웃과 정을 나눌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자랑으로 남겠습니다."
지금까지 행태를 끝까지 고수하면 문 대통령의 취임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재임 중에는 대통령을 대통령답게 만들어 주고, 퇴임 후에는 대통령의 안전을 지켜주는 유일한 무기는 '민심'이기 때문이다. 찰나의 권력에 취해 다수결 폭력이라는 오만함에 빠지면 결코 민심을 얻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