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Himalaya) 산맥은 8,848m인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중심으로 총길이 2,400km이다. 히말라야는고대 산스크리트(梵語)의 눈(雪)을 뜻하는 ‘히마(hima)’와 거처를 뜻하는 ‘알라야(alaya)’가 결합된 복합어이다. 그래서 히말라야산맥은 ‘눈의 거처’라는 뜻에 어울리는 ‘세계의 지붕’이다.
힌두교 신자들은 ‘신(神)들이 머무는 곳이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신성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히말라야의 화가’로 불리는 강찬모(72) 작가가 있다. 그는 히말라야 여행 중에 불현 듯 계시(啓示)를 받고서 그림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 스스로 히말라야의 설산(雪山) 속으로 빠져들었던 것이다.
작가는 시(詩)적인 꿈과 자연의 실제 사이에서 우주에 대한 인식과 그것에 결부되고 상징되는 색상은 마법처럼 새로운 세계를 연출한다.
필자는 지난 7일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갔다. 전시 주제는 ‘선(禪)’이었다. 강찬모 작가의 말이다.
“선(禪, meditation)은 종교적 의미로 수행을 말하는 것입니다. 종교적 의미를 떠나 ‘몰입’ 이기도 합니다. 그림을 사실적으로 그리기도 하지만, 저는 항상 ‘몰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의 주제를 ‘선(禪)으로 했습니다."
작가는 히말라야의 설산(雪山)에서 명상과 선을 깨달았다. 그는 지금까지 히말라야를 15차례 다녀왔다. 히말라야에 머무르는 기간은 약 한 달 정도. 거기에서 작가는 무엇을 얻었을까. 신성함을 얻은 것이다.
<강찬모 작가는 작품을, 내면의 열정과 단순한 의지를 뛰어넘는 에너지의 방식으로 구성한다. 산의 신성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강찬모의 산들 또한 우주와의 일치를 암시하는 중세시대에 ‘거대한 모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 미술평론가 ‘Patrice de la Pemere’가 파리에서 발행하는 미술 계간지(UNIVERS DES ARTS)에 쓴 글이다. 맞는 말이다. ‘인간들이 너무나 욕심을 내고 있다’는 것을 일갈(一喝)하는 것이기도 하다. 평론가는 ‘그가 비워둔 공간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채워진 것’이라고 했다.
중앙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강 화백은 1978년 동양화의 매력에 매료돼 1981년부터 일본미술대와 쓰쿠바(筑波)대학에서 채색(彩色)을 공부했다. 한국에 돌아와 1993년부터 1994년까지 대구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한지(韓紙) 위에 천연재료를 이용해 독특한 기법의 채색화를 구현한 그는, 2004년 히말라야에서 특별한 영적 체험을 한 뒤 히말라야의 대자연과 우주의 기운을 표현한 작품을 주로 그리고 있다.
이후 강 화백은 매년 국내에서 개인전을 열고 프랑스 루브르 국립살롱전 같은 해외 전시회에 참가했다. 해외 아트페어(Art Fair)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2013년에는 프랑스 보가드성 박물관 살롱 전(展)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끈임 없이 연구하면서 종이 위에서 발견하고, 순응하며 살아가는 강찬모 화백에게 박수를 보낸다.
[입력 : 2021-04-11]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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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30년 넘게 현해탄을 넘나들며 일본인들과 교류하고 있는 홍보컨설팅회사 JSI파트너스의 대표다. 일본비즈니스 전문가로도 정평이 나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육군 제2훈련소 교관(ROTC11기)으로 군(軍) 복무했다.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대우에서 보냈다. 대우건설 재직시절 철옹성 일본 건설시장의 문을 열었다. 대우건설 문화홍보실장(상무)에 이어 팬택계열 기획홍보실장(전무)을 역임했다. 2008년부터 지금의 JSI 파트너스 대표이사로 있다. 일본의 정계·관계·업계·언론계 등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다. 한편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칼럼니스트로 여러 매체에 일본 관련 글을 쓰고 있다. 특히 일본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면서 현장을 직접 보고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