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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고령·저출생
  2. 저출산

0.98과 143,000,000,000,000

"인구 구조 변동이 초래할 미래 이슈에 관심 가져야"

글  박기태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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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제8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김상희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우리에게 익숙한 두 개의 숫자가 있다.
‘0.98.’ 2018년의 잠정 합계출산율인 이 숫자에 따르면 한 여성은 가임기(15세-49세) 동안 1명도 채 안 되는 아이를 출산할 것이다.

   
또 다른 숫자 143조.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한 예산 총액이다. 단순한 숫자를 사용해 우리는 인구 변동이 가져올 사회 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대응할 정책을 만들고 있다.
 
많은 연구기관은 저출산·고령화 현상의 심화로 인해 인구 규모의 감소가 곧 시작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부 역시 인구 감소를 초래할 주요 동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저출산 현상에 지속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사회 시스템의 대부분은 신생아 수가 60만 명 이상이었던 시기에 형성된 것이다. 벚꽃 피는 순서로 사라질 것이라는 대학도, 60만 명에 이르는 상비군의 규모도, 낸 만큼 돌려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어린 시선을 받고 있는 연금 체계, 이 모두가 구축된 시스템과 실제 인구 현상 사이의 나날이 커지는 간극을 보여주고 있다.
 
저출산 추세의 고착화와 여성 인구의 감소는 출생아 수를 계속해서 감소시키고 있으며 기대수명 연장에 따라 노년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구 문제와 그로 인한 사회 구조 변화의 핵심은 단순히 인구 감소나 고령 인구의 증가만은 아닐 것이다. 인구 규모의 변동을 넘어 인구 구성 변화의 방향과 속도의 문제가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직접적인 출산율 부양 정책에서 삶의 질 향상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었지만 미래에 발현할 인구 관련 이슈는 여전히 간과되는 부분이 있다. 인구 감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감소 시점에 대한 예측을 넘어 인구 구조 자체의 변화와 이후 발생할 새로운 사회 이슈에 대한 관심의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는 간과되고 있지만 인구 구조의 변화로 인해 우리가 곧 대면할 이슈는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로 가족 형성 방식과 가족 구성원의 정의에 대한 급격한 변화가 있다. 1인 가구는 계속해서 증가하여 대한민국의 주된 가구형태가 되었다. 또한 혼인과 혈연을 매개로 하는 전통적인 가족 형성의 방식을 넘어 느슨한 형태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가족이 생기고 있다.
 
결혼의 대안으로 동거가 확산되고 있으며 서로 간섭하지 않고 독립된 주거지에서 살아가지만 필요에 따라 상대의 집에서 머무르는 '함께 따로 살기'(Living apart together)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가족이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혼인을 전제로 한 현재의 가족 형성 시스템에서 1인 가구는 어떻게 볼 것인가? 법률적으로는 비혼인 관계인 동거 또는 따로 함께 살기에서 태어난 자녀들에 대해 사회는 어떤 권리를 보장할 수 있을까? 현재의 시스템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는 개인과 공동체의 변화와 관련된 이슈가 곧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로 인구 고령화와 노동가능인구의 감소로 인한 급격한 부양비의 변동 가능성과 그에 따른 이슈가 있다. 본격적으로 인구 노령화가 시작되기 이전 우리나라는 출산율의 저하로 유소년 부양비는 감소했지만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동시장에서 은퇴하지 않은 덕분에 높지 않은 노인 부양비를 가진 국가였다.
 
그러나 저출산의 누적으로 일할 사람은 줄고 베이비부머의 은퇴에 따라 부양해야 할 노년층이 증가함에 따라 노인 부양비는 급증하고 있다. 급증하는 노인 부양비에 대해 자동화와 인공지능의 발전은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경우 소득이 없어 소비를 할 수 없는 사람이 생겨나며 그와는 반대로 로봇을 소유한 사람에게 부가 집중될 수 있다.
 
또한 현재의 조세 시스템은 부를 창출하는 근원이 될 수 있는 로봇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 살펴보지 못하는 이슈가 미래에는 계속해서 생겨날 수 있다.
 
세 번째로 한국 사회의 다문화 사회화가 있다. 결혼 시장 내 성별 불균형으로 인해 2000년대부터 혼인이주여성이 급격히 늘어났고 최근에는 국제결혼 부부의 출산을 통해 다문화 청소년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다문화 청소년이 성인이 되어 한국 주류 사회에 진입할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다문화 청소년은 그들이 갖는 이중언어와 같은 자원을 활용해 성장 동력의 한계에 다다른 대한민국의 새로운 리더가 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세계화로 국가 간 인구 이동은 증가하고 있고 한국 사회는 노동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이주노동자를 받아들여야 할 가능성이 큰데 언어와 문화가 완전히 다른 사람들과 우리는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 이주노동자가 없이 경제가 운영되기 힘든 상황이 되기 이전에 미래를 내다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각 세대를 구성하는 인구 사이의 불균형으로 발생할 사회 변동은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비용의 청구서로 다가올 것이다. 인구 관련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세금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고 더 많은 사회 갈등을 직면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유래 없는 인구 구조의 급격한 변화는 우리 사회를 붕괴시킬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한국 사회는 인구 구조 변동에서 기인한 사회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미래에 적응하여 사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실질적 인구감소는 2029년부터 발생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10년이라는 짧지만 긴 시간이 남아있다.
 
우리가 곧 대면할 인구 관련 현상에 대해서도 미래적 관점을 갖고 주목한다면 충분히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살만한 세상을 만들고 변화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 현재적 입장에서 인구 변동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다음 세대에 일어난 변동까지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입력 : 2019-08-19]   박기태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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