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수립에 앞서, 저출산 원인을 분석하고 계획의 기본방향을 세우는 데 참고하기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는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와 더불어민주당 김성주의원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공동 주최로 10월 5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열렸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대면 참석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토론회는 2가지 세션으로 진행됐으며, 세션 1은 '코로나19와 저출산 영향'으로, 최슬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발표했다.
세션 2는 '저출산의 근본적 원인과 정책과제 제안'으로, 박경숙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저출산 원인 분석을 위한 인문사회 포럼 결과', 박미선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이 '청년 주거지원', 한요셉 KDI 연구위원이 '청년 일자리 지원', 박은정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이 '돌봄 지원 확대', 이승윤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가 '일-가정 양립'에 대해 발표했다.
세션 1에서 최슬기 KDI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식으로 혼인·출산을 연기할 가능성이 있고, 소득감소·실업 증가는 이와 같은 상황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출산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밝혔고, "과거 사례를 보았을 때 반등 가능성이 있으며, 반등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코로나19 위기의 빠른 극복, 공동체 신뢰 유지, 경제위기 최소화, 변화된 근무 환경 등 뉴노멀(새 일상)에의 성공적 적응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세션 2에서 박경숙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출산의 원인은 한국사회 전반 발전주의·가족주의 사회체제의 모순"이라고 진단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복지·교육·돌봄·친밀성·연대의 종합적 회복을 위한 정책 구상과 실행, 책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출산 정책은 결국 우리 사회의 혁신을 통한 삶의 질 정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혁신 방향으로는 '발전·능력 → 상생·협력·연대', '계층화 → 탈계층화', '성별화 → 탈성별화', '다양성 수용', '경쟁·성공·생산성 중심 → 진정한 관계 수행' 등을 제시했다.
저출산 해소를 위한 분야별 정책 과제에 대한 제안이 이어졌다.
이승윤 홍익대 교수는 "코로나 19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는 등 일·가정 양립 노동문화 구축의 기회가 열렸다"며 "다만 재택근무 기반 마련이 여의치 않은 근로자를 위한 전국적인 스마트워크 센터 구축 등 재택근무 지원이 대폭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은정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이제는 직접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시간'에 대한 정책적 요구가 높은데, 특히 육아휴직 제도를 현실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육아휴직을 의무화하고, 여의치 않은 경우 근로시간 단축이나 유연 근무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남녀 모두 직접 자녀를 돌볼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미선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옥고로 표현되는 청년 주거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며, 월세 거주율이 높은 청년에 대한 주거수당 도입을 제안했다.
한요셉 KDI 연구위원은 "사회로 진입하는 단계인 청년의 실업 등은 노동 성과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이는 출산율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며 “코로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집중적인 일자리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1차관은 영상 개회사를 통해 "저출산의 근본 원인은 사회 전반의 발전주의, 성장중심주의적 사고로 인한 우리 사회의 과도한 경쟁에 있다"고 진단하면서, "저출산 대응 및 인구구조 변화에의 적응을 위해서는 가족에 대한 집중 투자, 청년에 대한 교육·주거·일자리 등 정책 지원, 코로나19의 영향 분석 및 대응, 베이비부머의 고령층 진입에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토론회에서 제기되는 내용을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수립 시 감안할 예정이며,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토론회와 저출산의 인문학적 통찰 토론회 등 그간 각종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중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마련,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