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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치료 후에도 임신할 수 있어요”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 이시연 닥터 ②

글  장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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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환자 중 30~40대 여성이 40%
출산경험 없는 여성이 유방암 발병 위험인자
예방 위해 가슴 절제한 배우 안젤리나 졸리
수유기간 중에 에스트로겐 체제가 된다.
서양여성 유방은 지방덩어리, 한국여성 유방은 섬유질 덩어리
가임여성의 유방암, 병기(病期)에 따라 치료, 출산 순서 달라
가슴성형수술과 유방암 발병은 관계 없어
이시연(李始衍)
1974년 서울출생. 중앙대 의대 졸업(2000). 現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 근무

 

 

 

   
 
  

 

유방 완전 절제는 유방암 환자의 15%

30-40대 유방암 발병율이 전체의 40%를 육박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시연 닥터는 고령의 가임여성들에게 중요한 당부를 했다.

“임산부들은 유방이 커지면 임신 때문이라고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임신으로 인해 뭐가 만져지는 것이라면 다행인데 유방암으로 인한 것이라면… 큰일이잖아요. 실제로 모 대학병원 의사가 임신 중에 유방암에 걸렸는데 모르고 지나가서 늦게 발견한 경우가 있었어요. 확진이 났을 때는 유방암 병기(病期)가 높은 진행성 유방암이었죠. 그러니 임산부들도 유방에 뭐가 만져지는지 수시로 자가검진을 해야 해요. (유방에 멍울이 만져지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봐야 합니다.”

▶ 임산부가 유방암 검사를 받으면 태아에게 위험하지 않나요?

“유방암 검사 중에 유방 촬영술과 초음파가 있어요. 초음파는 전혀 문제되지 않아요. 산과에서 산전검사를 초음파로 하잖아요. 유방에 혹이 있을 땐 초음파로 보이는데 문제는 미세석회가 있는 경우랍니다.”

미세석회는 보통 크기가 2mm 이하의 하얀 점으로 보이는 것을 말하는데, 유방암 발생 초기에 해당 부분의 세포가 죽으면서 칼슘이 쌓여 생겨난다.

“미세석회가 있는 초기 유방암일 경우에는 아무리 초음파를 봐도 보이지 않아요. 요즘은 초음파 기기의 퀄리티가 좋아져 점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그게 과연 어느 정도인지 전혀 가늠할 수 없어요. 이럴 때 유방촬영술을 합니다. 임산부라도 유방촬영술을 해야 한다면 배를 가리는 ‘쉴드’를 치고 찍어요. 환자에게 노출되는 방사선의 양이 크게 높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요.”

▶ 유방암 병기(病期)를 나누는 기준은?

“유방암 병기를 구분할 때는 TNM 병기라는 말을 써요. 먼저 종양의 크기(T), 전이된 겨드랑이 임파선 개수와 위치(N), 다른 장기로 전이 됐나 유무(M). 유방암이 제일 많이 전이 되는 곳은 뼈와 폐, 간입니다. 머리로도 가는데 머리까지 전이 된 경우는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이므로 이미 많은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머리로 전이되었다면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것보다 훨씬 심각한 케이스입니다.”

▶ 30~ 40대 여성의 유방암 발병율이 높더라고요.

“40대가 유방암에 제일 많이 노출되어 있어요. 서양의 경우 연령대가 높을수록 유방암 발병률이 높아져요. 우리나라는 40대에 정점을 찍는 산 모양의 그래프로 그려집니다. 요즘 결혼하는 나이가 늦어지니까 유방암에 걸리면 아기를 낳지 못할까봐 걱정이 많을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방암에 걸려도 치료기간이 끝나면 임신이 가능해요. 문제는 항암치료가 조기폐경을 유발할 수 있다는 거예요. 물론 항암치료를 하는 유방암 환자가 모두 조기 폐경 되는 건 아니고요.”
 
▶유방암 치료 후 임신 시도는 언제쯤 하는 게 좋을까요?
 
