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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생식학적 환갑은 만35세?

-- 고령여성이 임신이 잘 안 되는 이유

글  온라인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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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pixabay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여자 나이 스물에서 ’ㅂ’만 들어가면 골칫덩어리라고 했다. 스물 여덟은 바겐세일, 스물 아홉은 파격세일, 서른부터는 ’사은품 증정’이라는 유행 농담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은 바야흐로 여풍(女風)시대다. 여성들이 예전처럼 결혼을 인생의 목표로 삼지 않고 사회적 성공과 부를 꿈꾼다. 일명 직딩여성이 날로 늘고 있는 것. 세태가 이렇다 보니 결혼을 생각하는 나이가 예전에 비해 자꾸 높아지고 있다. 요즘 버진로드를 걷는 신부들 중에는 30대가 비일비재하다.  

지난 6월, 서울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여성의 초혼연령은 1993년 25.7세에서 2014년 30.4세로 껑충 뛰었다. 결혼 연령이 높아지자 여성이 아이를 갖는 나이도 자연스레 높아졌다. 때문에 산부인과에서 30대 중반에서 많게는 40대중반의 임산부를 만나는 일이 흔해졌다.

2008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임신부 가운데 14.3%가 만 35세 이상의 고령 임신부였다.

산부인과 의사들 사이에 고령임산부 증가에 대해 걱정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여성은 30세를 넘기는 순간부터 생식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영국의 인공수정배아관리국은 만 35세 여성의 생식능력은 25세인 여성의 절반 정도이고, 40세는 35세의 절반정도로 생식능력이 떨어져 임신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과연 여성의 생식력은 나이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몇살부터 임신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일까. 

생명잉태에 있어서 또한 여성의 수태력을 가늠할 때 가장 중요하게 거론되는 것은 난자와 자궁이다. 이유인즉 정자는 죽는 그날까지 무한리필(자기복제) 제작이라면, 난자는 한정소멸, 즉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온 난자를 평생 사용하면서 소멸시키는 체제라고 보면 된다. 폐경은 ’더이상 생식에 관여할 난자가 없음’인 것이다.

DNA(유전자) 50%를 보태게 되는 정자에 비해 난자는 유전자(DNA) 50%는 물론이고 세포분열의 책임(미토콘드리아)과 세포의 재료(세포질)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이 있어서 난자의 상태는 생명잉태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은 엄마 배 속에서 잉태될 때부터 난자가 만들어지고 태어나면서 평생 사용할 난자를 갖고 나온다. 태어날 당시 20~30만개 난자가 이미 확보되어 있는 셈. 사춘기에서부터 폐경까지 무려 35년~40년간 매달 난자를 키워서 배란시켜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운명이다. 하지만 평생토록 생명잉태를 위해서 배란이 될 난자는 겨우 450~500여개. 여성의 난소에 20~30만개의 난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매달 1개의 우성 난자만이 최종 선발하기 위해 100여개 이상 난자가 자라는 세스템이다 보니 결국 폐경 때가 되면 모두 소진해 버리는 것이다.

난자는 질 좋은 난자부터 우선적으로 배란이 된다고 한다. 따라서 초경으로부터 10년까지가 가장 질 좋은 난자가 배란이 되고, 초경으로부터 20년째가 되면 질 좋은 난자를 절반 이상 소진해 버리는 꼴이 된다. 

결국 여성 나이가 35세 이상이 되면 난소에 좋은 난자도 일부 남아있겠지만 염색체 이상 등의 상태가 좋지 않은 불량난자들이 더 많이 남겨져 있게 된다고 계산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35세 이후부터는 생식관련 호르몬 분비도 예전같지 않아서 임신율이 그 이전에 비해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35세 넘은 산모의 경우 다운증후군, 에드워드증후군, 파타우증후군 등 염색체 이상으로 생기는 기형아 발생비율이 높아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통계상, 다운증후군의 경우 임신부 1000명당 한 명꼴로 태어난다. 임신부가 만 33세일 경우에는 1000명당 2명, 35세일 경우는 1000명당 3~4명, 40세 이상일 경우 1000명당 10명꼴로 급격하게 증가한다.

