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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분석

박근혜·이명박 前 대통령 재판의 법적 문제들

“지금 우리는 人治의 시대에 살아...法治는 대통령 탄핵·구속·재판 거치며 ‘촛불민심’에 의해 붕괴 위기에 처해”

글  서정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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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의 문제점
●분리심리로 인한 과도한 양형과 장기 미결 구금
●4회 재판의 문제점
●공판 도중 청와대 문건 증거제출의 문제점
●대법원 구속만기의 문제
●공천개입건의 유죄 판결 문제
●국정원 특수활동비 재판의 문제점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의 문제점
●과도한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
●다스 실소유주 인정의 문제점
●정치자금과 뇌물의 구별 문제
●동일한 사건에 대한 반복 수사 문제

"스토아 철학자로 유명한 로마제국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명상록'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선의 복수는 적들과 다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헌정사를 보면 '전 정권과 다르게 되려는 노력'보다는 '전 정권의 잘못을 단죄하려는 노력'에 치중하였고 이는 결국 새 정권의 실패로 귀결되었다. 현 정권의 경우 유난히 그 정도가 심하고 집요하다. 前 정권의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삼가고 또 삼가야 함에도 끝까지 내로남불의 정치보복으로 일관하고 있다."
1. 들어가며
    
“國無常强 無常弱(국무상강 무상약), 奉法者强 則國强(봉법자강 즉국강), 奉法者弱 則國弱(봉법자약 즉국약), 영원히 강한 나라도, 영원히 약한 나라도 없다. 법을 받드는 사람이 강해지면 나라가 강해지고, 법을 받드는 사람이 약해지면 나라가 약해진다."
     
한비자(韓非子), ‘유도편(有度篇)’의 구절이다.
           
“그 어떤 다른 사람도 따를 필요가 없고, 단지 법만 따르면 될 때 우리는 진정으로 자유롭다."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말이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과연 법과 원칙이 지켜지고, 법을 받드는 사람이 많아져 나라가 강해지고 있는가? 실질적 법치가 확고하게 정립되어 모든 국민들이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있는가? 아니면 법보다는 권력자의 목소리나 광장의 여론이 더 크게 지배하여 법치가 형해화되고 있는가?
   
필자가 보기에 지금 우리의 법치는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두 분의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과 재판을 거치면서 '촛불민심'이라는 광장(廣場)의 목소리에 완전히 압도되어 붕괴 직전의 위기에 처해 있다. 짧은 민주헌정의 역사동안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오늘에 이른 우리의 법치는 확고부동한 통치원리로 정착되기는커녕 직접민주주의라는 광장의 목소리에 압도되어 고사 직전의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는 이러한 법치주의의 위기를 결코 방관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인민재판식의 광장의 목소리에 법치가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역사의 수레바뀌를 거꾸로 돌려 광장의 목소리가 자의적으로 통치하는 ‘인치(人治)’의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어떤 경우에도 법치주의(法治主義)는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가야 할 가치다.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법치의 확립을 통해 극심한 내부 갈등과 혼란을 극복하고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할 때다. 법치는 그저 주어진 당연한 명제가 아니라 굴곡과 인고의 역사 속에 시민적 각성을 통해 깊이 새겨진 소중한 유산임을 깨닫는 국민적 대각성이 필요한 때다.
 
“法不阿貴 繩不撓曲(법불아귀 승불요곡), 법은 신분이 귀한 사람에게 아부하지 않고 먹줄은 굽은 모양에 따라 사용하지 않는다."
   
역시 한비자(韓非子) '유도편(有度篇)'의 구절로, 법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는 지는 권력에는 추상(秋霜)같이 엄하고, 뜨는 권력에는 춘풍(春風)같이 관대한 '굽은 법치'를 반드시 바로잡아야만 한다.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뿐만 아니라 실천적 규범으로 확립해야 한다. 이하에서는 우리나라 법치의 위기와 관련하여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판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2.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의 문제점
   
가. 분리심리로 인한 과도한 양형과 장기 미결 구금
   
한 피고인에 대한 여러 범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병합하여 심리하는 것이 양형이나 재판 절차상 피고인에게 유리하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현재 대법원 형사2부에 계류 중인 사건(25년형) 외에 고법에 국정원 특별활동비 사건(6년형)이 계류 중이고, 최근 총선 공천개입건(2년형)은 고법에서 쌍방 상고 포기로 최종 확정되었다.
    
