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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초월한 색의 골목을 만나다"

인도 우다이푸르 2박3일...“낮과 밤의 색이 다르고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미로 같은 골목”

글  김용길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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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이푸르의 아침은 피촐라 호수에 햇살이 노랗게  물들고 물새들의  힘찬 날갯짓에 서서히 막이 오른다.  물결은 고요하고 맑고 투명하다.

 


우다이푸르의 매력은 피촐라 호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티 팰리스를 비롯해 가볼 만한 명소들이 호수를 중심으로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웬만한 호텔들도 호수 주위에 몰려 있어 숙소를 정할 때도  피촐라호수 주변으로 해야 이곳저곳 둘러보기에 편하다.
 
내가 묵었던 레이크 피촐라호텔도  호수 중심에 위치해 있어 멋진 일출 장면을 베란다에 서서 감상할 수 있었고 저녁이면 호텔 루프 탑 레스토랑에서 호수의 아름다움에 빠질 수도 있었다.
  

 
호수 주변의 구시가지 도로는  수백 년은 된 듯 자동차가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좁다.  대부분의 운송 수단은 릭샤나 오토바이가 대신한다.
 
호수 주변 숙소에서 공항 등으로 나갈 때는 큰 길의 자동차까지 릭샤로 짐을 옮긴 후 이동해야 한다.  소와 개가 거리에 간혹 보이기는 하지만 뉴델리나 바라나시처럼 거리를 막아서거나 통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구시가지의 거리는  동네 골목길을 연상하면 된다. 거리가 혼잡하거나 복잡하지 않고 상점들이 청소를 자주 하는 편이어서 항상 깨끗한 편이다.
 
이곳을 벗어나서 자동차들이 다니는 큰 도로로 나가면 역시 인도구나 할 정도로  흙먼지를 뒤집어쓸 각오를 해야 한다. 우다이푸르는 피촐라 호수 주변을 제외하고는 도시 대부분이 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에서 눈여겨볼 만한 득템 찬스는  은이나 동으로 만든 세공품이나 가죽 제품 등이다.
  

     
낙타 가죽으로 만든  가방류가 3-5만 원, 손지갑은 1만 원 내 외면  살 수 있다. 두고두고 신을 수 있는 수작업으로 만든 가죽 실내화도 1만 원 정도면 살 수 있다.
  

 
세밀화는 인도에서 발달한 미술 장르라고 한다. 세밀한 필법으로 그린 작은 채색화이다. 뉴델리 국립 박물관에 가면 16세기부터 그린 세밀화가 체계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라자스탄 지역 그  가운데서도 우다이푸르는 세밀화의 본고장답게 거리 곳곳에 아트(Art)라고 쓰인 상점이 많다.
  

  
세밀화 말고도 초상화 등을 전문적으로 그려 주거나 판매하는 화랑도 많다. 이곳에서는 그림만 파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을 상대로 세밀화 개인 지도도 한다. 반나절에  1만5,000원이면 작은 세밀화 정도는 그려낼 수 있다고 한다.
 


노새를 끌고 가는 인도 여성을 보니 시간이 역류하는 느낌이다. 레스토랑같이 현대적 간판만 없다면 백 년 전의 모습이라고 해도 큰 무리는 아닐 듯싶다.
  


우다이푸르는 골목길을 걸어야 여행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 좁은 골목들은 시간을 비켜 억 겹의 세월을 쌓아 온 이곳 사람들의  발자취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골목을 지나며  희로애락의 삶을 살았을까. 느릿느릿 골목길을 걷다 보면 현지인들과 눈 인사도 나누고 때로는 오랜 친구를 만난 양 미소로 화답하기도 한다.
 


이 거리에서 만난 인도인들은 대체로 상냥하고 패션 감각도 돋보였다. 이 여성은 입구 커튼과 주변 색상에 맞춘 듯 파랑 색상의 사리가 너무 잘 어울렸다. 카메라에 거리낌 없이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옷을 수선하는  이 여인도 하던 일을 멈추고 기꺼이 카메라 모델이 되어 주었다. 실내에는 코끼리 코를 한 가네쉬 신을 그린 세밀화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원색의 전통의상이 너무 잘 어울렸다.
  

 
카메라를 보자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문을 열고 나오다 말고  숨바꼭질 하는 소년의 모습이 귀엽다.
   

 
도 전통 세공품을 파는 상점에 앉아 있는 어린 소녀의 의상과 주변 색상이 너무 잘 어울린다.  

