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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등록금 동결로 지방대학 위기...“벚꽃 피는 순서대로? 한꺼번에 무너질 것"

생존 기로에 선 지방대학들...“대학 설립자에게 출연금 일부 돌려주는 등 장치 마련돼야”

글  백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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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작년 봄 전남 광주 지역의 한 대학 총장에게서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없어질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특히 지방 사립대학의 학생 수가 줄면서 재정이 급격히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대학이 망할 것인데 ‘벚꽃 피는’ 순서대로 없어질 것이라는 자조적 표현이었다.
      
1년 사이 상황이 더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5월 24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방대학의 재정난 때문에 학교 운영이 힘들어 서울 소재 대학에 지방대학을 인수해 달라고 제안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김연주 조선일보 교육팀장은 기사를 통해 “지방의 일부 사립대가 ‘재정난이 너무 심각해 학교 운영을 못 하겠다’고 아우성"이라고 썼다.

   
대학들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은 10년 넘게 등록금이 동결됐고,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어 등록금 수입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육부는 신입생 충원율이 낮고 평가 점수가 낮은 대학에 대해 '부실대학 판정'을 내리고 재정 지원을 끊는데 앞으로 상황은 더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다.
  
현재 교육부는 2년 후인 2021년 전체 4년제 대학 191곳, 전문대 137곳 중 38곳이 신입생을 단 한 명도 못 뽑고 문을 닫을 것으로 예측한다. 지난해 전국 대학 모집 정원(48만3000명)이 그대로 유지되면 2021학년도엔 고교 졸업생보다 대학 정원이 5만6000명 많아진다. 수십 개 대학이 도산 직전에 있는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영남지역의 한 대학 법인 관계자는 “가장 힘든 건 재정난이다. 정부가 등록금을 10년 넘게 동결하니 매년 적자다. 적립금 없고 등록금 수입이 전부라 직원 연봉 깎아 적자를 메워 왔다"면서 "정부가 '등록금 올리라'고 해도 이제 못 올린다. 지방대가 등록금까지 비싸면 누가 오겠나"라고 했다.
 
그는 또 “자구책으로 학과 구조조정을 해도 문제"라며 “얼마 전 과(科)를 하나 없앴는데 다니던 학생들 졸업할 때까지 수업을 보장해 줘야 한다. 학생은 2~3명인데 교수 월급은 그대로 나간다. 상황이 이러한데 교수, 직원들은 자기 밥그릇 다툼만 하지, 대학이 어떻게 되든지 상관 안 한다. 답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신입생을 뽑아놔도 1년에 수백 명씩 다른 대학으로 간다"며 "군대 가면 애들이 안 돌아온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들이 망한다'는 건 옛말이다. 한꺼번에 우르르 쓰러질 것"이라고 했다.
    
호남지역의 한 대학총장은 “등록금 수입이 100이면, 지출이 115다. 학생들 교육에 새로 투자하는 건 꿈도 못 꾸고 현상 유지도 겨우겨우 한다"며 “상황이 너무 어려워 직원 급여를 일주일, 한 달씩 늦게 줄 때도 있다. 사업하는 사람들이 급한 불 끄는 식이다. 우리뿐 아니라 이런 대학들이 비일비재하다"고 토로했다.
    
교육부는 지난 2013년부터 학생 인구 감소에 대비해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해왔지만, 실적은 지지부진하다고 한다. 2000년 이후 지금까지 문을 닫은 대학은 16곳뿐인데 정부가 강제로 부실 대학 문을 닫게 하거나, 부실 대학들이 스스로 문을 닫을 수 있게 유도하는 법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부실한 대학이 스스로 정리할 수 있도록 설립자에게 출연금의 일부를 돌려주는 등의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거 소규모 초·중·고교 통·폐합을 유도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법인 해산 시 설립자에게 출연금 일부를 장려금으로 돌려주고 잔여 재산을 공익법인 설립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이런 사례를 대학에 한시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력 : 2019-05-24]   백두원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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