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1. 칼럼
  2. 서정욱의 시시비비

가짜뉴스와 전쟁 선포, 정권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인가?

"보수가 장악하고 있는 유튜브 1인 방송 탄압의 전주곡으로, 정권이 듣기 싫은 목소리는 차단하겠다는 불순한 의도"

글  서정욱 변호사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네이버 블로그
  • sns 공유
    • 메일보내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가짜뉴스 타파'를 명분으로 '정권에 대한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는 정부·여당의 시도가 도를 넘고 있다. 가짜뉴스에 대한 정권의 전방위적인 대응이 '언론과 표현의 자유'의 본질을 훼손할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개인 사생활뿐만 아니라 국가안보나 국가원수와 관련한 턱없는 가짜뉴스까지 나돈다. 검경과 방송통신위원회 등은 가짜뉴스를 신속히 수사하고 불법은 엄정히 처벌하라."
      
이낙연 국무총리가 2일 국무회의에서 한 발언이다.
     
“조가 성을 가진 사람이 임금이 된다(주초위왕·走肖爲王). 조선 중기 중종반정 이후 개혁정치를 펼치던 조광조를 죽음으로 내몬 대표적인 혹세무민의 가짜뉴스였다.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악의적인 가짜뉴스가 생산되고 유통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박상기 법무장관이 지난 3일 모 언론에 기고한 글이다.
    
“가짜뉴스, 댓글조작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가 아닌 사회통합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범죄행위다. 포털에 책임을 부여하는 것은 공정한 경제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재벌의 책임성을 법으로 명시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가짜정보 유통방지법'을 발의하면서 한 말이다.
     
현 정부, 가짜뉴스에 십자포화 퍼붓는 이유 
  
그렇다면 현 정권은 왜 이렇게 갑자기 전방위적으로 가짜뉴스에 대한 비판의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는가? 과거 보수정권 하의 가짜뉴스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침묵하다가 왜 이렇게 갑자기 진실의 사도로 변신해 가짜뉴스에 맹폭을 퍼붓고 있는가?
      
필자는 현 정권의 가짜뉴스에 대한 전쟁 선포를 결코 가짜뉴스로 인해 더 이상 '국민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하는 순수한 의도'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현 정권의 가짜뉴스 규제는 '보수가 장악하고 있는 유튜브 1인 방송 탄압의 전주곡'으로 정권이 듣기 싫은 목소리는 차단하겠다는 불순한 의도로 본다.
         
첫째, 그동안 가짜뉴스는 '좌파진영'이 압도적으로 많이, 악랄하게 조작해 왔음에도 이에 대해서는 어떠한 문제 제기도 하지 않고 있다.
 
세월호 7시간에 대한 박 대통령의 행적, 4대강 정비와 관련한 이 대통령의 부동산 취득, 천안함과 세월호의 침몰에 대한 괴담, 광우병과 원전에 대한 루머 등 그동안 좌파가 조장한 가짜뉴스가 도대체 얼마인가? 이러한 가짜뉴스들이 무차별적으로 퍼지면서 국론을 분열시킨 것이 도대체 얼마인가?
    
아무리 “한두 가지 거짓말은 그냥 거짓말이지만 세 가지 거짓말은 정치(히브리 속담)"라고 하지만 거짓 선동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속여 정치보복을 단행한 것이 도대체 몇 건인가?
      
현 정권이 가짜뉴스의 폐단에 대해 얘기하려면 바로 이러한 좌파진영의 가짜뉴스에 대해 먼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자숙하는 태도가 있어야 한다.
    
반성과 사과가 선행되지 않은 채 공권력만 앞세워 반대 진영을 탄압하는 것은 누가 봐도 정권을 보위하기 위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
    
둘째, 현 정권이 대표적인 가짜뉴스로 지적하는 것들 중 대부분이 '명백한 허위'로 판명되지 않았다.
   
현 정권이 가짜뉴스에 칼을 빼들고 나선 것은 유튜브 일부 채널에서 방송된 '문 대통령의 방미 푸대접설'과 '평양에서 건강 이상 징후설' '북한 퍼주기설' 등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쟁점들은 대부분 '주관적인 평가'의 영역으로 '객관적 팩트'를 확정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예컨대 '문 대통령의 건강이상설'을 제기한 보수 유튜브 '신의 한수' 보도 내용을 보자.
      
