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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이요법·운동·적절한 약물요법 병행이 중요

약 반응 환자마다 천차만별...고혈압·고질혈증·당뇨병 약 복용 두려워 말아야

글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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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질환을 앓을 때 약을 반드시 먹어야 할까. 권용욱  AG클리닉 원장은 자신의 환자를 예로 들며 이렇게 설명했다. 환자 A씨가 권 원장을 찾아와 “약 복용 이외에 방법이 없겠느냐, 약을 한 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데 꼭 먹어야 하느냐, 부작용은 없느냐"고 우려를 표했다. A씨의 말을 듣고 권 원장은 “당장 의사의 진단을 믿고 약을 복용하라"고 말했다. 혈압약 복용을 늦춰서 생기는 심장과 혈관에 생기는 합병증으로 인한 손해가 약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이나 불편함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권 원장도 약은 되도록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슈퍼마켓에서도 살 수 있는 소화제나 두통약 등은 덜하지만, 항생제 부작용은 익히 알려져 있다. 항생제를 자주 복용하면 우리 몸은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긴다. 몸이 아파서 항생제를 먹는데 그 약이 듣지 않아 병이 좀처럼 낫지 않는 것이다.
    

권용욱  AG클리닉 원장에 따르면, 특히 감기처럼 항생제를 굳이 복용할 필요 없는데 항생제를 자주 복용해, 정작 항생제가 필요한 감염에 걸렸을 때 약이 듣지 않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박테리아는 항생제에 노출되면 대부분 죽지만 완전히 박멸되지 않을 경우 일부가 살아남고, 이것이 반복되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항생제 침투를 막거나 항생제 분해효소를 만드는 등으로 항생제 활동을 방해한다. 이것을 ‘내성’이라고 한다.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면 그보다 강한 항생제를 사용하는데, 여기에도 내성이 생기면 최고 강한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최고 강한 항생제에도 내성이 생긴 박테리아를 슈퍼박테리아라고 한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순간을 위해 항생제, 항바이러스제는 감기 등의 가벼운 질병에는 복용하지 않고 아껴두는 것이 좋다. 그러나 아무리 항생제 복용을 조심하려고 해도, 각종 농수산물에 섞여 몸속으로 들어오는 바이러스를 피하기 어려우니 이래저래 항생제 오남용에 의한 내성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과거에는 감기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에 항생제를 많이 처방하는 의사가 있었다. 약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부작용을 겪은 것도 사실이었다. 지금도 항생제를 많이 투여하는 의사들이 있다. 오죽하면 《약이 사람을 죽인다》는 제목의 책이 있을 정도다. 이는 ‘약화사고’(약에 의한 화)의 위험성을 지적한 책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의료 시스템은 항생제를 남용하거나 지나치게 많이 처방하는 의사를 공개하는 등 시스템적으로 예방·관리하기 때문에 약물 오남용에 의한 약화사고는 걱정할 필요 없다. 물론 약물을 오남용하지 않고 꼭 필요한 경우 처방했는데도 효과가 적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수는 있다. 어쨌든 환자들은 의사의 처방을 잘 따르는 것이 건강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다.
     

권 원장은 약 복용을 꺼리는 환자들에게 자세히 설명하지만, 약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히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의사는 환자가 약을 복용했을 때 얻는 이득, 또는 손해와 번거로움, 비용 등을 모두 감안한 뒤에 약을 처방한다. 모든 상황을 감안했을 때, 환자가 약을 복용하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에 처방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겁을 내거나 잘못된 상식을 앞세워 약 복용을 꺼리면 안 된다.
     