이와 같은 사건들이 모두 병합되어 심리되었다면 양형뿐만 아니라 구속기간의 제한에서도 피고인에게 훨씬 유리했을 것이다. 예컨대 만약 모든 사건들이 병합되어 한 번에 선고되었다면 결코 직접적으로 일체의 금원을 받지 않은 박 전 대통령에게 33년의 형이 선고되지 않았을 것이다(내란이나 군형법상 반란 외에 2700여억원의 뇌물을 직접 받은 노태우 전 대통령도 최종 17년형을 받지 않았는가).
  
또한 모든 사건들이 한 번에 구속영장에 기재되고 공소가 제기되었다면 결코 1심에서 구속기간의 '꼼수연장'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즉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당시 롯데와 SK그룹의 재단 출연금 의혹에 대해서 '뇌물죄'를 적용하지 않고 '직권남용죄'만 적용했는데 이를 토대로 특검은 6개월의 구속기간 만료 후 '뇌물죄 심리'를 위해 기한 연장을 요청하였고 법원은 이미 롯데와 SK 관계자들에 대한 심리가 끝났음에도 기간을 연장하여 이때부터 박 전 대통령의 재판 전면 보이콧이 시작된 것이다.
   
결국 검찰과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의 모든 혐의에 대해 충분히 조사를 하여 한 번에 기소하지 않고 계속 추가기소를 하였으며, 법원의 경우 충분히 병합심리가 가능함에도 분리심리를 하여 양형이나 구속기간의 제한에 있어 피고인에게 엄청난 법적 불이익을 준 것이다.
       
나. 週4회 재판의 문제점
      
재판에 대한 전면적인 보이콧을 선언하기 전(前) 박 전 대통령 재판은 일주일에 4번씩 열렸다. 어떻게든 1심 구속기간인 6개월 내에 재판을 마치겠다는 재판부의 고육지책이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방어권과 변론권 침해며, 재판을 떠나 한 인간으로서의 인권침해다.
   
일주일에 주 4회씩 거의 매일 재판을 진행한다면 어떻게 충분한 변호인 접견을 통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가? 또 평소 건강이 좋지 않고 고령의 여성인 박 전 대통령이 어떻게 매일 10시간 이상 이어지는 강행군을 하루 이틀도 아니고 6개월 이상 버틸 수 있는가?
  
주지하다시피 형사소송법상 6개월의 구속기간은 재판의 편의가 아니라 피고인의 인권을 위해 규정된 조항이다. 구속재판의 장기화로 인해 피고인에게 초래하는 불이익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규정된 것이다. 한마디로 재판이 길어지면 피고인을 풀어주고 재판하라는 것이지 그때까지 재판을 끝내라는 규정이 아니다.
   
그런데 위 규정이 오히려 피고인의 방어권이나 변호인의 변론권을 침해하는 독소조항으로 작용하는 것은 명백한 본말전도다. 재판은 통상의 원칙대로 진행하되 만약 6개월 내에 마치지 못하면 석방 후 불구속 상태에서 진행하면 된다. 박 전 대통령이 지금 와서 도주할 가능성은 전혀 없으며, 특검이나 검찰의 수사도 종결되어 더 이상 인멸할 증거도 없지 않은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전직 대통령이라 해서 재판과정에 어떠한 특혜가 있어서도 안 되지만, 역으로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떠한 차별이 있어서도 안 된다. 필자가 알기로 주(週) 4회 재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사법 역사상 그 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명백히 잘못된 절차다. 신속한 재판과 졸속 재판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다. 공판 도중 청와대 문건 증거제출의 문제점
    
공판 도중 청와대는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지원 방안 검토’ 메모 등 300여건의 자료를 전격 공개했다. 특검팀은 청와대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박 전 대통령이나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 증거로 제출할 문서를 추려서 증거로 제출했다. 이와 관련하여 여러 법률적 쟁점이 있지만 청와대가 문건을 복사하여 사본을 특검에 제공한 것은 명백한 법위반이다.
    
