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1. 이슈

"서울시의 지속가능 발전 담보하려면 스마트 도시기술이나 청색기술 같은 자연친화적 성장동력 육성돼야"

서울시장의 대동경제론

글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네이버 블로그
  • sns 공유
    • 메일보내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박원순 서울시장이 5월 13일 광주 전남대 강연에서 "오월 정신을 계승한다면 1980년 광주가 꿈꿨던 대동사회, 대동경제를 실현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대동(大同)이란 개념은 중국 고전 `예기(禮記)` 예운편(禮運篇)에 처음 나온다. 예의 기원과 운용을 논술한 예운편은 "대도(大道)가 행해지면 천하에는 공의(公義)가 구현된다. 현자를 (지도자로) 뽑고 능력 있는 사람에게 (관직을) 수여하며 신의와 화목을 가르친다.
  
… 노인으로 하여금 (편안한) 여생을 보내게 하며 장년에게는 일할 여건이 보장되고 어린이는 길러주는 사람이 있으며, (의지할 곳이 없는) 과부와 홀아비를 돌보며 병든 자도 모두 부양 받는다. … 재화(財貨)가 땅에 버려지는 것을 싫어하지만 반드시 자기가 (사적으로) 저장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 노동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지만, 반드시 자기만을 위해서 일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남을 해치려는) 음모가 생기지도 않고 도적이나 난적(亂賊)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집집마다) 바깥문을 닫을 필요가 없다. 이런 상태를 대동이라고 한다"고 대동사회를 묘사했다. 대동사회는 무엇보다 모든 구성원이 사회를 위해 노동하고, 생산된 모든 재화를 평등하게 공유하므로 서로 속이거나 해치는 일이 없이 모두 풍족하고 행복이 충만한 생활을 영위한다. 1990년 `중국의 유토피아 사상`으로 번역 출간된 `중국대동사상연구`(1985)에 따르면 대동사회는 고대 중국인들이 꿈꾼 이상사회에 대한 소망을 최초로 집대성한 개념이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사람들이 모여서 다 같이 의논하고 다 같이 음식을 먹는다`는 뜻을 지닌 대동이란 단어로 `이 세상에는 아직 없는 더 좋은 곳`을 의미하는 유토피아 사상을 나타낸다. 이를테면 대동사회는 중국인들이 상상하는 유토피아인 셈이다.
 
`예기` 예운편에 처음으로 제시된 유토피아 청사진은 "사유제에 기초한 암흑사회의 수천 년 역사 속에서 시종 착취와 압박을 반대하고 부패를 일소해 암흑을 소멸시키고, 사회의 진보와 광명을 쟁취하려는 사람들을 고무하는 한 폭의 빛나는 깃발이 되었다"고 여겨진다.
 
대동사상은 2000여 년 동안 중국 사상가와 사회 개혁가에 의해 승계됐음은 물론이다. 예컨대 청나라 말기 개혁가 강유위(1858~1927)는 1884년 27세에 펴낸 `대동서(大同書)`에서 국가의 경계, 계급차별, 남녀차별, 인종차별, 산업 간 경계, 인간과 짐승의 구별 등 이른바 9계(九界)를 허물어 모든 차별이 사라진 평등한 세계를 설계했다. 중국 유토피아 사상의 극치를 보여준 대작으로 자리매김한 `대동서`는 "대동을 이루려 한다면 사유재산을 없애야만 가능하다. 따라서 농업·공업·상업은 반드시 공공에 귀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가령 제조공장·철도·선박의 공영화를 제안한다. 만민이 평등한 정치공동체를 꿈꾼 강유위 사상은 제자인 양계초(1873~1929)가 펼친 변법자강 운동의 사상적 디딤돌이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조선 선조시대에 거의 모든 마을에서 구성원 전체가 참여하는 자치조직인 대동계가 운영됐다. 대동계의 목적은 마을의 복리 증진과 상호 간 부조였다. 따라서 마을 구성원은 대동계 회의에서 누구나 동등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민주적 의사결정에 참여했으며, 대동계 운영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가구마다 금품을 갹출해 공동재산을 조성했다.
 
대동계는 촌락공동체 조직으로 순기능이 많았지만 선조 22년(1589) 정여립 역모사건의 배후로 악용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면서 서울시의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대동경제(WE+economics)를 제시했다. 그는 "일자리 창출과 복지에 투자를 늘리면 국가 성장을 유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시 일자리가 더 많이 창출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대동경제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근로자를 나그네가 아닌 주인으로 섬기는" 사회적 경제를 대동경제의 성공 사례로 내세우지만, 서울시의 지속가능 발전을 담보하려면 스마트 도시기술이나 청색기술 같은 자연친화적 성장동력도 육성되어야 할 것 같다. 출처=매일경제 이인식과학칼럼 2016년 6월 11일자
 
 

 

[입력 : 2020-07-13]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more article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네이버 블로그
  • sns 공유
    • 메일보내기
Copyright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댓글
스팸방지 [필수입력] 왼쪽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포토뉴스

Future Society & Special Section

  • 미래희망전략
  • 핫뉴스브리핑
  • 생명이 미래다
  • 정책정보뉴스
  • 지역이 희망이다
  • 미래환경전략
  • 클릭 한 컷
  • 경제산업전략
  • 한반도정세
뉴시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