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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모르고 루브르에 가다니

루브르의 작품을 모두 보려면 얼만큼의 시간이 걸릴까?

루브르 제대로 즐기기2

글  이수정 아인아르스 대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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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루브르 박물관. 사진=소쿠리패스
  
두근두근 설레는 맘으로 루브르를 방문했지만 관람을 마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힘들다' 일 것이다. 단체 여행을 갔을 경우 관람을 위해 주어지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우리의 흥미를 끄는 작품은 고작 열 개 남짓, (미술애호가와 전문가 제외) 그나마도 6만500㎡의 공간에 뿔뿔이 흩어져 있으니 말이다.
    
루브르를 세 시간 정도 돌고 났더니 다른 사람은 멀쩡한 것 같은데 나는 다리 아프고, 토 나올 것 같고 머리가 빙빙 돈다 해도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지 말기를. ‘Museum Legs(미술관 다리)’라는 말이 있다. 가만히 서 있기와 천천히 걷기가 반복된 후 생기는 다리 통증이다. 누구나 다 그러니 안심하자. 이건 남편이나 남친들이 아내나 여친과 함께 쇼핑을 하며 느끼게 된다는 ‘Mall Feet(쇼핑몰 발)’과 유사한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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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왕립미술관에서 본 관람자용 의자, 접어서 들고 다니다가 그림 앞에서 펼쳐 앉을 수 있다. 미술관에서 대여해주는 듯.
  
 
루브르 박물관의 면적 6만500㎡가 어느 정도냐고? 이해하기 쉽게 평수로 말하자면 1만8000평이다. 이는 전시관 내부만의 면적이고 외부 공간까지 포함한다면 6만3000평 정도 된다.
     
여기서 쓸데없는 계산을 한 번 해보려 한다. 한국 사람들이 프랑스를 간다는 것은 독일 사람이나 스페인 사람이 프랑스를 가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항공권의 압박 때문이다. 물론 우리 모두가 기대하듯 대한민국의 철도가 유라시아 철도와 연결된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지겠지만 그 또한 시간의 압박 때문에 역시나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니 한 번 간 유럽여행, '언제 또 와볼 것인가' 하는 마음으로 루브르 박물관의 모든 작품을 눈에 담고자 한다면 과연 얼마만큼의 시간이 소요될까?
   
루브르 박물관은 38만 점의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고, 이 중 3만5000점이 전시돼 있다. 하나의 작품 앞에서 1분씩만 감상을 한다고 가정하면 전체 작품을 다 보는데 3만5000분 즉 583.3시간이 소요된다. 밥도 안 먹고 잠도 안자고 24시간 내내 관람만 한다면 24.3일이 걸린다. 12시간 동안 관람한다면 48.6일, 하루에 6시간을 관람한다면 97.2일, 하루에 3시간을 감관람다면 194.4일이 걸린다.
    
그러나 어느 누가 생업을 접고 미술관에만 가 있을 수 있는가? (정말 그러고 싶지만) 1년에 한 번 여행을 가서 하루 3시간씩 3일 동안 관람한다고 가정하면 루브르에 전시된 작품을 다 보는데 64.8년이 걸리는 것이다.
      
그러니 만약 루브르 박물관에 갈 계획이 있다면 적어도 내가 루브르에 왜 가는지, 가서 무엇을 보고 싶은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요즘엔 작은 물건을 하나 구입해도 ‘가성비’와 ‘가심비’를 따지지 않는가? 가격 대비 성능,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을 말하는 이런 신조어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인류의 역사와 예술의 보고인 루브르에서 ‘모나리자’만 보고 “에개~ 이렇게 작아?"라는 감상과 인증샷 한 컷만을 건진다면 너무 아쉽지 않은가? 1~2만원짜리 물건을 사면서 가성비를 따지는 당신이라면 2만원 남짓한 루브르 입장료의 가심비도를 고려해보자. 나의 관심과 준비에 따라 가심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다분히 개인적 결론이지만 루브르는 세상에서 가심비가 가장 높은 장소일 거라는데 내 손모가지를 건다. (표현이 좀 과격해졌다. 루브르로 휴가 못 간 스트레스인 듯!)
      
루브르 박물관은 지난 글에서 이야기한 3개의 전시관에 여덟 개의 전시 부문으로 나뉘어서 분야별 전문가들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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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 개선문, 에펠탑, 노트르담 사원. 프랑스 파리는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도시다. 사진=뉴시스
  
  
지난 글: 루브르 박물관의 구조 이해
 
루브르 박물관은 3개 전시관에 여덟 개의 전시 부분이 있다.
    
