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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서 이기면 포르노를 즐긴다

도전假說, 수컷의 공격성이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에 따라 달라지는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

글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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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영국 심리학자 존 아처는 '신경과학 및 생물행동 개관(Neuroscience and Biobehavioral Reviews)' 제3호에 실린 논문에서 도전 가설로 사람의 공격성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인 남자는 성적으로 매력적인 여자로부터 성욕을 느끼거나 다른 남자와 명예를 걸고 경쟁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처럼 도전에 직면하면 테스토스테론의 혈중 수치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레슬링·태권도·유도 경기는 물론 체스 게임이나 단순한 동전 던지기 시합을 할 때조차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도전 가설이 사람에게도 적용 가능한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공화당이 압승을 거두고 연방하원의 다수당이 되었다. 공화당을 지지한 보수층 유권자들은 희희낙락하며 가족이나 친지들과 축배를 들고 컴퓨터를 켜놓은 채 인터넷에서 포르노그라피를 열심히 보았을 가능성이 크다. 선거에 승리한 사람들이 인터넷 포르노 영화를 즐길 것이라고 여기는 근거는 '도전 가설(challenge hypothesis)'이다. 수컷의 공격성이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에 따라 달라지는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고환에서 분비되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사춘기에 나타나는 음성 변화, 거웃 성장, 성기 발육과 같은 신체적 변화를 통제할 뿐 아니라 성욕은 물론 폭력이나 위험을 불사하는 행동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여겨진다.
 
도전 가설은 1990년 일부일처의 충실성을 보여주는 조류에서 테스토스테론과 공격성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제안됐다. 배우자에 대한 일편단심으로 유명한 백조와 앨버트로스(신천옹), 산비둘기 등은 군집을 이루고 살지만 하나의 짝하고만 교미한다. 이런 새들은 봄에 수컷이 암컷보다 먼저 날아와 세력권을 놓고 싸움을 벌인다. 적수에 대한 공격성이 강화되면 수컷의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상승한다. 하지만 어린 새끼를 돌볼 시기가 되면 테스토스테론의 혈중 수치는 내려가고 공격 성향도 약화된다.
 
조류의 행동을 설명한 도전 가설은 물고기·도마뱀·여우원숭이·붉은털원숭이에 이어 침팬지의 행동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동물의 수컷은 환경의 도전에 대해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증가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2006년 영국 심리학자 존 아처는 '신경과학 및 생물행동 개관(Neuroscience and Biobehavioral Reviews)' 제3호에 실린 논문에서 도전 가설로 사람의 공격성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인 남자는 성적으로 매력적인 여자로부터 성욕을 느끼거나 다른 남자와 명예를 걸고 경쟁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처럼 도전에 직면하면 테스토스테론의 혈중 수치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레슬링·태권도·유도 경기는 물론 체스 게임이나 단순한 동전 던지기 시합을 할 때조차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도전 가설이 사람에게도 적용 가능한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미 빌라노바대 심리학자 패트릭 마키는 테스토스테론에 의해 흥분된 남자는 그렇지 않은 쪽보다 포르노를 더 좋아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먼저 인터넷에서 포르노를 찾는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용어 10개를 고른 다음에 이 용어들이 미국의 선거 전과 후에 얼마나 자주 사용되는지를 주(州)별로 분석했다. 2004년 대선, 2006년 중간선거, 2008년 대선에서 모두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격월간 '진화와 인간행동(Evolution and Human Behavior)' 11월호에 실린 논문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어느 쪽이 이기건 간에 승리한 쪽에 투표한 주민은 인터넷 포르노를 찾는 비율이 증가한 반면 패배한 쪽에 투표한 주민은 포르노를 덜 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2012년 우리나라 대선에서 어느 쪽 지지자들이 승리해서 컴퓨터 앞에 앉아 포르노를 열심히 즐기게 될는지. 출처=조선일보 '이인식의 멋진 과학' 2010년 11월 20일자


[입력 : 2020-04-14]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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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KAIST 겸직교수, 문화창조아카데미 총감독 등을 지냈다. 대한민국 과학칼럼니스트 1호로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선데이, 매일경제 등 국내 주요언론은 물론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 발행 월간지 PEN에 칼럼을 연재하며 국제적 과학칼럼니스트로 인정받았다. '2035미래기술 미래사회' '융합하면 미래가 보인다' '미래교양사전' 등 수십권의 책을 출간했다. 제1회 한국공학한림원 해동상, 한국출판문화상, 서울대 자랑스런 전자동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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