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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국가' 日本 고령자의 생애 마지막 안식처 ‘노인홈’이란?

평소 쓰던 가구·물건으로 가득한 1인실 풍경...어르신 10명씩 마을 이뤄 24시간 돌봄 체계, 공동공간에선 지역내 이웃노인들과 교류도

글  백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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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통신사 뉴시스가 창사 18주년 기념으로 ‘초고령사회’ 특집기사를 지난 9월 3일부터 7회에 걸쳐 보도하고 있다. 초고령국가인 일본 현지 취재도 진행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27일 기자가 요시히코 할머니를 만난 곳은 요코하마시 아사히구에 있는 노인 홈(home) '카와이노이에(かわいの家)'. 귀여운 집이란 뜻이라고 한다. 인형부터 사진에 스티커까지 고양이로 가득한 할머니의 방은 다름 아닌 이 시설 116호실이다.
  
이곳엔 계속 살고 있는 노인 90명과 일시 이용자 10명 등 100명이 머무르고 있다. 100명의 노인마다 요시히코 할머니처럼 자기만의 방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원래 가지고 있던 물건 중 절반 정도를 시설에 가지고 들어온다.
 
카와이노이에는 '앞으로도 나답게 지낼 수 있는 우리집'이라는 비전 아래 일반 가정과 비슷한 분위기로 방 안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체 기능 저하와 돌봄을 받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시설 입소를 선택했더라도 '계속 집에서 생활하고 싶다'는 노인들의 소망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식사 시간도 2시간 단위로 구분돼 있을 뿐 노인들은 저마다 원하는 시간에 식사를 할 수 있다. 냉장고엔 좋아하는 반찬이 따로 보관돼 있어 입맛에 따라 꺼내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일본 도쿄 시내에서 자동차로 50분 거리에 자리잡은 이곳은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정확히 입력했는데도 한참을 헤맬 정도로 한적한 곳에 들어선 3층짜리 아파트형 건물이다.
 
이곳은 고령자 복지 시설 형태 중 '특별 양호 노인 홈'에 해당한다. 일본 노인 주거 시설로는 우선 민간에서 이용료를 받아 가사나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로 노인 홈'이 있다. 시·정·촌 등 기초자치단체나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경비 노인 홈', '생활지원 하우스', '양호 노인 홈'이 있다.
 
이번에 찾아간 특별 양호 노인 홈은 치매 그룹 홈과 함께 우리나라 노인장기요양제도 격인 일본 개호보험제도에서 등급을 인정받은 노인들이 사는 곳이다. 신체 돌봄, 생활 원조, 재활 등 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올해 3월 기준 총인구 374만5377명 중 91만1658명의 노인(고령화율 24.3%)이 살고 요개호인정률 17.9%를 기록한 요코하마시엔 이와 비슷한 노인 홈이 155개 있다.
 
카와이노이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우편함과 문패(門牌)가 눈에 들어온다. 나무 이름이 새겨진 문패는 그곳이 마을 입구라는 걸 가리킨다. 이런 마을이 총 10개가 있다. 노인 10명씩 한 마을을 꾸려 살아간다.
 
이런 시스템을 일본에선 '유닛 케어(unit care)'라고 부른다. 공동공간을 중심으로 10개 이하 개인실을 묶어 돌보는 체계다. 한 유닛당 거실과 부엌, 식당, 목욕탕 등이 별도로 있어 유닛별로 식사, 목욕 등 모든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적은 인원을 대상으로 24시간 돌봄이 이뤄져 직원과 노인이 가정적인 분위기 조성이 가능하다.
 
근처 슈퍼마켓을 가거나 가끔 멀리 여행을 갈 때도 유닛 단위로 움직인다.
개호직은 4교대, 간호직은 3교대로 돌아가는 이 시설에선 지난달 기준으로 직원 1명이 노인 1.9명을 돌보고 있다.
 
개호복지사인 세키 마사시(?勝之) 카와이노이에 시설장은 "개인의 24시간 생활을 관찰해 거기에 맞는 지원을 하도록 하고 있다"며 "소인원 케어 체계를 제공하면 직원 한명당 어르신 한 분에 대한 정보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돌보는 인원이 다수일 때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유닛 케어의 장점을 설명했다.
 
예전에는 지금 우리나라처럼 4명 이상 집단 케어가 이뤄졌던 일본에선 최근 들어 카와이노이에와 같은 개별 케어가 관심을 받고 있다. 카와이노이에는 유닛 케어가 잘 적용된 모범 사례로 꼽히는 노인 홈이기도 하다. 
 
평균 연령 86.85세인 카와이노이에 노인들은 월평균 5~6회 가족들과 만난다. 그렇다고 이곳 생활이 마냥 무료한 것만은 아니다. 반가운 손님들이 있어서다.
 
이곳에선 주기적으로 일본 전통 과자 만들기나 마작, 장기 등을 두는 자리가 마련되는데 이런 프로그램에는 인근 지역 노인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개호를 받지 않아도 일상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 노인들이다. 은퇴 이후 취미나 봉사 활동 등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지역 노인들이 카와이노이에를 찾는 날이면 노인 10명이 모여사는 마을 거실은 가나자와구 노인들 교류의 장이 된다.이런 교류는 요코하마형 '지역 포괄 케어 시스템'의 일환이다.
 
요코하마시를 비롯한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은 중학교 설치 기준과 비슷하게 고령자 인구 3000~6000명당 한 곳씩 노인 복지 시설을 만들고 있다. 2014년 '지역 의료와 요양의 종합적인 확보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일본은 고령자가 혼자 살더라도 30분 이내 거리에서 의료, 요양, 예방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지역 포괄 케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지역 노인들은 이런 사회 참여를 통해 건강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나아가 생활 지원 담당자로서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마쓰모토 히토시(松本均) 요코하마시 건강복지국 노인건강복지부장은 "고령자가 사회에 참여하는 건 본인 건강에 도움이 되고 직장을 그만둔 분이 지역에서 활동해주니 지역에도 도움이 된다"며 "요코하마시에선 고령자가 생활 지원 담당자로서 사회활동을 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지역 포괄 케어 시스템을 설명했다.
   
카와이노이에는 개호보험 요양 등급을 인정받아야 이용할 수 있다. 일본 개호보험에서 본인부담률은 10%가 대부분이며 소득에 따라 20~30%를 부담하는 경우도 있다. 우선 개호 서비스 이용료가 등급이 가장 높은 요개호 5등급 기준으로 10% 부담시 월 2만9280엔을 내야 한다. 이용료는 등급이 낮아질수록 줄어든다.
 
여기에 식비 월 4만7700엔, 개인실 임차료 8만9400엔 등 한 달에 노인 한명당 최대 16만6380엔(약 190만2200원)을 내고 있다. 개호 서비스 이용료 본인부담률을 고려하면 지자체가 개호 보험에서 지원하는 금액은 만만치 않다.
 
2000년 개호보험 도입 당시 3조6273억엔(약 41조4781억원)이었던 개호보험 총비용은 2016년 9조9903억엔(약 114조2390억원)으로 16년 사이 2.75배가량 늘었다.
 
미하라 아이즈(三原岳) 일본 닛세이기초연구소 보험연구부 연구원은 "개호보험 한 해 예산이 10조엔 정도로 크게 증가한 건 고령자가 증가하고 개호보험을 필요로 하는 노인이 증가한 점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시설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므로 재정을 안정화하는 선택지 중 하나로 집에서 개호를 받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 : 2019-09-06]   백두원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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