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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권 ”예순에 히트곡 감사…밴드 불황에도 희망갖게 돼”

글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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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부산서 ’걱정말아요 그대’ 하반기 투어…한충완 합류해 새음반
 
들국화를 이끈 ’록의 전설’ 전인권(62)은 최근 두 차례나 액땜을 했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자택에서 나오던 중 빗길에 미끄러져 눈 밑을 38바늘이나 꿰맸고, 한번은 지나가던 차 백미러에 팔이 부딪혀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트레이드 마크인 검정 선글라스를 살짝 들어 올린 그는 "이제 거의 다 아물어 괜찮다"며 꿰맨 상처를 보여줬다.
 
이달 울산을 끝으로 전인권밴드의 ’걱정말아요 그대’ 상반기 투어를 마친 전인권을 최근 자택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9월 3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시작하는 하반기 투어를 앞뒀으며 신곡을 부지런히 작업 중이라고 했다.
 
"서울, 청주, 울산 등 상반기 공연이 잘 됐어요. 매진도 기록하고 관객도 젊어지고요. 이적이 부른 ’걱정말아요 그대’가 잘 됐는데 그 기운이 제게 왔나봐요. 가수가 불혹 넘으면 히트곡 내기가 쉽지 않은데 전 예순 넘어 사랑받는 노래가 나왔잖아요. 얼마 전 후배 이적으로부터 전화가 왔길래 ’정말 고맙다’고 했죠. 허허."
 
전인권이 2004년 발표한 ’걱정말아요 그대’는 이적이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OST 곡으로 불러 크게 히트했다. 그가 부른 원곡도 광고 음악 등에 널리 쓰였다.
 
그는 "밴드 음악계가 오랜 불황이지만 그래도 미래의 희망을 갖게 됐다"며 "노래가 사랑받는 건 들어준 수많은 사람의 사연이 빚어낸 결과이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인사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노래 연습을 많이 해 공연하는 재미가 있었다고 솔직히 속내를 드러냈다.
 
"옛날에는 연습하다 말다 땡땡이친 거고 한 3년간은 제대로 하고 있죠. 오후 8시에 자서 새벽 서너 시에 일어나 연습해요. 가끔 졸릴 때면 팝콘을 먹으니 잠이 달아나더라고요. 하하."
 
그의 진가를 받쳐주는 전인권밴드의 구성원은 ’어벤저스급’이다.
 
조용필의 밴드인 ’위대한 탄생’ 출신 드러머 배수연, 업계 최고의 베이시스트 민재현, 신중현의 아들인 기타리스트 신윤철 등을 비롯해 최근 재즈 피아니스트 겸 서울예대 교수인 한충완이 프로듀서로 합류했다.
 
그럼에도 그는 "코러스까지 밴드 멤버가 10명인데 우리가 지금의 관객에 만족하지 말고, 개런티에 무감각해지지 말고 열심히 연습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또 새 식구가 된 한충완에 대해 "자신할 수 있는데 대단한 음악가이고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하반기 첫 무대인 부산 공연에는 ’오랜만이에요 부산’이란 부제가 붙었다.
 
"옛날에 부산에서 들국화가 공연하면 난리가 났죠. 2천석짜리 공연에 4천명씩 왔으니까요. 부산 KBS홀 개관 공연도 우리가 한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부산 무대가 설레고 그곳 팬들이 기대돼요."
 
어느 때보다 왕성하게 활동하는 그는 "하나님이 계신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세상에 알려졌다시피 그는 다섯 차례나 마약으로 구속되는 등 빗금 많은 인생을 살았다. 과거 죽을 결심을 하고 부모님 묘소를 찾아 ’그만 살래요, 사는 게 재미 없어요’라고 말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다가 마음을 고쳐먹은 적도 있다.
 
그러나 2009년 수감 생활을 끝낸 뒤부터는 삶의 패턴을 규칙적으로 바꾸고 노래 연습, 작곡, 공연에만 매달렸다.
 
그는 "2011년 하나 있는 딸 결혼식장에 손잡고 들어가며 ’내가 모든 사람을 난처하게 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며 "그간 딸이 내색을 안 했는데 의리있고 마음이 깊다. 그날 딸을 보며 다시 한번 정상에 서겠다고 마음먹었다. 외손녀가 하나 있는데 딸이 다시 임신했다는 소식에 요즘 내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과 같은 중독에 빠지는 건 외로운 길이라며 ’걱정말아요 그대’도 1년 4개월간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자신에게 하고픈 말을 가사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그때는 제가 없어진 느낌이 들 정도로 방황기였어요. 병원에서 그림을 하나 그렸는데 의사가 ’이 사람이 뭐하고 있느냐’고 묻는데 ’몰라요’라고만 답했죠. 그 상황이 되니 저를 정말 찾고 싶더군요. 지금도 약간의 우울감은 있어요. 혼자 있으니 저녁 되면 뛰쳐나가고 싶은 생각도 있는데 이제 그 정도는 버틸 수 있죠. 허허."
 
새로 선보일 곡들은 얼추 완성돼간다. 그의 자작곡과 한충완의 곡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자작곡 ’사랑하는 그대여’는 부인과 헤어지고서 만든 멜로디에 뒤늦게 가사를 붙였는데 솔직하게 써지더라고 했다. 한충완의 곡 중에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란 노래 가사가 ’예술’이라고 덧붙였다.
 
’걱정말아요 그대’를 비롯해 평소 애착이 큰 자신의 곡 ’사랑한 후에’, ’돌고 돌고 돌고’, ’행진’, ’돛배를 찾아서’처럼 생명이 불어넣어 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음악에 미치는 ’쟁이’가 되고 싶고 그 단계로 가는 것 같다"며 "책에서 보니 인도의 간디도 쟁이의 삶을 보고 정치를 했다더라. 나는 대중의 애환을 이해하는 노래를 부르는 쟁이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틈틈이 페이스북과 카카오뮤직에 글을 올리며 젊은이들과도 소통하려고 애쓴다.
 
한발 더 나아가 이렇게 말했다.
 
"이제 뮤지션이란 직업도 긴장감을 느껴야 하고, 세상의 변화에 민감하지 않으면 도태되죠. 이제 가수도 자신의 음악을 알리는 채널이나 개별 인터넷 방송국이 필요해요. 그래야 팬들과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죠."
 
37년간 반복해도 음악을 즐긴다는 노장이 도태되지 않은 이유다.’ ■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16-07-26]   이은정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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