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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녹화계획

“하찮은 벌레의 생존 기술이 지구를 살리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니 얼마나 경이로운가”

글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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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註: 청색기술의 연구기반을 조성하고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월 22일 청색기술 연구기반을 조성하고 국가적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을 담은 ‘청색기술개발 촉진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김경만, 김승남, 김회재, 민홍철, 박성준, 박영순, 백혜련, 신정훈, 안규백, 윤준병, 조오섭 국회의원 등 11인이 공동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정부가 청색기술종합발전계획을 수립?추진하면서 민간부문의 청색기술 연구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원시책을 마련하고 관련 인력자원을 양성하기 위한 시책도 별도로 마련하도록 했다.
청색기술은 자연현상, 생태계 또는 생명체의 기본구조 또는 원리를 응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장기간 진화를 통해 최적화된 자연의 높은 에너지 효율과 자체 정화능력, 적응 능력 등을 모방·응용한 인류의 미래 핵심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박완주 의원은 “2010년 다보스포럼에서 ‘청색경제(The blue Economy)’가 발표된 후 2012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생태모방기술 분야가 조직돼 표준화작업이 진행 중"이라면서 “자연과학과 공학 간 융합을 통해 의료, 재난 대응 및 국방 분야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개발 및 산업 촉진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청색기술의 대표적인 예로서, 스위스의 경우 옷에 잘 달라붙는 엉겅퀴 씨앗의 구조를 모방해 탈부착이 편리한 벨크로가 만들어졌다. 미국의 경우는 게코 도마뱀의 발바닥 표면 접착시스템 연구를 통해 수직이동이 가능한 로봇을 개발했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 일본 등 과학기술 선진국들은 청색기술을 미래유망기술 분야로 선정하고 있다. 미국은 신경모사, 망막기능 모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청색기술을 활용 중에 있고, 독일과 영국, 일본 등도 정부와 기업, 대학 등이 연계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등 청색기술 관련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박완주 의원은 “국내 청색기술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개념정립을 통한 시작 단계에 불과하며 국가적 차원보다 경상북도와 전라남도 등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육성정책에 머물러있다"면서 “경상북도는 2015년 11월 경산과 포항의 과학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청색기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연구에 착수했고 전라남도는 2016년 4월 산학연 전문가를 중심으로 ‘청색기술산업화추진단’을 발족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자연은 위대한 발명가이자 스승이라는 말처럼, 자연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의 해법을 모색하는 ‘청색기술’은 포스트코로나시대에서 단순히 과학기술의 하나가 아니라 미래를 바꾸는 혁신적인 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도 과학기술 선진국처럼 미래 먹거리의 새로운 축인 청색기술을 국가 차원에서 발굴하여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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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녹화 계획은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사막에서도 말라 죽지 않는 풍뎅이로부터 영감을 얻어 시작되었다. 사하라 녹화 계획은 햇빛과 바닷물을 활용하여 사막에 식물이 자라나게 하고, 뜨겁고 건조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물과 먹거리,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청정 에너지를 제공하려는 사업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하라 녹화 계획은 해수온실 기술을 집광형 태양열 발전(concentrated solar power, CSP)과 결합했다. 사진=saharaforestproject.com

로마 제국의 율리우스 카이사르 군대가 북아프리카에 진주했을 때 삼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진 수풀이 끝없이 펼쳐 있었다. 카이사르의 군대는 농지를 만들기 위해 사하라 북쪽의 울울창창한 수풀을 철저히 파괴했다. 이렇게 개간된 땅에서 수확된 곡물은 몽땅 로마로 실려 갔다. 200년 동안 로마에 필요한 식량의 3분의 2가량이 이곳으로부터 조달되었다.

 
북아프리카와 같은 열대에는 일 년 내내 거의 매일 비가 내려 활엽 상록수가 무성하게 자라는 지역이 있다. 이러한 지역의 정글을 열대우림(rainforest)이라고 한다. 지표면의 6%를 점유하는 열대우림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왜냐하면 열대우림은 지구 전체 생물종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을 정도로 놀라운 생물다양성을 나타내는 지구의 허파이기 때문이다.
 
열대우림이 줄어드는 속도를 늦추려면 벌목과 화전 농경을 저지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림 개간은 1980년대부터 전 세계적으로 속도가 붙어, 가령 브라질은 정부 차원에서 아마존을 벌목하여 도로를 건설하고 이주를 추진했다. 한때 아마존의 정글이 불타면서 생긴 연기가 상공을 뒤덮어 비행기 운행이 중단되고, 대기권으로 이산화탄소를 내뿜어 지구 온난화를 촉진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열대우림의 감소를 상쇄하는 방법의 하나로 사막에 수풀을 조성하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사막에 나무를 심으려는 대표적인 시도는 사하라 녹화 계획(Sahara Forest Project)이다. 사하라는 아랍어로 ‘사막’을 뜻한다.
 
