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햇살이 강하다.
온도는 30도를 오르내린다. 홍콩섬의 퀸즈 거리에 있는 호텔 문을 나서 10분 거리에 있는 센트럴역 부근에 있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찾아 나섰다.
약 20여 개의 에스컬레이터와 무빙워크가 고급 주거지역인 미들 레벨 지역까지 약 800미터를 운행한다는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옥외 에스컬레이터라고 해서 영화에도 자주 등장해 유명해졌다.
그 가운데 유명한 영화가 1994년에 개봉한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이다. 양조위와 왕페이의 러브스토리가 이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오고 가며 펼쳐진다.
여기에 서보니 그때의 영화 주제가로 나왔던 캘리포니아 드리밍의 신나는 리듬이 들려오는 것만 같다.
에스컬레이터는 상행만 있지 하행이 없어 내려올 때는 긴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요즘처럼 날씨가 30도를 웃돌 때는 내려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시간적으로는 올라가는 데 30분 정도가 걸린다. 주변의 고층건물을 구경하다 보면 자칫 정상까지 올라가 내려오는 길이 힘들어질 수 있다.
내려오는 길에는 레스토랑, 바 같은 맛 집과 유흥주점들이 있고 서양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이 거리를 내려오다 보면 에그타르트로 유명하다는 ‘타이청 베이커리’와 토스트와 밀크티로 유명한 란퐁유엔도 만날 수 있고 소호 거리에서 다양한 디자인 소품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다.
홍콩섬 구경은 센트럴역을 중심으로 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오고 가며 볼 수 있는 초고층 빌딩과 소호 거리들을 구경하다 보면 더 이상 둘러볼 곳이 없이 단조롭다.
홍콩은 역시 밤이 되어야 생기가 돈다. 홍콩섬에서의 야경은 피크트램을 타고 빅토리아 공원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를 최고로 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홍콩의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구룡반도 침사추이를 찾기로 했다. 빅토리아공원 전망대에서 조망하는 홍콩섬의 야경보다 바다가 반영된 빌딩들의 야경이 훨씬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센트럴역 중심가에서 걸어서 20분 정도면 구룡반도로 가는 페리 선착장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7번 터미널로 가면 구룡반도 침사추이 선착장에 도착하는 페리를 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