“우리는 진실 보도를 했습니다. 문재인의 건강 이상설, 정신건강 이상설. 사실 여러 사진에 찍혔고, 영상에 찍히지 않았습니까. 게다가 자기 이름도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사다리 게임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뿐만이 아니라 대한미국 대통령이라고 쓰기도 합니다, 방명록에는. 하여튼 이상합니다. 이상한 걸 이상하다고 얘기하는데 그게 가짜뉴스입니까?"
  
위 보도 내용이 가짜뉴스라고 단정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문 대통령이 면담 시마다 A4 메모를 보고 발언하는 것 등 여러 가지 정황으로 '치매설'을 제기했다고 해서 정확한 공인 감정을 받지 않는 이상 입증책임의 원칙상 어떻게 처벌하는가? '방미 푸대접설'과 '대북 퍼주기설' 등도 일부 오류가 있더라도 전체적인 취지가 사실과 일치한다면 처벌이 어려운 것 아닌가?
   
결국 객관적인 팩트 확정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권력의 주구(走狗)로 행동해온 검경의 처벌 강화는 일방적인 편파수사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비판에는 관대해야
   
셋째, 현행법으로도 가짜뉴스는 형법의 명예훼손죄나 전기통신기본법 등으로 충분히 처벌할 수 있다. 굳이 무리하게 새로운 입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부패한 공화국일수록 많은 법을 가지고 있고, 독재국가일수록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을 많이 가지고 있음은 로마 이래 역사적 진리다(타키투스). 현 정권은 이 점을 깊이 명심해 기존 법의 보완은 별론으로 새로운 입법에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필자도 가짜뉴스는 개인의 의사와 사회여론의 형성을 왜곡하고, 나와 다른 계층이나 집단에 대한 증오를 야기해 사회통합을 흔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민주주의 교란범이기 때문에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 있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비판에는 한없이 관대해야 한다. '권력'에 대한 비판은 가슴이 아플 정도로 따끔하거나 조금 지나친 면이 있더라도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 있어 정권에 대한 지지에 관계없이 대공지정(大公至正)해야 한다. 가짜뉴스 판별과 처벌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정치적 지지 여부에 따라 편향된 칼을 휘드르면 언론·표현의 자유는 위축되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는 건전한 공론화 장까지 막히기 때문이다.
   
“백성이 나를 비판한 내용이 옳다면 그것은 나의 잘못이니 처벌해서는 안 되는 것이오. 설령 오해와 그릇된 마음으로 나를 비판했다고 해도 그런 마음을 아예 품지 않도록 만들지 못한 내 책임이 있는 것이니 어찌 백성을 탓할 것인가."
“조선의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다 내 탓이오. 꽃이 지고(가뭄), 홍수가 나고, 벼락이 떨어져도 내 책임이오. 그게 임금이며 그 어떠한 변명도 필요 없는 자리 그게 바로 조선의 임금이라는 자리이니라."
  
현 정권은 민족 역사상 최고의 성군으로 추앙받는 세종대왕의 어록을 깊이 새겨 국민의 탓을 하기 전에 스스로부터 겸허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국민의 비판이 정당하면 당연히 받아들이고, 설령 오해와 그릇된 마음으로 비판했다고 해도 그런 마음을 아예 품지 않도록 만들지 못한 책임이 정권에 있는 것이니 결코 국민을 탓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입력 : 2018-10-06]   서정욱 변호사 more article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네이버 블로그
  • sns 공유
    • 메일보내기
Copyright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서정욱 변호사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리셋코리아 수사구조개혁분과 위원
독자댓글
스팸방지 [필수입력] 왼쪽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포토뉴스

Future Society & Special Section

  • 미래희망전략
  • 핫뉴스브리핑
  • 생명이 미래다
  • 정책정보뉴스
  • 지역이 희망이다
  • 미래환경전략
  • 클릭 한 컷
  • 경제산업전략
  • 한반도정세
뉴시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