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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여름 한반도에 영향을 준 세 개 태풍의 진로(왼쪽). 이 태풍이 예측된 경우 대기 상층 지위고도장(빨간색)과 예측되지 못한 경우(검은색), 그리고 관측(점선). 그림=광주과학기술원 |
지난해 한반도 지역에 영향을 준 세 개의 태풍이 미국 서부 산불 발생의 호조건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윤진호 교수팀은 2020년 여름 한반도에 많은 피해를 야기했던 태풍이 강력한 에너지로 제트기류를 변화시키면서 미국 서부 오리건주에서 발생한 산불에 영향을 끼쳤음을 확인했다.
관련 태풍은 작년 8월 후반부터 9월 초까지 2주에 걸쳐 한반도에 영향을 끼친 ▲제8호 태풍(8월 22일) 바비(BAVI) ▲제9호 태풍(8월 28일) 마이삭(MAYSAK), ▲제10호 태풍(9월 1일) 하이선(HAISHEN) 등이다. 이들 태풍은 남에서 북으로 진행하면서 많은 피해를 유발했다.
작년 발생한 태풍은 총 23개다. 그 중 4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다. 이는 평년의 3.1개와 유사하지만 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5호 태풍 장미(JANGMI)를 제외한 세 개의 태풍은 2주간에 걸쳐 최대순간풍속 49.2m/s에 이르는 강한 바람과 많은 강수를 동반, 한반도에 큰 피해를 일으켰다.
이러한 태풍은 북진하면서 열대지방의 고온다습한 에너지를 북쪽으로 전파했는데 이러한 강력한 에너지는 제트기류를 변화시킬 정도로 매우 강했다. 이는 미국의 서부 해안가에 강력한 고기압을 만들어 오리건주에서 발생한 산불과 연관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윤 교수팀은 2020년 태풍의 진로 등 다양한 관측 자료와 다중 앙상블 예측실험자료(GEFS)를 사용해 태풍을 예측한 실험과 그러지 못한 실험을 상대 비교함으로써 이러한 결론을 유추했다. 윤 교수는 “이례적으로 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세 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며 많은 피해를 야기했고 미국의 산불을 유발하는 기상패턴까지 만들어 낼 정도로 매우 강력했다"면서 “이는 극한기상기후를 지역적인 현상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전지구적인 현상으로 이해하고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윤진호 교수와 미국 유타주립대학교(Utah State University) 연구진이 함께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다. 기상청의 기후응용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구과학 분야의 국제 저명학술지인 지구물리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2020년 12월 8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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