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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담배 끊는데 왕도 있습니다”

금연전문가 유태호 인터뷰

글  신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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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클리닉에서 진료하는 유태호 과장.


"자기 의지로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은 5%도 되지 않습니다. 혼자서는 금연이 힘들어요. 잘못된 방법으로 금연을 시도하다가 오히려 니코틴 중독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해 들어 금연하기로 했다면 혼자 힘들어하지 말고 금연클리닉에서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세요."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이사이자 9년째 금연클리닉을 열어 흡연자 수천 명을 치료한 유태호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과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월간 연합이매진 1월호와 인터뷰에서 "금연에는 ’왕도’(王道)가 있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전문가, 금연 의지, 금연치료제라는 3가지 요소가 결합하면 90% 이상은 석 달 안에 금연할 수 있다는 것이 유 과장이 지금까지 금연치료를 하면서 얻은 확신이다.

2007년 나온 ’챔픽스’라는 금연치료제는 뇌의 니코틴 수용체와 결합해 금단증상을 줄이고 담배 맛을 떨어뜨려 금연 성공률을 크게 높인다.

 

▲유태호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과장.


그는 금연치료는 흡연자에게는 ’돈을 벌어가는 장사’라고 강조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금연치료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는 금연치료기관에 등록된 병·의원에서 금연 치료를 받을 경우 진료비와 약값의 80%를 지원해주고 있다. 12주짜리 프로그램을 이수한 후에는 지금까지 들었던 비용의 80%를 다시 되돌려 받는다. 저소득층은 본인부담금이 0원이다.

유 과장은 "6개월 동안 금연에 성공한 것이 보건소 검사에서 확인되면 성공 인센티브를 1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며 "담뱃값까지 아끼니 환자는 돈을 버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연 후에는 언제라도 흡연의 유혹을 느낄 수 있다면서 술자리에서 한두 개비를 피웠다고 해서 ’금연에 실패했다’고 생각하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실수를 실패로 단정하고 다시 흡연자가 되지는 말라는 뜻이다. 그가 생각하는 금연 실패 시점은 ’스스로 담배를 사는 순간’이다.

유 과장은 몸에 해롭지 않은 담배는 단 한 개비도 없다고 단언했다. 새해에 금연을 결심한 이들을 위해 금연치료 전문가로부터 금연이 왜 필요한지, 왜 혼자서는 힘든지, 쉬운 길은 없는지 들어봤다.

 

▲금연치료제 ’챔픽스’


병원까지 가서 금연치료를 해야 하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 의지로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은 5%도 안 됩니다. 니코틴 중독이 더 심해지거나 껌, 사탕, 과자를 사다 놓고 먹다가 당뇨가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자담배도 큰 문제예요. 니코틴이 없다고 광고하지만 있는 경우가 많고 품질관리도 안 됩니다. 잘못된 방법을 찾다 오히려 몸을 망칩니다. 그래서 혼자서 하기보다는 전문가를 찾으라고 말씀드립니다. 국가에서 금연치료를 지원하고 있어 큰돈이 들지도 않습니다."


금연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흡연자가 병원에 오면 흡연상태와 니코틴 의존도를 등을 묻는 문진표를 작성하고 상담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담배를 피우는 이유가 니코틴 중독인지, 우울증 때문인지, 일이 힘들어서인지 아니면 건강에 문제가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후에 금연치료제 투약 양과 먹는 시간을 정하죠. 보통은 12주 동안 치료하는데, 병원에 처음 오는 경우에는 1·2·6·9·12째 주, 금연 후 다시 흡연을 한 사람은 4·8·12째 주에 진료를 받습니다.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12주 프로그램을 마치면 금연 성공률이 크게 높아집니다."


금연치료 성공률은 얼마나 됐습니까.

"제가 올해 약 1천 번 진료를 봤는데요. 한 명이 평균 3~4번 병원을 찾았고,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둡니다. 중독이 심한 분들은 6~10번 옵니다. 일부는 2~3주 지나서 약을 끊고 병원에 나오지 않기도 합니다. 12주 프로그램을 끝내면 90% 이상이 금연에 성공합니다. 중간에 약을 끊으면 다시 흡연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저는 12주 치료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금단증상은 왜, 어떻게 생기는지 궁금합니다.

