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중국에 이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2위 국가인 미국은 올해 7월 말부터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주에서 시작돼 여전히 진화작업 중인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로 1억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추가 배출하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재생에너지 도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월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린 뉴딜 정책’ 공약이 탄력을 받아 미국의 재생에너지 시대는 더욱 빨리 도래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고 코트라 측은 밝혔다.
재생에너지를 통한 직업 창출 및 주별 노력
코트라에 따르면, 스탠퍼드대학과 UC버클리 공동연구팀은 지난해 말 재생에너지 국가계획 보고서를 발표하고 미국의 모든 주(州)가 모두 2050년까지 완전히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달성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해당 보고서는 2030년까지 화석연료의 80%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2050년까지 100%를 전환시키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미 미국의 많은 주들이 해당 방법을 채택했다.
미국에서는 현재 캘리포니아주가 가장 공격적으로 재생에너지 체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2045년까지 100% 친환경 재생에너지 전환 계획을 발표하고 내연기관차로 인한 탄소 배출이 목표 달성에 걸림돌이 되자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 중단 장기 계획까지 내놨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 주지사는 9월 23일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전면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시간주도 주민들의 건강과 청정 재생 에너지 분야 직업 창출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미시간주는 올해 초 2030년까지 탄소 중립 도달을 목표로 10억 달러 규모의 계획을 발표하며 재생에너지로 ▷전기 그리드(전력망) 공급 ▷자동차 전기화 ▷빌딩 에너지 효율 향상 ▷폐기물처리와 재사용 방법 전환 등의 주 내용을 담은 ‘A2Zero’ 플랜 등을 내놓았다. 그레첸 위트머 미시간주 주지사는 9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2050년까지 미시간주를 100% 탄소 중립 주로 만들 것이라고 선포했다. 위트머 주지사는 "기후 변화는 우리의 건강과 환경,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미시간주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을 통해 에너지 효율 관련 직업 창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시간주는 대학도시인 앤아버를 미국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로 만들기 위한 목표하에 2018년 7월 'Office of Sustainability and Innovations(OSI)'를 설립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워싱턴주는 현재의 전력발전 70% 이상을 수력발전에서 가지고 올 생각이며 비교적 신속하게 주 전체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미 풍력발전에서 전력의 약 30%를 생산하는 아이오와주와 사우스다코타주 외에도 미네소타, 오레곤, 텍사스, 콜로라도 등의 주들이 적극적으로 재생에너지 효율을 증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주요 재생에너지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관리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EIA)이 9월 3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분야는 태양과 풍력(wind and solar)으로 2009년 6%에서 2019년 27%로 21%포인트 증가했다. 여전히 재생에너지 중 원자력(nuclear)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태양열과 풍력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증가로 원자력도 서서히 감소하는 중이며 전통적으로 재생에너지 중 큰 비중을 차지했던 수력발전(hydroelectric)도 다른 재생에너지들의 등장으로 1997년 34%에서 2019년 18%로 감소했다. 바이오매스 등 기타 재생에너지(other renewable)는 아직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태양열
풍력
바이든 vs 트럼프, 재생에너지 공약은
미국은 11월 대선에서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변혁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완전히 상반된 에너지 관련 공약을 발표해온 바이든 후보는 현재 미국 전력 생산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석탄과 천연가스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화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전기차 관련 인센티브 플랜도 세밀하게 발표한 만큼 조 바이든 후보 당선 시 미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관련 기조는 지금과 전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스탠퍼드대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143개국이 에너지 공급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 시 286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또 화석연료 에너지 체제를 재생에너지 체제로 바꿀 경우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도 7~8배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코로나19로 환경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미국의 재생에너지 관련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한국 기업들의 에너지 분야 진출 및 수출 전략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 등 미국 기업들의 잇따른 탄소 중립 선언과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도 눈여겨봐야 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 Rock)도 탄소 배출 등으로 환경을 저해하거나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리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을 올해 1월 발표한 바 있다. 재생에너지 시대의 필수 기술인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Energy Storage System) 수요 증가 전망에 따른 관련 기업들의 기술 개발과 진출 전략 모색이 시급한 때이다. 주별 동향도 잘 살펴야 한다. 캘리포니아주가 2035년까지 내연기관 신차 판매 중단 계획을 최근 발표함에 따라 다른 주들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 자동차 기업과 부품 기업들도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시간주 앤아버의 Office of Sustainability and Innovations(OSI) 매니저인 미시 스툴츠(Missy Stults) 박사는 9월 30일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재생에너지 관련 정책과 계획들을 놓치지 않고 잘 주시하면 해외 기업들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변화를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과 재생에너지, 탄소중립 키워드를 미리 준비하는 기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료=코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