첫째, 청와대가 예로 든 과거의 판결과 위의 사본 제공은 엄연히 사실관계가 다르다. 청와대는 과거 박관천 경정의 판결에서 법원이 원본이 아닌 사본은 ‘원칙적으로’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라고 판시한 것을 근거로 특검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이 재판에서 법원이 “편의상 생산된 것이 명백한 여분의 사본은 대통령기록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규정한 미국 대통령기록물법 제2201조 제2항 등을 논거로 사본은 원칙적으로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건은 수사와 재판을 위해 의도적으로 원본을 복사하여 제공하였다. 즉 원본을 유출하는 ‘방법’으로 사본을 제공한 것이다. 위 두 경우가 과연 같은가? 편의상 생산된 것이 명백한 여분의 사본을 유출한 경우와 처음부터 원본을 유출하기 위해 사본을 하여 제공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둘째, 대통령기록물의 국외반출이나 유출을 금지하는 법규정의 취지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제30조는 대통령기록물을 무단으로 국외로 반출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무단으로 유출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있다. 형법상 2년 이하인 공무상 비밀누설죄보다 훨씬 엄하게 처벌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대통령기록물의 국외반출이나 유출을 엄하게 처벌하는 이유는 대통령기록물에는 국가의 중요한 기밀이나 정보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추후 비밀·지정기록물로 지정되기 전에도 미리 모든 대통령기록물의 국외반출이나 유출을 금하는 것이다. 그런데 위의 건처럼 대통령기록물의 원본을 복사하여 사본을 무단으로 국외로 반출하거나 유출하는 것을 처벌할 수 없다면 국가의 기밀이나 정보는 과연 어떻게 보호하는가?
   
결국 청와대가 캐비넷에 있던 서류를 공개하여 특검이 이를 법원에 제출한 행위는 명백한 위법으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증거능력을 부정하여야 함에도 법원은 이를 인정한 잘못이 있는 것이다.
   
라. 대법원 구속만기의 문제
    
대부분의 언론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상고심 구속 만기를 2019년 4월 16일로 보도하고 있다. 10월 16일 1차로 구속기간이 2개월 연장되었는데 상고심의 경우 2개월씩 3차례 구속기간 갱신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러한 언론 보도는 형사소송법 제92조의 규정과 판례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명백한 오류다. 먼저 규정을 직접 보자.
      
제92조(구속기간과 갱신) ①구속기간은 2개월로 한다. ②제1항에도 불구하고 특히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심급마다 2개월 단위로 2차에 한하여 결정으로 갱신할 수 있다. 다만, 상소심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신청한 증거의 조사, 상소이유를 보충하는 서면의 제출 등으로 추가 심리가 필요한 부득이한 경우에는 3차에 한하여 갱신할 수 있다.(개정 2007. 6. 1.)
        
위 규정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 법은 상소심에서 무조건 3차에 걸쳐 갱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신청한 증거의 조사, 상소이유를 보충하는 서면의 제출 등으로 추가 심리가 필요한 부득이한 경우'에만 갱신할 수 있다. 위 단서는 2007년에 신설되었기 때문에 과거에는 상소심의 경우 구속기간은 2차례밖에 갱신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위와 같이 심리기간을 짧게 하면 졸속재판 등 오히려 피고인의 이익에 반할 수도 있기 때문에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위 단서를 추가했다.
   
그렇다면 위 단서는 당연히 검사만이 상소한 경우나, 아니면 피고인이 상소했더라도 새로운 증거조사 신청이 없거나 상소이유 보충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등에는 당연히 적용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의 경우 1심에서 부당한 구속기간 연장에 불복해 재판을 보이콧한 후 일체 항소나 상고를 하지 않았다. 따라서 증거조사를 신청하거나, 상소이유를 보충하는 서면의 제출 등도 일체 없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3차 구속기간 갱신은 하등의 근거가 없는 것이다.
    