"금단증상은 ’멍하다’, ’졸리다’, ’짜증난다’, ’신경질난다’, ’집중이 안 된다’, ’불안하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식욕이 당긴다’, ’잠이 온다’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이런 증상은 뇌가 중독되었기 때문이죠. 담배를 피우면 7초 만에 니코틴이 뇌 속 니코틴 수용체에 달라붙고 행복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합니다. 그런데 도파민은 30분이 지나면 효과가 없어지죠. 그러니 금단증상을 하루에도 수십 번 겪을 수밖에요. 금연치료제는 뇌의 니코틴 수용체와 결합해 금단증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강한 중독이 12주 만에 없어지나요.

"금연을 유지하는 방법은 담배를 사지 않는 것입니다. 얻어 피우는 경우가 있더라도 절대 사지는 말아야 한다고요. 담배를 구하려고 두리번거리다가 포기하는 분들도 있고, 술자리에서 몇 대 피웠지만 담배를 사지 않았기 때문에 어제 일을 후회하면서 다시 금연할 수 있는 겁니다. 한 대 피웠다고 자신을 실패자라고 규정하면 다시 흡연자가 됩니다. 저는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실수라고 봅니다."


금연에 일단 성공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흡연의 유혹을 느끼게 되나요.

"어떤 분은 금연 후 담배 냄새가 견딜 수 없이 싫어졌다고 말하고, 어떤 분들은 몇 년이 지났는데도 연기를 마시면 온몸 세포가 살아나는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평생 다시는 안 피는 사람도 많고, 견디기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약을 써서 니코틴 수용체를 잠잠하게 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니코틴 중독이 아닌데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있습니까.

"환자 중에는 불안장애, 우울증으로 진단되는 사람이 많아요. 담배를 나도 모르게 우울증 치료제처럼 쓰고 있는 것이죠. 일하는 환경 때문에 피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사장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쉴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피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흡연자가 비흡연자를 차별하는 사회적 압박은 군대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압박에 굴복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중독이 돼 담배를 끊을 수가 없게 됩니다."


청소년 흡연자들은 어떻습니까.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고등학생은 부모님이 밥상 앞에서 담배를 피워서 자신도 그 공간에서 담배를 배우게 됐다고 합니다. 힘 있어 보이려고 담배를 피우다가 결국 중독이 되죠. 청소년 사이에는 요즘 전자담배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성인들이 중고시장에 내놓은 전자담배를 구입한 겁니다. 니코틴 중독이 심각한데 청소년에게 전자담배가 가는 것을 철저하게 막아야 합니다. 또 담뱃값을 1만원 이상으로 인상해 청소년 흡연율을 떨어뜨려야 합니다."


담배를 끊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몸에 해를 주지 않는 흡연은 없을까요.

"그런 흡연은 없습니다. 한 개비부터 피해를 줍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도요. 담배 연기를 옆에서 맡는 것이 2차 흡연이라면 폐와 머리카락에 묻은 담배 연기가 주변으로 흩어지는 것이 3차 흡연입니다. 1층에서 또는 베란다에서 피고 오면 되는 줄 아는 아빠들이 너무 많아요. 3차 흡연이라도 가족이 폐암에 걸릴 확률은 높아집니다. 그러니 끊어야죠. 어쩔 수 없습니다."


새해가 들어 금연 결심한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혼자서 힘들어하지 말고 전문가가 도와주는 클리닉에 와서 쉽게 끊으세요. 이전에 끊었다가 또 피우신 분들도 부끄러워하지 말고 또 방문하면 됩니다. 전에 끊어봤던 분들은 더 쉽게 끊을 수가 있습니다. 금연에 이르는 쉬운 길이 있으니 병원에서 전문 치료를 받으세요."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16-01-12]   신재우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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