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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기본은 政治가 아니라 굴뚝산업의 안정...제철산업 튼튼해야 나라 흔들리지 않아”

한반도 고대사의 비밀 풀어낸 소설 안병호의 《천년의 불꽃》

글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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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불꽃?’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마치 연애소설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새로 나온 소설 《천년의 불꽃》(이른 아침)은 한반도 고대사의 비밀을 풀어냈다. 더불어 학교에서 배운 고대사는 반쪽짜리였음을 지적한다.
 
<우리 고대사의 바이블에 해당하는 ‘삼국유사’는 단군이 사람으로 변한 곰 여인과 혼인해서 고조선을 세웠다고 하고, 고구려와 신라와 가야의 건국자들은 모두 알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연오랑세오녀는 신라 제철기술의 일본 전파자
    
과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이를 역사가 아니라 신화로 가르친다. 동해안에 살던 신라사람 연오랑 세오녀(燕烏郞 細烏女) 부부는 어느 날 느닷없이 나타난 검은 바위에 실려 바다 건너 일본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일본에서 왕이 된다. ‘바위를 타고 바다를 건넜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신라인이 일본에서 왕이 되었다’는 다른 기록도 없으므로 이 이야기는 역사 소설에 가까운 신화나 전설로 치부된다.
 
다른 한편으로,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신라의 대표적인 유물인 첨성대의 용도가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며, 거북에게 머리를 내어놓으라고 애타게 부르짖는 <구지가>의 실제 의미가 무엇인지도 뚜렷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머리를 내어놓지 않으면 잡아서 불에 구워 먹겠다는 내용의 <구지가>가 임금을 애타게 바라는 백성들의 염원을 담은 노래라고 가르친다. 임금될 인물을 잡아먹겠다거나 임금을 내어줄 신을 잡아서 구워 먹겠다는 뜻은 아닐 텐데,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가르치지 않는다.
  
작가 안병호(68) 씨의 말이다.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들이 사실은 실제의 역사를 상징을 통해 기록한 것이며, 그 상징의 비밀은 바로 철(iron)입니다."
 
단군신화는 철기문명의 탄생과 관련돼 북방에서 온 단군족과 곰(熊)족의 결합을 보여주는 것이며, 쑥과 마늘은 제철의 필수 요소인 불과 철광석을 의미한단다. 또 왕들을 태어나게 하는 ‘알’은 제철과정에서 나오는 ‘용융물의 상징’이며, 알에서 사람이 나오는 게 아니라 거꾸로 그 알을 만들 줄 아는 제철비법의 전승자가 고대국가의 왕이 되었다는 이야기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   
소설 '천년의 불꽃'의 안병호 작가
 
이렇게 철을 고대사 비밀의 열쇠로 풀이하면 <구지가>의 진정한 의미도 알 수 있는데, 이는 갱 안에서 철광석을 캐던 무리의 노동요라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황금과 철의 제국을 건설한 신라의 첨성대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고 있는 것처럼 천문대나 제단이 아니며, 오히려 제철 관련 유적일 가능성이 제일 높다.
 
소설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연오랑 세오녀 이야기다. 《삼국유사》에는 이들 부부가 제철 기술자였다는 명시적인 표현이 없지만, 이들이 제철 기술자가 아니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반대로 이들이 제철 기술자였음을 인정하면 연오랑 세오녀 이야기는 너무나 사실적이고 과학적이며 충분히 이해 가능한 역사적 사실로 되살아난다. 이들이 일본에 가서 갑자기 왕이 된 이유, 이들이 일본으로 간 뒤에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게 된 이유, 이들이 보낸 비단을 놓고 영일만에서 제사를 지내자 신라의 해와 달이 다시 회복되었다는 이야기가 모두 일목요연하게 역사로 풀이되는 것이다.
   
포스코가 다시 피워 올린 새로운 천년의 불꽃
 
연오랑 세오녀 이야기는 한반도의 제철 기술이 일본에 전래된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당시 한반도, 특히 신라와 가야의 제철 기술은 동북아는 물론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었다. 신라의 삼국통일과 당나라 견제는 최고의 제철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한반도의 제철 기술과 산업은 퇴보를 거듭했고, 50년 전에야 다시 불꽃을 피워 올린 포스코(POSCO)의 용광로는 안타깝게도 일본의 기술과 자금으로 건설된 것이었다. 이후 단숨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철소가 된 포스코는 진정한 기술 독립을 위해 이제껏 세상에 없던 새로운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세상의 모든 제철소가 채택하고 있는 기존의 고로(용광로) 공법을 대체할 파이넥스(FINEX) 공법의 개발이 그것이다. 파이넥스 공법은 기존의 공법과 달리 철의 가루 형태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소설 《천년의 불꽃》은 이 파이넥스 공법 개발 초기의 비사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김현오 박사는 혁신적인 제철 기술 개발을 위하여 꾸려진 테스크포스에서 특이하게도 우리 고대의 제철 기술에 대한 검토를 담당하게 되고, 일본 여성 하루미와 함께 《삼국유사》에서 아이언 코드를 찾아내게 된다. 이로써 우리 고대사의 비밀들이 풀리는 것은 물론 파이넥스(FINEX) 공법 개발의 방향과 지침도 정해진다.
 
현재의 고로 공법은 제철의 두 단계인 환원과 용융이 한꺼번에 이루어지지만, 고대의 우리 제철기술에서는 용융과 환원이 별도의 과정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이로써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석탄과 철광석을 이용하여 우리 기술로 최고의 생산성을 내는 새로운 공법이 탄생할 길이 열리게 됐다.
 
“구국(救國)의 일념에서 이 소설을 썼습니다. 나라의 기본은 정치가 아니라 굴뚝산업의 안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철 산업이 튼튼해야 나라가 흔들리지 않습니다."
 
필자와 만난 안병호 작가의 말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인 그의 말에 큰 울림이 있었다.
“이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나가게 되어 일연 스님이 기뻐하실 것 같습니다."

 

[입력 : 2019-12-21]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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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30년 넘게 현해탄을 넘나들며 일본인들과 교류하고 있는 홍보컨설팅회사 JSI파트너스의 대표다. 일본비즈니스 전문가로도 정평이 나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육군 제2훈련소 교관(ROTC11기)으로 군(軍) 복무했다.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대우에서 보냈다. 대우건설 재직시절 철옹성 일본 건설시장의 문을 열었다. 대우건설 문화홍보실장(상무)에 이어 팬택계열 기획홍보실장(전무)을 역임했다. 2008년부터 지금의 JSI 파트너스 대표이사로 있다. 일본의 정계·관계·업계·언론계 등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다. 한편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칼럼니스트로 여러 매체에 일본 관련 글을 쓰고 있다. 특히 일본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면서 현장을 직접 보고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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