문제는 이와 관련하여 행여나 검찰이 최종 확정된 공천 개입 2년형을 근거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을 계속 유지하려는 경우다. 현재까지의 구속은 대법원에 계류중인 25년형과 관련한 것이고 위 2년형은 불구속 상태의 재판이었기 때문에 검찰이 위 2년형의 집행을 강행하면 결국 박 전 대통령의 수감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 충복이 아니라 권력의 충견인 검찰은 그렇다 치더라도 국선변호인이 상고를 하여 병합시키지 않고 포기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마. 공천개입건의 유죄 판결 문제
   
총선의 공천개입건과 관련하여 법원은 2년을 선고하여 최종 확정되었으나 '선거개입'이 아니라 '공천개입'으로 처벌한 것은 명백히 죄형법정주의 위반이다. 과거 대통령은 집권당의 대표까지 겸직했고 박 전 대통령도 1호 당원으로 가장 많은 당비까지 납부했는데 왜 당내 공천에 관여할 수 없는가. 역대 대통령 중 청와대가 공천에 개입하지 않은 경우가 한번이라도 있었는가.
     
박 전 대통령은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며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과 한나라당 시절 벼랑 끝에 몰린 당을 일으켜 세웠다. ‘차떼기당’이라는 오명과 탄핵 역풍 속에서 천막당사 승부수로 17대 총선을 이끌었고, 각종 악재로 90석도 얻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던 19대 총선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은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았으며, 수술에서 깨어난 뒤 가장 먼저 물었던 것이 대전의 판세였을 정도로 누구보다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을 위해 헌신했다.
    
이러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공천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실형까지 선고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으며 이는 현 정권에게도 큰 정치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 국정원 특수활동비 재판의 문제점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에 대해 '뇌물죄는 무죄'로 보면서도 특가법상 국고손실죄로 6년형을 선고했다. 국고손실죄는 회계관계 직원 등이 횡령한 경우 가중처벌하는 ‘진정신분범’ 규정인데 박 전 대통령이 회계관계 직원도 아니며 공모한 증거도 없는 이상 어떻게 유죄가 될 수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이 전직 국정원장들의 재판에 자필로 작성하여 제출한 진술서가 모든 실체진실을 밝혀주는 것으로 본다.
        
"정치를 하면서 부정한 목적의 돈을 받아 사적 용도로 사용한 적이 없다. 이런 저의 성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국정원장들이 부정한 목적을 갖고 국정원의 예산을 저에게 지원할 수는 없다. 열악한 청와대 예산 속에서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을 위한 목적이거나 청와대 특수활동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았기에 이를 지원받아 사용하라고 지시했던 것이지 기껏 제 옷값이나 내려고 지원받은 게 아님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
       
결국 법원은 국정원 특수활동비의 청와대 지원에 대해 회계관계 직원의 경우에만 적용되는 특별규정을 무리하게 적용하여 터무니없는 6년형의 선고를 하였는데 이는 대법원에서 반드시 파기되어야 할 것이다.
  
     
3.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의 문제점
  
가. 과도한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
   
현행법상 플리바게닝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음에도 검찰은 이를 남용하고 법원도 플리바게닝에 의한 진술이 명백함에도 증언의 신빙성을 높이 인정하여 사실상 이를 방조하고 있다.
     
예컨데 김백준 총무기획관의 경우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기소가 되지 않고 구형도 최소화하는 조건으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많은 불리한 진술을 하였는데 이를 어떻게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가(김백준의 경우 삼성 소송비 대납 등은 모두 빠지고 오로지 국정원 특수활동비 4억원을 수수한 혐의만 기소되었는데 그나마 뇌물죄의 공동정범이 아니라 '방조'로 의율하여 3년형을 구형하고 벌금형의 경우 아예 '선고유예'를 구형했는데 이는 박 전 대통령의 3인방과 비추어 형평에 맞지 않다).
        
삼성 이학수 부회장의 경우도 다스 소송비 대납으로 60억이 넘는 뇌물을 제공하고도 이재용, 신동빈 회장과 달리 기소도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 진술을 신뢰할 수 있는가.
      
다스 관계자들의 진술도 마찬가지다. 김성우나 권승호 등 모든 전문 경영인들이 자기들이 기소되지 않는 조건으로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소유권을 인정하다면 이를 과연 믿을 수 있는가. 
      
