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으로 올해 세수가 지난해보다 16조원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법인세가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감소하면서 6년 만에 내림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와 수입마저 줄면서 부가가치세와 관세 또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국회예산정책처의 '경제 위기별 세입 흐름 특징으로 살펴본 코로나19 위기발 세입 여건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세수입은 지난해 실적(293조5000억원)보다 16조7000억원(-5.7%) 줄어든 276조7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가 예측한 279조7000억원보다 3조원 적은 규모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세수를 292조원 거둬드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국세수입 전망치를 291조2000억원으로 낮췄다. 이후 3차 추경안 편성 과정에서 279조7000억원으로 한 차례 더 수정한 바 있다.
예정처는 정부 예상보다 더 비관적으로 예측했다. 특히 지난해 경기 부진과 코로나19에 따른 기업수입 감소로 올해 법인세가 지난해 실적(72조2000억원)보다 13조9000억원(-19.3%)이나 쪼그라든 58조3000억원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58조5000억원)의 예상보다도 2000억원 적은 수준이다.
예정처와 정부의 예측대로라면 올해 법인세 수입은 2014년 이후 6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게 된다. 전년도 기업 실적을 반영하는 법인세의 특성상 내년도 세수 전망도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가가치세도 지난해 실적(70조8000억원)보다 7조1000억원 감소해 63조7000억원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예상(64조6000억원)보다도 9000억원 적다. 주요국의 경제 봉쇄로 수입이 감소하면서 관세도 작년보다 7000억원 줄어든 7조2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종합부동산세, 근로소득세 등을 포함한 소득세는 87조원으로 지난해보다 3조4000억원 더 걷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상속증여세(8조8000억원), 증권거래세(5조2000억원), 교통·에너지·환경세(15조3000억원)도 지난해 실적보다 각각 5000억원, 7000억원, 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세수가 여의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2년 연속 세수 결손도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걷힌 국세 수입은 293조5000억원으로 세입예산(예산 편성 당시 세수 예상액)보다 1조3000억원 쪼그라들면서 5년 만에 세수 결손이 발생했다.
실제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5월 걷힌 국세수입은 118조2000억원으로 전년(139조5000억원)보다 21조3000억원 줄었다. 코로나19 세종지원에 따른 납기연장, 휴일에 따른 법인세 납부기한 변동, 종합부동산세 분납기한 변동 등을 고려하더라도 10조7000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기재부는 추정하고 있다.
예정처는 "코로나19 확산이 전 세계적으로 동조화된 경제 위기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세입 여건의 하방 위험이 증대되고 회복 속도도 느리게 진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실물경제 위기가 자산시장 충격으로 확산할 경우 올해 세입 충격을 완화하고 있는 자산 관련 세수가 급격한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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