바닷물로 농사짓기 현실로
    
사하라 녹화 계획은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사막에서도 말라 죽지 않는 풍뎅이로부터 영감을 얻어 시작되었다. 강수량이 적기로 유명한 아프리카 남서부의 나미브사막에 서식하는 풍뎅이는 건조한 사막의 대기 속에 물기라고는 한 달에 서너 번 아침 산들바람에 실려 오는 안개의 수분뿐인데도 끄떡없이 살아간다. 안개로부터 생존에 필요한 물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미브사막풍뎅이는 몸길이가 2㎝이다. 등에는 지름이 0.5㎜ 정도인 돌기들이 1㎜ 간격으로 촘촘히 늘어서 있다. 이 돌기들의 끄트머리는 물과 잘 달라붙는 친수성인 반면에 돌기 아래의 홈이나 다른 부분에는 왁스와 비슷한 물질이 있어 물을 밀어내는 소수성(疏水性)을 띤다.
 
나미브사막풍뎅이는 밤이 되면 사막 모래언덕의 꼭대기로 기어올라간다. 언덕 꼭대기는 밤하늘로 열을 반사하여 주변보다 다소 서늘하기 때문이다. 해가 뜨기 직전 안개가 끼어 바다에서 촉촉한 산들바람이 불어오면 풍뎅이는 물구나무를 서서 그쪽으로 등을 세운다. 그러면 안개 속의 수증기가 등에 있는 돌기 끝 부분에만 달라붙는다. 돌기의 끄트머리는 친수성이기 때문이다.
 
수분 입자가 하나 둘 모여 입자 덩어리가 점점 커져서 지름 0.5㎜ 정도의 방울이 되면 결국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돌기의 끄트머리에서 아래로 굴러떨어진다. 이때 돌기 아래의 바닥은 물을 밀어내는 소수성 표면이기 때문에 등에 모인 물방울은 풍뎅이의 입으로 흘러들어간다. 나미브사막풍뎅이는 이런 식으로 수분을 섭취하여 사막에서 살아남는다.
 
나미브사막풍뎅이가 안개에서 물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은 1976년에 알려졌다. 하지만 아무도 그 비밀을 밝혀내려고 나서지 않았다. 2001년 영국의 젊은 동물학자인 앤드루 파커는 나미브사막에서 풍뎅이가 메뚜기를 잡아먹는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사막이었기 때문에 열대의 강력한 바람에 의해 사막으로 휩쓸려간 메뚜기들은 모래에 닿는 순간 죽었다. 그러나 풍뎅이들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파커는 풍뎅이의 등에 있는 돌기에 주목하고, 거기에서 수분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001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11월 1일자에 이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2004년 6월 파커는 나미브사막풍뎅이가 안개 속에서 물을 뽑아내는 비법을 응용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특허를 획득했다.
 
나미브사막풍뎅이의 물 생산 기술을 모방하면 쓸모가 적지 않을 것 같다. 물을 모아주는 텐트를 만들 수 있다. 이 텐트는 건조한 지역에서 습기를 빨아들여 사람이 마실 물을 만들어낼 것이다. 공항에서 안개를 제거할 때도 풍뎅이의 집수 능력이 활용될 수 있다. 집수 능력이 있는 인공 풍뎅이는 무엇보다 물 문제 해결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벨기에의 환경운동가인 군터 파울리가 2010년 6월 펴낸 저서인 『청색경제(The Blue Economy)』에는 풍뎅이의 집수 기술을 응용하는 사례가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 있다.
 
“풍뎅이의 기술을 이용하여 대형 건물의 냉각탑으로부터 나오는 수증기에서 물을 모으는 실험을 한 결과, 물 손실의 10%를 복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약 5만 개의 새로운 냉각탑이 세워지고 있으며, 각 시스템마다 날마다 5억L 이상의 물이 손실되고 있다. 따라서 10% 절감 효과란 대단한 것이다."
 
한편 나미브사막풍뎅이가 물을 모으는 능력은 집수 설비를 설계하는 발명가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켜 건조한 지역에서 물을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1991년 영국의 찰리 파튼이 창안한 시워터 그린하우스(Seawater Greenhouse), 곧 해수온실 기술이다. 이는 온실에서 바닷물과 태양에너지를 사용하여 신선한 물과 공기를 만들어내고, 이 물로 바다와 가까운 불모지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기술이다.
 