결국 이 전 대통령의 수사와 재판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부분의 관련자들이 자신의 처벌을 면하기 위해 검찰과의 플리바게닝을 통해 진술을 하였고 그럼에도 법원이 이를 모두 유죄의 증거로 인정한 잘못이 있는 것이다
      
나. 다스 실소유주 인정의 문제점
    
형사재판의 경우 민사재판과 달리 개인의 소유권을 확정해주는 것이 본질이 아니며 소유권은 민사 법리에 의해 확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전 대통령이 가사 다스 경영과 이익 배분에 일부 관여하였다고 하여 이를 100% 법적 소유로 보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다.
   
법적으로 형사재판이 확정되어도 이 전 대통령이 형 이상은이나 처남 김재정의 처를 상대로 주식반환청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형사적으로는 실소유주로 처벌받고 민사적으로는 소유권도 되찾지 못한다면 이것이 과연 공정한 재판인가.
      
결국 이 전 대통령 재판의 경우 가족들이 소유권에 대한 아무런 법적 분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나서서 억지로 소유권을 찾아주는 것인데 이늗 형사재판의 본질에 반하고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다. 정치자금과 뇌물의 구별 문제
    
이팔성 등 대부분의 금전 수수건의 경우 실체진실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대선 전후에 이루어진 것으로 과거의 판례에 의하면 당연히 정치자긍법 위반 사건들이다. 그럼에도 검찰과 법원은 단지 정치자금법의 경우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어렵다는 이유로 뇌물로 의율했는 바 이는 명백히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정치자금법의 공소시효가 도과했다면 당연히 '공소권 없음'의 처분이나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지 어떻게 본질과 구성요건이 전혀 다른 뇌물로 의율할 수 있는가.
      
유력 후보자의 경우 대선과정에 수수한 금원을 모두 '사전수뢰죄'로 본다면 현 정권도 지지율 1위를 달린 이상 당연히 선거과정 중 수수 금원을 뇌물죄로 보아야 하는데 이것이 과연 타당한가.
     
결국 형사재판은 한 치의 자의도 발붙일 틈이 없는 정교한 논증으로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명쾌하고 공정한 결론이 내려져야 함에도 검찰과 법원은 과거의 판례와 달리 대선자금이나 공천헌금까지 모두 뇌물로 의율한 잘못이 있는 것이다.
  
라. 동일한 사건에 대한 반복 수사 문제
    
검찰 수사의 경우 법원의 판결과 달리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의 원칙, 즉 기판력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명백한 증거가 새로 나타나면 재수사는 가능하다. 그러나 명백히 새로운 증거가 나타난 것이 아니라 단지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수사가 끝없이 반복된다면 이는 끝없는 정치보복을 부를 뿐이다.
   
먼저 다스 수사의 경우 이 전 대통령은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음에도 검찰은 '실질적 소유권'이라는 비법률적 용어로 모든 임직원과 친인척들을 강압하여 어떻게든 이 전 대통령의 소유로 만들려고 특검 포함하여 무려 '다섯차례'나 무리한 수사를 강행했는 바 이는 명백히 '범죄'가 아니라 '사람'을 겨냥한 표적수사다.
   
아울러 애초 김경준의 사기 행각에 의해 피해를 본 분들이 고소한 내용, 즉 이 전 대통령이 직권을 남용하여 스위스 은행에서 다스가 우선적으로 변제를 받았다는 부분은 법리적으로 전혀 죄가 되지 않는 바 그렇다면 당연히 '고소 각하'를 해야지 이를 기화로 수사를 확대한 것은 명백한 별건수사다. (위 고소는 결국 법원에서 무죄판결이 선고됨)
   
결국 현 정권과 권력의 시녀인 검찰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행한 서거에 대한 한풀이로 처음부터 이 전 대통령을 표적으로 친인척, 오랜 측근, 재임 당시의 공직자들에 대해 무차별적인 초법적 수사를 진행하였는 바 이러한 정치보복 수사와 재판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것이다.
     
    
4. 결론
 
"최선의 복수는 적들과 다르게 되는 것이다."
   