 

  
수행자의 반가운 손 인사도 무척이나 친근하게 다가온다. 단 약간의 노잣돈은 답례의 뜻으로 건네야 한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전통 방식으로 그릇을 만드는 주물공장도 만나게 된다.
 

        

인도인들의 국민 차(茶)로 불리는 짜이(Chai)를 파는 가게이다. 홍차에 우유, 설탕, 향신료를 섞은 재료를 양은 냄비에 끓여 여러 번 우려낸 것을 마신다.
 
인도 사람들은 하루를 짜이로 시작해서 짜이로 끝낸다고 할 정도로 즐겨 마신다. 우리는 골목길에서 만난 현지인들과 짜이를 같이 마시며 사진도 찍고 담소도 나누며 잠시 유쾌한 시간을 가졌다.  

 

  

방석 같은 것을 머리에 이고 가는 남자 행상을 골목길에서 만났다. 이곳에서는 남자들도 무거운 짐을 머리에 이고 가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골목길 노상에서 발견한 대리석으로 만든 조각상이다. 얼굴 표정을 다양하게 표현한 이 석상은 보통 1만~2만 원 정도 한다.

 

현장에서 직접 돌을 깎고 칠을 해서 판다. 이런 조각상을 파는 노점상이 의외로 많았다. 

 

 

  

골목길을 한참 걷다 보면 피촐라호수의 끝자락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화초를 천장에 매달아 가꾸는 모습이 이채롭다.    

 

 

  

구시가지를 빠져나오는 폴리야 다리를 건너면 카페 옆 담벼락에 인도어와 한글로 쓴 한식 이름이 보인다. 맛은 현지식치고는 괜찮은 편이었다.   

  


구시가지를 나와 우리가 묵었던 레이크 피촐라호텔  앞을 지나 쭉 걷다 보면 또 다른 분위기의 골목길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는 작은 가게를 빼고는 관광객을 상대로 한 상점도 없는 그냥 조용한 주택가이다. 간간이 개성 있게 꾸민 호텔과 게스트하우스가  보인다. 다음에 우다이푸르를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묵고 싶은 동네 풍경이다.    

 


  
돌담으로 싸인 조그만 가게에 뻥과자를 들여 놓고 있는 모습을 한 여성이 내려다 보고 있다. 하얀 돌담과 파랑색 철문이  잘어울리는 가게라고 해야 과자 몇 점이 전부이지만 이곳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장소같다.

  


이 동네의 건물들은 오래되고 낡아 볼품은 없지만 창틀의 조각 솜씨와 벽이나 문에 칠한 색상이  주변 풍경과 조화를 이루어 묘한 매력을 풍긴다. 먼지에  뒤집어쓴 릭샤의 모습도 시간의 흐름과는 무관한 것 같아 보인다.   

 


 
예술적인 감각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것이 동네 곳곳에 있는 세밀화 가게의 영향 때문인 듯싶었다. 아름다운 채색화를 보고 자란 사람들이  색상의 조합과 색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겠는가. 색의 배합, 색의 컬러 브레이션 같은 어려운 숙제도 이곳에 오면 해답이 나올 듯싶다. 더 이상  색의 배합이나 패션의 코디 어쩌고 하는 공부는 필요 없을 것 같다.
 
 

엄마와 딸일까? 아니면 할머니와 손녀의 관계일까? 어떤 관계이면 어떠랴.
이보다 더 행복한 모습을 연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피촐라호수에도 어둠이 내리고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오른쪽 첫 번째 건물이 우리가 묵었던 레이크 피촐라 호텔이고  멀리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호텔이 유명한 타지 레이크 팰리스 호텔이다.     

 

  

시티 팰리스 궁전과 주변 건물에도 환한 불빛이 새어 나온다. 우다이푸르가 인도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다른 곳에서는 만날 수 없는 이곳만의 독특한 개성 때문이 아닐까?  낮과 밤의 색이 다르고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미로 같은 골목. 
 
세밀화를 보고 그리며 자란 이곳 사람들의 예술적 감각.  그들이 그려내는 도시의 빛깔은 참으로 아름답기만 하다.

[입력 : 2019-07-13]   김용길 여행작가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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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길 여행작가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홍보실을 거쳐 중앙일간지에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했다. 이후 편집회사 헤드컴을 운영하며 국내 공공기관·기업체 사보 등 2000여권의 홍보물을 편집·제작해왔다. 현재 여행작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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