1. 이집트 유물
 
기원전 4천 년부터 기원후 4세기에 이르는 나일 강 유역의 이집트 문명 유물 5만 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집트 유물 컬렉션의 기원은 프랑스 왕실의 컬렉션이지만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 당시 도미니끄 비방 드농(드농관 이름의 주인공)을 동반하여 중요한 이집트 유물들을 발굴하고 작품들을 프랑스로 가져오며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 기원전 2천 년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스핑크스>와 파피루스, 미라, 의복과 보석, 악기, 무기에 이르는 방대한 컬렉션을 통해 이집트인들의 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2. 근동 유물
 
이슬람의 공격을 받기 전 근동 지역의 초기 문명과 정착 모습들을 볼 수 있다. 근동지역은 레반트 지역(지금의 시리아와 레바논), 메소포타미아 지역, 페르시아 지역을 말하며 각각의 지역을 구분하여 컬렉션하고 있다. 우리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잘 알고 있는 함무라비 법전이 이 컬렉션에 있다. 참고로 함무라비 법전의 주요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아내가 다른 남자 때문에 자기 남편을 죽게 하였으면, 그녀를 말뚝으로 찔러 죽인다. 아들이 자기의 아버지를 때렸으면 그의 손을 자른다. 평민이 귀족의 눈을 뺀 자는 그 눈을 뺀다. 귀족이 자기와 같은 계급인 귀족의 이를 부러뜨렸다면 그의 이도 부러뜨릴 것이다."
 
사실 지난 두 번의 루브르 관람 시 자세히 확인해보지 못한 부분인데, 위의 함무라비 법전의 내용에서 주어를 바꾸어도 같은 법의 적용이 되는지가 무척 궁금해졌다. 남편이 다른 여자 때문에 자기 아내를 죽게 하였다면? 아버지가 자기 아들을 때렸다면? 귀족이 평민의 눈을 뺐다면? 똑같이 법이 적용되었을까?
 
3. 그리스, 에트루리아(이탈리아 에트루리아 지역에 살던 고대 민족), 로마 유물
 
우리에게 유명한 <밀로의 비너스>, <사모트라케의 니케>, <보르게스의 검투사>, <아그리파의 두상>이 포함된 대리석 조각들이 주를 이루는 이 컬렉션은 신석기시대부터 6세기까지 지중해 연안 지역의 작품들이다. 얼마나 유명한지는 밀로의 비너스는 속옷 브랜드의 심벌로, 사모트라케의 니케는 스포츠 용품의 이름으로, 보르게스의 검투사와 아그리파의 두상은 미술학도가 되기 위해 주야장천 그리는 석고상의 투우사와 아그리파로 익숙한 조각들이다.
  
4. 이슬람 미술
 
1300년간에 걸친 이슬람 문화의 유물로 오천 점 이상의 작품과 천 개 정도의 사금파리(사기그릇의 깨어진 조각이란 뜻으로 순우리말) 조각들이 있다. 본래 장식 미술 부문의 한 분야로 존재하다가 2003년 독자적인 부문으로 컬렉션이 되었다. 페르시아의 서정시인 피르다우시의 대작 서사시 <샤나 메 Shahnameh)>의 원고 세 페이지와 <바르베리니 화병> 등이 있다.
  
5. 조각
  
그리스, 에트루리아, 로마 부문에 속하지 않은 조각품들 중 1850년 이전에 제작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1850년 이후의 조각 작품들은 오르세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1850년대 이전 작품들도 두 파트로 나뉘어 전시되고 있는데, 프랑스 작품들은 리설리외관에, 그 외 작품들은 드농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루브르에서 인파에 밀려 자연스럽게 도착하게 되는 미켈란젤로의 <죽어가는 노예>와 카노바의 <에로스와 프시케>등이 이 부문의 작품들이다.
 
6. 장식미술
 
중세부터 19세기 중반까지의 작품들이 있다. 초기에는 화병들과 청동 제품들을 전시하다가 다른 컬렉션을 구입하거나 프랑스 화가 피에르 레브와의 기증을 통해 더욱 풍부해졌다. 리슐리에관 1층과 아폴론 갤러리에 전시되어 있다.
 
7. 회화
 
1848년부터 13세기까지의 작품들 약 6천 점이 소장되어 있다. 2/3 정도가 프랑스 화가들의 작품이며 북유럽 작품들이 천 이백 점 이상이다. 이탈리아의 회화 작품들은 프랑수아 1세와 루이 14세의 유품들, 나폴레옹 시대에 약탈한 후 반환하지 않은 전리품들과 박물관이 구입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프랑수아 1세는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 같은 이탈리아 거장들을 후원하고 그들로부터 많은 명화들을 제공받았다. 말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자신의 궁정으로 데려오기도 했다. 모나리자가 루브르 박물관에 있게 된 이유다.
 
다비드의 <나폴레옹 대관식>,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베르메르의 <레이스 짜는 여인>, <천문학자>, 렘브란트의 <엠마우스에서의 저녁식사>, <목욕하는 밧세바>등 프랑스와 북유럽 작품들은 리슐리 외관과 카레 궁정에 전시되어 있고, 만테냐의 <골고다 언덕>, 벨리니의 <골고다 언덕>, 다빈치의 <모나리자>, <성모자와 성안나>, <세례 요한>, 카라바조의 <점쟁이>, <성모의 죽음>, 티치아노의 <전원의 주악>, <가시 면류관>등스페인과 이탈리아 회화들은 드농관 1층에서 볼 수 있다.
 
8. 판화와 소묘
 
1만4000개의 왕실 구리 인쇄판, 4만 점의 판화, 3천 점의 소묘, 5천 권의 일러스트 북 등이 있다. 종이가 쉽게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플로라 별관에 따로 전시, 관리되고 있다.
 
 

[입력 : 2019-02-17]   이수정 아인아르스 대표·작가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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