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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약물독성학 세계 석학의 고백.... ”한약은...”

난임, 임산부에게 한방 처방은 고려해봐야

글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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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이익과 입장보다 임산부와 태아 안전이 더 중요"


최근 난임치료를 하는데 있어서 한방적 처방과 생식내분비학적 처방이 부딪치고 있는 가운데, 식약처는 한방의료기관의 난임 치료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혀서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또한 임신 중 한약 복용의 안전성과 효과를 놓고 의사단체와 한의사단체가 날카롭게 대립 중이다.

과연 한약이 안전하지 않은 처방일까?

 

▶약물 독성학의 세계적 석학인 기드온 코렌(Gideon Koren) 박사

 

약물 독성학의 세계적 석학인 기드온 코렌(Gideon Koren) 박사는 최근 국내 산부인과 학술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기디언 코렌 교수는 캐나다 서오타리오 대학 소아청소년과 및 약리, 생리학 교수, 이스라엘 텔아비브 의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임신 중 약물 독성학 관련 논문 1670여 편을 발표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코렌 박사의 얘기를 들어보자.


▶ 임신 중 약물 독성학에 관해 많은 연구와 논문을 발표하셨는데, 임신부가 감초를 비롯한 한약을 복용해도 태아와 임신부의 안전에 없는지요.

“예를 들어서 블랙 코호시(black cohosh)라는 약초가 있다. (이것은) 자궁수축을 일으킬 수 있다. 자궁이 지나치게 수축되면 태아가 사망할 수도 있다. 또한 한 가지 식물로 약제를 만들지 않고 여러 가지 섞는 경우가 많다. 다른 식물도 섞여 있을 수 있다. 어떤 임산부가 시베리아 인삼 제품을 복용했다고 했는데, 태아는 생식기에 음모가 자란 채로 태어났다.”

 

▶인삼 복용이 그럴 수 있는가?

“인삼이 그런 영향을 준다는 보고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같이 넣은 것 중에 영향을 준 것 같다. 확인해 보니 시베리아 인삼이 아닌 향가피(Periploca sepium)라는 식물에 의한 것이었다. 중국 북부에서 자라는 약초로 테스토스테론에 영향을 준다.

사실 한약에는 무엇이 함유되어 있는지 아직까지는 자세히 알 수가 없다. 현대 의약품에서는 없는 문제다. 또한 다른 문제는 한약재들이 환자가 복용하는 현대 의약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세인트존스 워트(St.John’s Wort)’라는 생약은 우울증 치료에 쓰인다.

그런데 세인트존스 워트를 의약품과 같이 복용하면 신진대사가 더 빨라진다. 특히 장기 이식을 한 환자가 세인트존스워트를 복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 장기 이식 환자는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e)를 복용해야 하는데, 세인트존스워트로 인해 사이클로스포린이 더 활발하게 작용한다.

가장 큰 문제는 임산부가 한약을 먹을 때 그 한약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한국처럼 의료가 이원화된 나라에서는 약의 성분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환자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

 

▶ 어떤 의약품이든 국가가 공인한 임상시험을 거쳐 승인을 받아야 처방하고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한약은 역사가 길어서 임상시험을 면제했다는데.

“인간에게 투여하거나 복용하는 것은 모두 검증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한국 뿐 아니라 여러 국가에서 전통의학이 있다. 실제로 여러 국가의 정부는 전통의학의 안전성 유효성 검증 문제는 뜨거운 감자다.

15년 전에 캐나다 정부는 정부에 복용하는 생약을 제출해 안전성 및 효과를 검사하기로 검증시스템을 바꾸기로 한 적이 있다. 너무 힘들었다. 수많은 생약이 판매 중지를 당하자 제조업자들은 불만을 제기하며 소송을 하겠다고 나섰다. 결국 검증을 할 수 없게 됐다.

내 생각은 그 어떤 이유라도 임산부와 태아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만약 한국에서 임산부들이 생약이나 한약을 복용한다면, 의사들은 그들이 무엇을 복용했는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캐나다와 미국에서는 어떤 검증 과정을 거쳐 한약을 유통하고 있나? 캐나다 정부는 어떻게 한약을 관리하고 있나?

“한약과 생약은 현대의약품과 다른 방법으로 관리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의약품 관리 시스템을 바꾸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생약 검증을 하려면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사람을 상대로 임상시험을 하기 전에 먼저 동물을 상대로 임상시험을 해야 한다.

제 생각에 유일한 해결책은 정보를 모으는 거다. 의사가 자신의 환자(임산부)가 어떤 약초를 먹고 있는지, 얼마나 섭취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5∼10년 정도 축적한 자료를 살펴보면 생약의 안전성에 대해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약을 많이 먹는 한국에서는 가능하다고 본다.”

 

▶ 한약이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독성 문제를 비롯해 안전성·유효성 검증이라는 국제 기준을 통과해야 할 것 같다.

“한약의 세계화를 주장하려면 한약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약의 안전성 유효성 검증뿐 아니라 한약 생산 과정에서도 표준화된 절차를 따라야 하므로 비용이 많이 소요될 거다. 정부가 그런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갈길이 말다. 임산부와 태아부터 보호해야 할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겠나.”

 

▶지난 4월 9일, 그랜드힐튼 서울호텔에서 열린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제 3차 춘계학술대회 한 장면

 

 

[입력 : 2017-04-20]   이은영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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