고령산모의 경우 자연유산 위험도가 부쩍 증가한다. 만 30세 미만의 자연유산율은 5%에 불과하다면, 30대 초반에는 8%, 후반에는 16%로 증가하고, 40대가 되면 한 살 많아질 때마다 그 가능성이 10~20%씩 늘어난다. 급기야 44~46세에는 자연유산 위험도가 60%에 육박한다.

이 모든 것이 여성의 나이가 많아짐으로 해서 건강하지 않은 난자로 수정이 이루어졌기 때문일 수 있다. 아무래도 염색체에 문제가 있는 난자가 수정이 되면 자궁에서 잘 착상이 되었다고 해도 건강한 태아로 성장할 가능성이 줄고 결국 유산으로 이어지기 쉽다. 정자 역시도 건강하지 않은 정보(염색체, 유전자)를 담고 있다면 난자가 아무리 건강하더라도 유산 등으로 종결될 수 있다.

마리아의료재단 허창영 부원장은 "산부인과 교과에서는 여성에게 만 35세는 reproductive infléction(생식력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적혀 있다"며 "여자 나이 35세가 넘으면 호르몬 분비가 자꾸 줄어들고 몸과 마음 컨디션에 따라 배란 불균형이 올 수 있고, 인슐린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몸에 활성산소가 늘어나면서 항산화기능이 떨어져서 세포가 노화되기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34세 이전에 없던 임신방해요인(자궁내막증, 자궁근종, 다낭성 등 각종 질환)이 생길 수 있기에 건강한 난자가 키워져서 배란이 되고 수정이 된다고 해도 자궁내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임신율이 그 이전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 부원장의 설명을 종합하자면, "임신을 위한 최적의 나이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시대적 흐름으로 비현실적인 일"이라며 "늦어도 35세까지는 왠만하면 출산을 완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수의 불임의사들은 "여성의 생식학적 환갑 나이는 45살"이라고 말했다.여성의 경우 매달 난자가 키워지고 배란이 되어서 생리를 꼬박꼬박 하고 있다고 해도 사실상 45살부터는 자연난임의 나이이며, 수태와 출산을 무사히 할 수 있는 생식력을 갖춘 몸이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고령임신은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남성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에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20~30대에는 남성의 정관에 성숙한 정자가 포함될 가능성이 90%인데 반해, 만 40세가 넘으면 50%로 떨어진다는 것. 또한 정자의 운동성도 나이가 들수록 현저히 떨어지고 정자의 질도 급격히 줄어든다. 40세 이상의 남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에게서 내장역위증, 언청이, 심장기형, 대혈관 기형 등의 발생비율이 높은 그 이유다. 

 

 

 

 

 

   
▲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중 임신소식을 듣는 40대 부부


한편, 고령임신이 무조건 위험하다고 단정지을 순 없다. 수많은 고령여성들이 40대에 임신과 출산을 무사히 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고령임산부가 위험하다는 것은 통계일 뿐이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레베카 스타크 박사는 “건강한 40대 여성의 임신이 건강한 20대 여성의 임신보다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건강한 식단과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한 몸을 유지해온 여성이라면 크게 문제될 것 없다”고 설명했다.
레베카 스타크 박사는 “대부분 고령임신범위에 속하는 상당수 여성들이 특별한 문제없이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없다”고 덧붙였다.

출산문화연구소 박문일 소장은 “고령임신일수록 아내보다 남편이 더 몸관리를 해야한다”면서 “여성은 임신을 위해 몸관리를 철저히 하는 편이지만 남성들은 그렇지 않다”고 우려했다.

박 소장은 “남자는 생식능력이 떨어지는 속도가 여자에 비해 더디기 때문에 건강한 아기를 낳으려면 남성의 노력이 더 효과적”이라며 “고령임신을 더 위험하게 만드는 것은 불안감과 우울증”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나이가 많은 가임부부라면 너무 걱정하지 말고 즐겁고 낙천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 그래야 건강한 정자와 난자가 수정이 될 수 있어서 임신율이 더 높아지고, 건강한 태아를 무사히 출산할 수 있다는 거였다.  <끝>

[입력 : 2016-10-21]   온라인편집부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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