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 육아휴직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OECD 회원국과의 격차 큰 편이라고 한다. 스웨덴, 아이슬란드, 포르투갈, 노르웨이는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중이 40~45% 수준인데 부모가 거의 대등하게 육아휴직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육아휴직 사용자 중 남성의 비중이 2016년 8.5%에서 2018년 17.8%로 급증하고 있으나 OECD국가 중에서는 여전히 남성 육아휴직 참여율이 낮은 수준이라는 김 연구원의 평가다.
남성 육아휴직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육아휴직의 주된 사유(1+2순위)로 ‘배우자와 육아부담을 나누기 위해서(68.4%)’가 가장 많았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57%)’가 그 다음을 차지했다.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는 개인의 행복도, 배우자 만족도, 가족간 친밀감 상승 등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매우 중요한 사회적 의미와 영향력을 가진다. 김 책임연구원은 “남성이 육아휴직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은 사회일수록 출산 후 여성의 경제활동과 경력유지가 가능해짐에 따라 생산성 향상과 자녀출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그렇다면 육아휴직의 장애물은 과연 뭘까. 요컨대 ‘소득감소’와 ‘주변의 시선’을 들 수 있다. 남성 근로자가 육아휴직 사용에 부담을 느끼는 주된 사유(1+2순위)는 ‘육아휴직으로 인한 소득감소 (64.8%)’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승진 등 직장 내 경쟁력에서 뒤쳐짐(35.7%)’, ‘동료들의 업무부담(29.7%)’,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부정적 시선(28.6%)’ 순으로 집계됐다. 김 책임연구원은 “남녀를 불문하고 육아휴직 시 소득감소에 따른 경제적 문제, 복직 후 인사고과나 평가에 있어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육아휴직 사용을 주저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우리나라는 남성 육아휴직 기간이 52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길지만 소득대체율은 32.9%에 불과해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낮은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고 말했다.
참고로 육아휴직자 중 남성이 45%를 차지하는 스웨덴은 남성 육아휴직기간이 12.9주(週)로 우리나라(52주)에 비해 더 짧지만 육아휴직기간 동안 소득대체율이 75%에 달한다. 실제 육아휴직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육아휴직기간을 늘리는 것보다 육아휴직기간 동안 소득대체율을 더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김은혜 책임연구원은 “남성 육아휴직 보너스제도,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 복합적인 시행을 통해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