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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외톨이...그대는 어떻게 살 것인가?

‘오타쿠’와 ‘히키코모리’...“좋은 책과의 만남은 인생의 보물”

글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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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어느 순간에 ‘혼밥’ ‘혼술’이라는 용어에 익숙해졌다. 실제로 식당에 가면 혼자서 밥을 먹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홀로 사는 고독한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말해준다.
 
일본에 ‘오타쿠(御宅)’와 ‘히키코모리(ひきこもり)’라는 말이 있다. ‘집안에서 혼자만의 생활에 몰두한 폐쇄적인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의미의 말이다. 그러나 ‘오타쿠’와 ‘히키코모리’는 그 의미가 전혀 다르다. 
 
‘오타쿠’는 게임, 만화 등 특정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면서 취미생활의 수준을 넘어선 준 전문가적 지식을 갖추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한편 ‘히키코모리(틀어박힘)’는 자기 방에 틀어박혀 회사나 학교에 가지 않고 가족 이외에는 친밀한 대인관계가 없는 상태의 사람을 지칭한다. ‘오타쿠’보다 ‘히키코모리’가 더 심각한 은둔형 외톨이다.

  

‘히키코모리’가 더 심각한 은둔형 외톨이
     
일본에서는 사회문제 예방차원에서 이러한 현상에 대한 관심이 높다. ‘히키코모리’가 사회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해야 하는 20~30대에 많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살면서 가족과의 대화도 단절하고 있으며, 자기혐오·우울증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
    
또 인터넷과 게임에 몰두하면서 현실과 가상세계를 넘나들며 폭력적인 성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일본에는 이러한 ‘히키코모리’가 70만 명이나 된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참으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본은 이러한 '히키코모리'가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확대되고 있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文部科學省)의 통계에 의하면, 전국의 초·중학생 중 년 간 30일 이상 결석하는 학생 수는 1000명당 11.8명이라고 한다.
 
‘히키코모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의 나고야시(市)가 학교에 등교하지 않아도 되는 ‘부등교(不登校)’ 사립중학교 유치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심각한 부등교(不登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의 지혜를 활용한다’는 뜻에서 채택했던 것이다. 일본 각지에 있는 프리 스쿨(free school)과는 달리 진학에 필요한 졸업 자격이 주어진다.
    
부등교(不登校) 학생과 아동이 대상이 되는 특수학교는 도쿄, 요코하마 등에 현재 4개교가 운영되고 있으나 중부지방에서는 나고야가 최초였다. 통신교육의 형태로 수업이 진행되는 이 학교의 한 반 정원은 25명 정도가 될 것이며, 전체 학생수가 150~200명 정도로 계획되고 있다. 이 학교는 문부과학성으로부터 특별교육과정을 실시하는 교육기관으로 지정을 받게 되며, 수업시간을 20% 정도를 줄이고 특별지도를 취하는 등 자유도(自有度)를 높이는 커리큘럼(curriculum)을 짠다고 한다.
   
나고야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이 지역에서 년 간 30일 이상을 결석하는 학생들이 날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각 학교에서는 이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상담이나 가정방문 등을 통해서 등교하도록 설득했지만, 개선율이 36%에 불과하여 궁여지책으로 부등교(不登校) 학교 설립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소설에 까지 등장하는 ‘히키코모리’
   
오래 전 일본의 아사히신문 연재 중 폭발적인 화재를 모았던 요시다 슈이치(吉田修一)의 소설 악인(惡人)에도 ‘히키코모리’ 문제가 곳곳에 등장한다. 예로부터 심각했다는 증거다. 소설 속의 한 대목이다.
   
“미즈타니(水谷)는 그의 외아들을 ‘히키코모리’라고 하면서 늘 걱정을 한다. 얘기를 들어보면 그다지 심한 건 아니고, 단지 밖에서 노는 것보다 방에서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는 걸 즐기는 듯했다."
  
필자의 오랜 일본 지인도 대학생 아들이 ‘집에 틀어박힌 외톨이’라고 걱정이 태산이다. 그의 말을 듣다보면 소설 악인(惡人)에서 살인범으로 등장하는 ‘시미즈 유이치’의 넋두리가 연상된다.
  
“그럴 때면 유이치는 바닷가에 나뒹구는 유목(流木)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파도에 휩쓸려갈 것 같으면서도 휩쓸리지 않고, 모래 위로 떠밀릴 듯하면서 떠밀리지 않는다. 유목은 하염없이 모래 위에서 이리저리 나뒹굴 뿐이다."
  
유목(流木)은 곧,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따로 노는 은둔형 외톨이를 말한다. 우리 사회에도 이러한 현상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어린 학생들이 ‘히키고모리’나 ‘유목(流木)’이 되지 않도록 하는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학생들은 미래의 기둥이기 때문이다.
 
 
시대를 반영하는 듯 베스트셀러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진열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80년 전에 출간된 책이 130만부 판매를 돌파해 서점 입구의 전시대를 점령하고 있었다. 책장을 넘겨봤다.
    
“풍요라는 것은, 친구라는 것은, 역사라는 것은, 참된 영웅이라는 것은..."
 
주인공인 15세의 중학생이 숙부와 소통하면서 용기·빈곤·차별·시련·역사관 등을 ‘스스로 해결해 나아가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 책이었다.
   
이 책은 출판사의 편집자이자 아동 문학가였던 ‘요시노 겐자부로(吉野源三, 1899~1981)’가 썼던 것이다. 필자는 책 한 권을 들고서 분주하게 손을 놀리고 있는 서점 직원 단나카 게이코(反中啓子·32)씨에게 물었다.
  
“이 책이 130만 부가 돌파했군요. 새삼스럽게 요즈음에 와서 뜨는 이유가 있나요?" 
“아주 오래전 출간됐던 책이지만 ‘하가 쇼이치(羽賀翔一·33)’에 의해 만화로 다시 나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어요."
    
그녀의 말대로 원작자의 저서보다 신작 만화가 전시대를 점령하고 있었다. ‘역사적 명저(名著) 최초로 만화화(漫?化)’라는 광고문도 끌림이 있었다.
  
인터넷과 게임에 몰두하면서 현실과 가상세계를 착각하여 폭력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은둔형 외톨이보다는 독서를 통해 건전생활을 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좋은 책과의 만남은 인생의 보물이다"는 말처럼.
 
 
 
 
 
 

 

[입력 : 2019-03-11]   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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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인 JSI 파트너스 대표


30년 넘게 현해탄을 넘나들며 일본인들과 교류하고 있는 홍보컨설팅회사 JSI파트너스의 대표다. 일본비즈니스 전문가로도 정평이 나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육군 제2훈련소 교관(ROTC11기)으로 군(軍) 복무했다.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대우에서 보냈다. 대우건설 재직시절 철옹성 일본 건설시장의 문을 열었다. 대우건설 문화홍보실장(상무)에 이어 팬택계열 기획홍보실장(전무)을 역임했다. 2008년부터 지금의 JSI 파트너스 대표이사로 있다. 일본의 정계·관계·업계·언론계 등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다. 한편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칼럼니스트로 여러 매체에 일본 관련 글을 쓰고 있다. 특히 일본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면서 현장을 직접 보고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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