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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내 안의 잔인성 몰아내는 것"

“사람이 짐승 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 짐승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글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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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어머니가 억척스러워서 가정교육이 엄격했고, 아버지가 그것을 커버해 주셨습니다.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듣고 풀이 죽어 있으면 아버지가 산책을 데리고 나가 스미다강(隅田川·도쿄 북구의 하천)을 걸으며 강의 흐름과 하늘의 드넓음…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을 즐기며 보는 법을 가르쳐주셨습니다”

20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진주의 ‘묻지마 살인’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이 사건과 더불어 최근에 일어난 몇몇 사건을 보면서 인간들의 잔인성이 날로 심해지는 것 같아서 불안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인간의 잔인성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에 신경이 쓰인다.
 
“침팬지와 인간 같은 영장류는 제노사이드를 포함한 여러 형태의 집단간 폭력을 저질러 왔다. 그러므로 집단 간의 폭력과 제노사이드는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호주의 인문학 연구센터 존 도커(John Docker)교수는 저서 <폭력의 기원, The Origins of Violence>에서 ‘제노사이드’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노사이드(Genocide)’는 특정 집단을 전멸시켜버리려는 목적으로 그 구성원을 집단 학살하는 잔인한 행위를 말한다.
 
또한 <다윈의 거북이>를 쓴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Juan Mayorga)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간이 동물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다윈의 거북이>에는 인간을 개, 고릴라 등으로 동물화하는 내용이 많이 들어있다. 이유인즉 “사람이 짐승 같은 대우를 받고 있으며, 어떤 사람들은 짐승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라고.
    
사람이 짐승과 다른 것은 말을 하고, 인간다운 행동을 하는 영혼(靈魂)이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이 이러한 본질을 외면하고 짐승처럼 행동한다면 당연히 짐승의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 
  

일본에서 일어난 아동학대 사건
  
“3세 사망, 용의자(男) 체포-상해용의자(傷害容疑者)는 母의 교제상대"
“도쿄의 A 맨션에서 학대된 것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사망한 사건으로 경찰청 오모리서(大林署)는 남자아이 모친의 교제상대인 폭력단조직 나가토미 나오야(永富直也·20)를 상해용의자로 체포했다...그는 아이를 냅다 던지고 해서 상처를 입혔다."
    
일본의 마이니치(每日)신문이 보도한 사회면 충격적인 톱기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기사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던 아야토(3)는 얼마 전부터 이 남자와 함께 살았다. 아이의 어머니가 이 남자와 동거생활을 했던 것이다. 신장 195센티미터, 체중 120킬로그램의 거구인 남성이 한 시간 반 동안 어린아이를 폭행을 했으니 그가 어찌 살아남겠는가. 의식을 잃은 아이가 가까스로 병원에 후송됐으나 결국 죽음을 맞고 말았다. 폭행 이유도 어이가 없었다. 식사하는데 아이가 ‘자신을 째려봤다’는 것이다.
   
맨션의 방에서 핏자국이 얼룩진 이불과 가제도구 등이 경찰에 압수됐고, 아이의 부검결과 '외상성경막하혈종'으로 밝혀졌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 아이의 어머니 신고로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도 그 남성은 거실에서 휴대 전화기로 이메일을 보내고 있었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체포 후에도 “할 일을 했다. 후회는 없다"고 진술했단다. 그의 행동과 발언에 일본 열도는 분노로 들끓었다.
  

친족 간에 벌어진 슬픈 이야기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여자아이(3)가 친어머니(22)로부터 학대를 당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친어머니가 아이의 밥을 굶기는 것은 다반사. 목에 줄을 매어 벽장에 가두기도 했고, 때리는 것도 모자라서 아이의 몸에 뜨거운 물을 부었다. 인간의 탈을 쓰고 이런 악행(惡行)을 저지를 수가 있을까. 이 아이의 어머니에게도 동거남(24)이 있었다.
  