스토아 철학자로 유명한 로마제국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명상록'에서 갈파한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 헌정사를 보면 '전 정권과 다르게 되려는 노력'보다는 '전 정권의 잘못을 단죄하려는 노력'에 치중하였고 이는 결국 새 정권의 실패로 귀결되었다. 그런데 현 정권의 경우 유난히 그 정도가 심하고 집요하다. 전 정권의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삼가고 또 삼가야 함에도 끝까지 내로남불의 정치보복으로 일관하고 있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는 것'은 불변의 진리인데 지금 두명의 전직 대통령 외에도 자유민주주의의 최일선 수호자들이 적폐로 매도되어 도대체 몇 명이 옥고를 치르고 있는가. 박근혜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까지 무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수사는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 정도로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가.
       
현 정권이 금과옥조로 내세우는 적폐청산이란 미래를 향한 시스템 개혁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 환부를 외과수술처럼 정확하고 신속하게 도려내는 수사여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수사는 어떠했는가? 과연 여론과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로지 법과 원칙, 팩트와 증거에 따라 지극히 공정하고 바르게 진행되었는가.
     
그동안의 수사는 한마디로 처음부터 특정인을 목표로 한 '표적수사', 악의적 피의사실 공표를 통한 '여론수사',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의 중심 세력을 적폐로 모는 '정치수사'였다. 오로지 보수정권을 겨냥하여 편견과 선입견으로 미리 결론을 내린 뒤 무리하고 강압적 수사를 통해 역으로 결론을 꿰맞추었으며,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인양 흘리고, 이를 통한 국민의 분노 여론을 수사에 역이용했다. 그리하여 과거 수차례의 수사와 재판으로 종결된 일들이 다시 들추어지고, 보수정권 하의 정책은 모두 악으로, 적폐대상으로 치부되기에 이르렀다.
     
독일의 법철학자 예링은 "저울이 없는 칼은 사실 그대로 폭력이고, 칼이 없는 저울은 법의 무기력"이라고 갈파했다. 그런데 현재의 수사와 재판을 보면 이미 저울은 고장나 멈춰버렸고, 칼은 죽은 권력에는 너무 예리하고, 살아 있는 권력에는 너무 무디다.
       
법치의 생명은 누가 뭐래도 어떤 정치 세력이 권력을 잡든, 어떤 검찰이 수사를 하든, 어떤 사법부 판사가 사건을 담당하든 '동일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는 국민들의 신뢰다. 어떤 세력이 정권을 잡는지, 어떤 검찰이 수사를 하는지, 어떤 판사가 재판을 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는 한 우리 사회는  아직 법치주의 사회라고 보긴 어렵다. 이제라도 우리는 권력과 여론에 의해 철저히 훼손된 법치의 회복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권력과 여론을 법 위에 두면서 진정한 법치를 구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일 뿐이다.
     
결론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경우 공천개입건의 2년형 최종 확정에 따라 대법원의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될 가능성은 없어졌지만 판결확정 즉시 사면되어야 한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도 도주의 우려가 없고 수사가 종료되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이상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석방하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
   
현 정권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도 2년의 수감 후 바로 사면된 사실을 전복후계(前覆後戒)의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더 이상의 정치보복의 여론 재판은 광장의 촛불에 불타버린 법치를 다시 한 번 죽이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과거의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국민 전체가 모두 화합하고 합심하여 미래를 향해 하나가 되어 나아가야 한다. 우리끼리 싸우면 우리가 상처를 입고, 과거와 현재가 싸우면 미래가 피해를 입는다는 신념으로 '국민대통합'을 위해 일로매진(一路邁進)해야 한다. 이념, 지역, 세대 등 많은 갈등 속에서도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할 때 절대로 열리지 않을 것 같은 문도 조금씩 열린다는 믿음으로 화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이 길만이 문 대통령이 '정치보복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훗날 고향으로 돌아가 평범한 시민이 되어 이웃과 정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 길만이 '분열과 증오'라는 진정한 적폐를 청산하여 자유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다.
 
 
 
 

[입력 : 2018-12-07]   서정욱 변호사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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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민주 변호사·리셋코리아 수사구조개혁분과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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