권 원장에게 “고혈압약은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면서요?"라고 물은 A씨 같은 환자는 숱하게 만난다. 어떤 약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평생 중요한 부분을 약이 담당하기 때문이다. 성인들이 가장 많이 복용하는 고혈압약은 하루 한두 번 복용으로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시키는 기능을 한다. 고혈압약을 복용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심장병, 뇌졸중 같은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고지혈증을 방치하면 혈액 속에 기름기가 많아 혈관 내벽에 쌓여서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진다. 동맥경화증이 생기는 것이다. 동맥경화는 심장병이나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의 원인이 된다. 고혈압과 마찬가지로 약을 먹으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어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고혈압, 고지혈증은 신체에 불편한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조용한 살인자(Silent Killer)’라고 부른다. 흔히 뒷목이 뻣뻣하면 혈압이 높다거나 혈압이 높으면 두통을 일으킨다고 아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근육이 긴장하면 뒷목이 뻣뻣해지고 혈압이 올라간다. 스트레스로 인해 동시에 나타나는 증상이지, 혈압이 높아 뒷목이 뻣뻣해지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고혈압에 의한 두통도 혈압이 200이상 올라가는 악성 고혈압에서나 나타나지 그 이하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의사 처방에 따라 약을 복용해도 환자가 병이나 증상이 좋아짐을 단기간에 느끼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환자들은 병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미래에 있을 합병증을 간과하기 쉽다. 그 때문에 의사들이 권하는데도 거부하거나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방치하다가 간단한 약 복용만으로 쉽게 막을 수 있는 심장병이나 뇌졸중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한다면 이보다 더 불행한 일은 없을 것이다.
   
고혈압, 고지혈증에 비하면 당뇨병은 환자들도 그 무서움을 잘 알기에 의사 처방에 따라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이 많은 병이다. 하지만 당뇨병 경계 수치에 있거나 초기 당뇨병 환자 중에는 고혈압 환자처럼 식이요법을 지키지 않거나 운동을 게을리하고, 약을 복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혈당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지 못할 경우 당뇨병성 망막증, 당뇨병성 신부전증, 당뇨병성 신경증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권용욱 원장에 따르면, 식이요법과 운동, 적절한 약물요법을 병행한다면 무서운 합병증을 막고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당뇨병 환자들이 복용하는 혈당강하제의 하나인 메트포르민(Metformin)이 당뇨병 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들의 수명을 연장해 줄지도 모른다고 해서,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약 복용을 통해 혈당을 낮추는 것은 환자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의 약 복용을 시작한 환자 중 일부는 “큰 결심 하고 약을 먹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혈압이 높다"며 불만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고혈압·고지혈·당뇨병 약은 수십 종류가 있다. 제약회사별로 다른 브랜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병의 심각한 정도나 경과에 따라 1차로 사용하는 약이 있고 그 약이 듣지 않거나 병이 진행하면 2차, 3차로 약을 투여한다. 게다가 사람마다 약에 대한 반응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약을 복용했음에도 혈압이 떨어지지 않으면 담당 의사와 상의해서 자신에게 맞는 약을 찾을 때까지 바꾸면서 지켜봐야 한다.
   
약을 복용하면 우리 몸에 흡수되어 효능이 나타난다. 약의 90%는 간, 10%는 신장에서 대사되어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된다. 모든 약에는 어느 정도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환자에게 맞지 않는 약을 복용하면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없다.
 
최근에 기술 발달에 의해 유전자 검사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유전자에 대한 연구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개개인의 체질, 즉 유전적 성향에 따라 약물 반응이 다르다는 것은 이미 의사나 환자가 모두 아는 사실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연구를 통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약을 복용하면 장을 통해 흡수되어 효과를 나타내고, 간이나 신장에서 대사 과정을 통해 분해돼 빠져나간다. 이런 대사 과정에는 여러 효소가 관여하게 되고 약마다 관련 효소들이 다르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서 약물 분해효소 또는 해독효소를 만드는 유전자에 변이가 있을 수 있다. 이 변이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중요한 약물 분해효소를 만드는 유전자에 변이가 있을 경우에는 약물이 잘 해독되지 않아 그 약물에 의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약물 분해효소의 활성이 높은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약물 효능이 적게 나타날 수도 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환자 체질에 맞는 약물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인데, 이를 약물유전체학(Pharmacogenomics)이라고 한다. 권 원장은 "관절염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하기 전에 유전자 검사를 통해 여러 관절염약 중에 효능이 높은 약물을 선택하고 부작용 높은 약물을 피할 수 있다"며 "이미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약물유전체 정보 서비스가 병원에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가능한 상태다. 환자 몸에 알맞은 약물을 선택해 복용할 수 있는 상상만 하던 미래 의학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고 했다.

 

 

 

 

 
 

 

[입력 : 2019-06-02]   김성훈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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