아버지가 미워서 장남이 자기 집에 불을 지른 사건도 시사(示唆)하는 바가 크다. 2006년 6월 20일 장남의 학교에서 학부모 회의가 열리는 날이었다. 중간시험 성적이 엉망이었던 장남(당시 16세, 고교 1년생)은 불안에 떨었다.
   
“이제 맞아 죽겠구나!"
  
그의 머릿속에는 의사인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빠져나갈 궁리뿐이었다. 6월 20일 새벽 5시. 장남은 인간으로서는 해서는 안 될 잔인성을 발휘하고 말았다. 그는 마루에 기름을 뿌리고 계단 쪽에 불을 질렀다. 화마(火魔)는 순식간에 2층으로 번졌다. 영문도 모른 채 2층에서 잠자고 있던 어머니(당시 38세), 남동생(당시 7세), 여동생(당시 5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 말았다. ‘아뿔싸’ 장남의 공격 목표였던 아버지는 집에 없었다. 얼마나 안타깝고 슬픈 일인가. 장남이 광범성(廣汎性)발달장애증(선천적 뇌기능 장애) 환자였던 것도 슬픈 일이었다.

 

모범적인 자상한 아버지와 다정한 선생님
   
“우리 집은 어머니가 억척스러워서 가정교육이 엄격했고, 아버지가 그것을 커버해 주셨습니다.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듣고 풀이 죽어 있으면 아버지가 산책을 데리고 나가 스미다강(隅田川·도쿄 북구의 하천)을 걸으며 강의 흐름과 하늘의 드넓음…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을 즐기며 보는 법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일본의 유명 시인 ‘다카다 토시코(高田敏子, 1892-1974)’의 수필 ‘소학교 시절의 일’에 들어 있는 한 구절이다. 짧은 문장에서 가정교육이 엄격한 어머니와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이 묻어난다.
 
보통은 아버지가 엄격하고 무서운 존재이거늘 ‘다카다(高田)’ 시인의 집안은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더 엄격했던 것 같다. 또한 다카다 시인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으면서 “안데르센 동화책을 읽어주시던 일이 생각난다"고 추억의 글을 남겼다. 그 선생님의 나이는 25세. 시인은 세월이 흐른 뒤에 “그러한 선생님의 모습이 참 교육이다"고 회고했다.
     
“성적은 중간 정도. 공부에 대해서는 특별한 기억이 없지만 학교 다니는 첫째의 재미는 점심 도시락을 선생님과 교실에서 함께 먹고, 식사 후에 두툼한 안데르센 동화책을 펴서 읽어주시던 일이었습니다. 한 편을 끝까지 읽어주시지 않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곳에서 ‘다음은 내일 또~’ 하시며 내일의 즐거움을 남기셨습니다."
 
글로 접한 내용이지만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 자체가 바로 동화 속 이야기 같다. 우리는 이러한 추억을 얼마나 간직하고 있을까.
 
가정교육이란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들이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인격 형성과 지식 획득 등을 도와주거나 가르치는 인간형성 작용’을 말한다.

 

일본도 교육의 개념 자체는 한국과 유사하다. ‘부모가 자식에게 가정 내에서 언어와 생활 습관, 커뮤니케이션 등 라이프 스킬(life skill)을 몸에 배도록 지원하는 일’로 정의하고 있다. 문제는 이를 얼마나 실천하는가에 달려 있다.

 

 

 

 


[입력 : 2019-04-22]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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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30년 넘게 현해탄을 넘나들며 일본인들과 교류하고 있는 홍보컨설팅회사 JSI파트너스의 대표다. 일본비즈니스 전문가로도 정평이 나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육군 제2훈련소 교관(ROTC11기)으로 군(軍) 복무했다.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대우에서 보냈다. 대우건설 재직시절 철옹성 일본 건설시장의 문을 열었다. 대우건설 문화홍보실장(상무)에 이어 팬택계열 기획홍보실장(전무)을 역임했다. 2008년부터 지금의 JSI 파트너스 대표이사로 있다. 일본의 정계·관계·업계·언론계 등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다. 한편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칼럼니스트로 여러 매체에 일본 관련 글을 쓰고 있다. 특히 일본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면서 현장을 직접 보고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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