바닷물을 퍼내서 온실로 보내면, 바닷물은 두 가지 과정을 거쳐 처리된다. 먼저 바닷물이 온실의 앞쪽 벽에 있는 해수 증발 장치로 졸졸 흐르면 온실 안으로 유입되는 공기가 축축하고 서늘해진다. 또한 특수하게 설계된 지붕을 통해 온실 안으로 들어온 햇빛이 바닷물을 증류하여 담수로 만든다. 한편 축축해진 온실 공기의 일부는 밖으로 배출되어 온실 근처에 있는 작물의 성장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와 같이 해수온실 기술은 바닷물을 사용해서 농작물의 재배에 알맞은 공기와 물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전 지구적인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해수온실 기술은 물론 바다 근처의 건조한 지역에 적용된다. 하지만 해수온실의 위치를 선정할 때는 바닷물을 온실로 퍼내는 데 소요되는 에너지 비용을 감안하지 않으면 안 된다. 1992년 아프리카 북서 해안 근처의 카나리아제도에 처음으로 시제품이 설치되어 현실 적합성이 높은 기술로 판명되었으며, 2000년 아라비아반도 동북부의 아랍에미리트 연방 수도인 아부다비에 두 번째로 설치되어 경제적 타당성이 확인되었고, 2004년 아라비아 동남단의 토후국인 오만에 세 번째 해수온실이 세워졌다. 2010년에는 호주에도 해수온실이 건조되었다.
  
요르단, 10억 들여 해수온실 건설 추진
  
해수온실 기술은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단순한 설비를 사용하여 적은 비용으로 해수를 담수로 바꿔주기 때문에, 물 한 방울 없는 사막을 푸른 나무가 번성하는 수풀로 바꿔보려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요컨대 해수온실 기술을 활용하여 사막에 수풀을 조성하려는 시도가 다름 아닌 사하라 녹화계획이다. 2008년 9월 찰리 파튼은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사하라는 한때 농작물이 자랐지만 오늘날 사막이 된 지역으로, 충분한 물만 제공되면 다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모든 장소를 뜻하는 단어"라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사하라 녹화 계획은 햇빛과 바닷물을 활용하여 사막에 식물이 자라나게 하고, 뜨겁고 건조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물과 먹거리,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청정 에너지를 제공하려는 사업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하라 녹화 계획은 해수온실 기술을 집광형 태양열 발전(concentrated solar power, CSP)과 결합했다.   
 
태양 에너지를 활용하는 집광형 태양열 발전은 태양전지를 사용하지 않고 햇빛으로부터 전기를 생산하는 재생 에너지의 일종이다. 사막에 각도 조절이 가능한 반사판(거울)을 설치하고, 이 거울을 이용하여 햇빛을 한 점, 곧 중앙부의 탑 상부에 있는 집열기에 모아서 그 열로 바닷물에서 수증기를 발생시킨다. 이 수증기로 재래식 증기 터빈을 돌려 전기를 발생시킨다. 찰리 파튼은 “세계 사막의 1% 미만이라도 집광형 태양열 발전시설로 덮는다면, 전기를 오늘날 세계가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생산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집광형 태양열 발전으로는 햇빛으로 청정에너지를, 해수온실 기술로는 바닷물로 깨끗한 물과 시원한 공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 두 가지 기술을 결합한 사하라 녹화 계획은 사막 한가운데에서 지구 온난화를 촉진하지 않는 에너지를 얻고, 깨끗한 물을 만들어 내어 식수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농작물도 재배하고, 수풀이 우거지도록 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2009년 12월 타당성 검토를 마친 사하라 녹화 계획은 첫 번째 시범 사업을 카타르에서 추진했다. 2012년 12월 600만 달러를 들여 완공한 해수온실에서 오이를 재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원가 측면에서만 보면 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오이가 아닌가 싶다. 영국의 과학주간지인 ‘뉴 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 2013년 5월 25일자에 따르면 요르단의 홍해 부근에 카타르의 해수온실보다 20배 더 큰 시설이 건립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 착수될 이 사업에 요르단 정부가 10억 달러를 배정한 까닭은 그만큼 물부족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사하라 녹화 계획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아프리카의 사막은 물론 북남미 지역의 불모지에도 해수온실이 건설될 것으로 전망한다. 사하라 녹화 계획의 입지로는 해수면보다 낮은 지역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바닷물을 끌어오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가령 카타라 분지(Qattara Depression)와 사해(死海) 지역이 가장 유리한 입지로 손꼽힌다. 이집트 북서부에 있는 리비아 사막의 분지인 카타라는 가장 낮은 곳의 해수면보다 133m 낮고, 팔레스타인 지역의 염수호인 사해는 호수면이 해수면보다 400m 낮다.
 
사하라 녹화 계획은 나미브사막풍뎅이에서 영감을 얻어 추진되는 사업이다. 하찮은 벌레의 생존 기술이 지구를 살리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니 얼마나 경이로운가. 출처=중앙선데이 <이인식의 과학은 살아 있다> 2013년 8월 11일
 
 

 

[입력 : 2020-06-24]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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