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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인간의 이성과 본성에 어긋나는 사건’

'지붕 위의 바이올린'을 떠올리며

글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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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위의 바이올린' 뮤지컬의 한 장면

 

<1811년 끝 무렵부터 유럽 여러 나라의 무력 증강과 병력 집결이 시작되었다. 1812년이 되자 이 병력 즉, 몇 백 만 명의 사람들이 군수품과 군대 수송을 맡은 사람들을 포함해서 러시아 국경을 향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1811년부터 러시아 병력도 집결되고 있었다. 6월 12일, 서 유럽군이 러시아 국경을 넘고, 전쟁은 시작되었다. 인간의 이성과 본성에 어긋나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Tolstoy, 1828-1910)의 소설 <전쟁과 평화>(박형규譯)의 한 대목이다. 작가는 ‘전쟁은 인간의 이성과 본성에 어긋나는 사건’이라고 적시(摘示)했다. 그의 조국 러시아가 지금 이성을 잃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 흑해(黑海)의 진주(眞珠)로 불리는 항구도시 우크라이나의 ‘오데사(Odessa)’에 러시아군의 무차별 포격이 있었다. 인구 100만의 ‘오데사’는 문화·관광·해상교통의 중심지다. 유대인·우크라이나인을 비롯해서 러시아인이 함께 사는 다민족 도시다. 이토록 평화로운 도시에 포격을 퍼부은 러시아군은 지탄받아야 마땅하다. ‘오데사’는 푸틴이 주장하는 ‘신나치’와 전혀 관계가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신나치’와 관계없는 도시를 포격해
   
항구 도시 ‘오데사’는 작가 ‘숄렘 알레이켐(Sholem Aleichem, 1859-1916)’이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그는 누구일까.
 
‘숄렘 알레이켐’은 뮤지컬과 영화로 유명세를 떨친 <지붕 위의 바이올린>의 원작자다. 원작은 <테브예(Tevye)와 그의 딸들>. ‘테브예’는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이다.
 
<지붕 위의 바이올린>의 줄거리와 시대적 배경을 들여다본다.
 
‘테브예’ 가족은 우크라이나 지방의 작은 마을 ‘아나테프카(Anatevka)’에서 우유 가게를 하는 유대인이다. 그는 아내와 다섯 딸과 함께 유대교의 계율을 엄격하게 지키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자라면서 크고 작은 문제가 생겨났다.
 
장녀의 결혼을 극력 반대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결혼에 골인한다. 둘째 딸은 혁명을 꿈꾸는 학생투사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더니 체포된 연인을 따라 시베리아로 갔고, 셋째 딸은 러시아 청년과 정교회에서 결혼한 후 어디론가 달아나고 만다.
 
세월이 흐르면서 유대인 학살(虐殺) 및 배척에 따라 ‘테브예’ 가족은 정든 마을에서 추방당한다. 원작에서는 이스라엘 땅으로 귀환하지만 뮤지컬에서는 뉴욕으로 향한다.
시대적 배경은 어떠했을까.
 
1924년 미국에서는 이민법이 성립되는 등 법의 강화로 이민자들의 유입이 막혔다. 그 때문에 뉴욕에서 유대교도들의 표현 활동은 동유럽 출신의 1세에서 2세로 무게중심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2세 이후의 젊은이들은 ‘숄렘 알레이켐’ 등의 문학 작품을 이디시어(Yiddish Language)로 즐길 능력도, 여유도 잃어 갔다. 이디시어는 중부 및 동부 유럽 출신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말한다.
 
1964년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이 브로드웨이에서 대성공을 거둔 것은 영어밖에 모르는 세대의 대두와, 이들 세대의 아버지·할아버지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킨 시대 풍조가 한 몫을 했다. 이 작품은 유대계 미국인에 그치지 않고 일반인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뮤지컬이 인기를 끌자 1971년 영화로 제작돼 이듬해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다.
 
선라이스 선셋(Sunrise Sunset), 유대인들의 애환 담아

 

 
<저 아이가 안아주던 그 어린 소녀인가,
 저 아이가 뛰놀던 그 어린 소년인가.
 기억도 나지 않는데
 언제 저렇게 컸던가.
 (중략)
 태양은 뜨고 지고
 태양은 뜨고 지고.
 날은 빠르게 흘러가
 계절은 가고 오네.
 행복과 눈물을 가득 담고서.
 (중략)
 내가 그들에게 줄 수 있는 지혜의 말은 무엇일까?
 나는 어떻게 그들의 길을 도울 수 있을까?>
   
선라이스 선셋(Sunrise Sunset)은 <지붕 위의 바이올린> 뮤지컬에 나오는 곡이다. 미국의 뮤지컬 작곡가 제리 복(Jerry Bock, 1928-2010)이 작곡했고, 셀던 하닉(Sheldon Harnick)이 가사를 썼다.
 
‘선라이스 선셋이 결혼식 음악이라서 좀 더 밝은 분위기가 좋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도 많았단다. 하지만,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는 푸줏간·중매쟁이·거지·랍비 등이 어울리며 나라 없이 고독한 삶을 살아야 했던 당시 유대인들의 힘겨운 생활상을 반영한 것 같다.
 
나라 없는 설움은 말로서 형용할 수가 없다. 전쟁이 빨리 끝나서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평화롭고 넉넉한 일상의 생활로 돌아가기를 기원한다.
‘How can I help to ease their way?’
*참고 자료 및 사진=야후재팬
 

 

[입력 : 2022-03-06]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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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30년 넘게 현해탄을 넘나들며 일본인들과 교류하고 있는 홍보컨설팅회사 JSI파트너스의 대표다. 일본비즈니스 전문가로도 정평이 나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육군 제2훈련소 교관(ROTC11기)으로 군(軍) 복무했다.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대우에서 보냈다. 대우건설 재직시절 철옹성 일본 건설시장의 문을 열었다. 대우건설 문화홍보실장(상무)에 이어 팬택계열 기획홍보실장(전무)을 역임했다. 2008년부터 지금의 JSI 파트너스 대표이사로 있다. 일본의 정계·관계·업계·언론계 등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다. 한편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칼럼니스트로 여러 매체에 일본 관련 글을 쓰고 있다. 특히 일본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면서 현장을 직접 보고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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