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너 펠터 증후군은 성염색체 수의 이상으로 인한 유전적 질환이다. 사람의 몸 체세포에 들어있는 핵(DNA)에는 46개의 염색체가 있다. 총 23쌍 중에 한 쌍은 성을 결정하는 성염색체다. 정상적인 남자라면 46XY(여성은 46XX)라야 한다.
그런데 클라이너 펠터 증후군이 되면 47XXY가 된다. 정상적인 남자라면 하나 있어야 할 X가 두 개 있는 것이다. 심각한 클라이너 펠터 증후군이라면 X가 두 개 이상이 되어 XXXY, XXXXY로 구성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남자로 태어났지만 정상적인 남성에 비해 생식능력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대체적으로 정자 수가 정상 남성에 비해 적은 희소정자증 혹은 무정자증이 될 수 있어서 수태력을 상실한다. 정자 생산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자연임신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급기야 난임 혹은 불임 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만약 X의 숫자가 비정상적으로 더 많으면 남성성 상실 등의 심각한 장애로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선천적 무정자증 환자인 경우 완치는 불가능하다. 최근 무정자증일 경우 현미경으로 고환에서 정자의 최초 제작소라고 할 수 있는 세정관에서 정자를 찾아보는 미세다중수술 등을 시도하는 경우도 적지 않는데, 정자를 찾는다고 해도 생식력이 있는지 여부를 장담할 수 없고 정자를 찾을 수 있는 희망도 매우 낮다.
‘클라이너 펄터 증후군’이라고 해도 수태력을 잃을 수 있지만 단순한 성적 기능은 간단한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주사요법으로 상당히 복원시킬 수 있다. 물론 몇 가지 치료 과정이 따르긴 하지만, 우선 남성 호르몬을 주기적으로 주입하면 6개월 내에 성 기능이 증가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증후군의 남성 환자들은 성욕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므로 성생활 횟수가 매우 적은데도 욕망 또한 적기 때문에 대체로 자신의 상황이 비정상적이라고 느끼지는 못한다. 게다가 어느 정도는 발기가 되는 편이므로 치료받아야 할 ‘병’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어쩌지 못하는 신상의 문제 정도로 넘어가고 마는 것이 통례다.
사랑은 늘 뜨겁다. 뜨겁지 않은 사랑은 세상에 없다. 그런데 말이다. 감정의 충동으로 불같이 이룬 사랑이었다면 남편의 현실과 그로 인한 ’불임부부’가 될 수 밖에 없는 명운 앞에 어떠하였을까?
모르긴 해도 사랑의 감정은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그동안 한집에서 미래를 향해 쌓아온 공든 탑까지 무너졌을 것이다. 부부의 사랑은 부평초가 되어선 안 된다. 그것을 위해 부부는 항상 상대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
[입력 : 2019-08-03]
최형기 성공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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