“병기(病期)에 따라서 치료 순서가 달라져요. 과거에는 수술한 다음에 치료를 했는데 지금은 달라요. 초기라면 먼저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로 약을 먹어요. 방사선 치료는 별개의 문제고요. 방사선 치료는 유방을 부분적으로 절개한 경우라면 무조건 해야 해요. 유방을 다 떼어내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요. 유방암 병기(病期) 후반부에 발견되었다면 항암치료를 먼저 하고 수술을 해야 합니다.”
 
초기에 발견된 유방암 환자를 예로 들어보자.
유방암 초기를 선고받으면 먼저 수술을 한다. 보통 수술을 한 후 2주에서 3주가 지나면 항암 치료에 들어간다. 항암 치료는 3주 간격으로 짧게는 4번 길게는 8번 받는다. 항암 치료를 8번 받으면 6개월이 지난다. 그 후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한 달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된다. 만약 치료를 위해 약을 먹을 경우는 기간이 5년으로 늘어난다. 30대 중반에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면 치료가 끝나면 40대에 접어든다. 꼭 자식을 낳아야 할 여성이라면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치료 과정에서 태아에게 문제가 되는 경우는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에요. 또 유방암의 원인인 에스트로겐 분비를 억제하기 위해 抗에스트로겐제 타목시펜을 복용한 경우에 조심해야 해요. 타목시펜이 태아에게 영향을 미쳐서 기형을 유발할 위험이 있거든요. 그래서 최소한 약을 중단한 지 3개월이 지난 후에 임신을 시도하도록 권장해요. 3개월도 불안한 분은 6개월 이후부터 시도하면 됩니다.”
 
타목시펜은 먹는 호르몬 치료제다. 여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도록 작용하는 抗에스트로겐제로 유방암 환자 중에 폐경 전 여성들에게 주로 처방된다.
 
 
임산부가 유방암에 걸리면?
 
   
 
 
▶ 유방암 수술이라는 건 유방조직을 모두 도려내는 걸 의미하나요?
 
“과거와 많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유방을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 답이었지만 요즘은 검사를 통해 평가를 하죠. 초음파와 유방촬영술, MRI 검사를 해요. 유방 안에 혹이 여러 개 존재하는지 하나만 존재하는지… 만약 혹이 유방 전체에 비해 크지 않다고 판단되면 부분적으로만 절제할 수 있어요. 이걸 유방보존술이라고 해요. 만약 혹이 여러 개가 있다하더라도 한 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으면 유방을 전부 절제하지 않아도 되거든요. 요즘은 방사선 치료도 발달돼 있어서 (외과의사들이) 보존술을 많이 시도하죠. 국립암센터에서도 유방암 수술자의 85%는 유방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 유방을 완전히 절제하는 경우는 왜 그런가요.
 
“경제적 여건으로 방사선 치료를 더 이상 받을 수 없거나, 집과 병원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 치료 받기가 쉽지 않을 경우에 절제술을 할 수 있습니다. 방사선 치료는 매일매일 소량씩 받아야 하거든요. 내가 귀찮다고 열 번 맞을 양을 한 번에 몰아서 맞을 순 없어요. 젊은 환자들 중에는 재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절제하겠다는 경우도 있어요.”
 
▶ 임신 중에 유방암에 걸리면 어떻게 치료하나요?
 
“병기(病期)에 따라 달라져요. 만약 임신 초기에 유방암 초기를 알게 되면 절대로 항암 치료를 할 수 없어요. 임신 12주까지는 태아의 장기가 만들어지는 중요한 시기라서 항암 치료에 노출되면 기형이 되거나 유산이 될 수 있거든요.”
 
▶ 임신 중기에 발견이 되면요.
 
“항암 치료를 할 순 있어도 방사선 치료는 임신한 상태에선 절대 할 수 없어요. 출산 후에 방사선 치료를 해야 하는데 방사선 치료라는 것이 효과가 있는 시기가 따로 있거든요. 임산부 환자는 수술하고 2년 뒤에 하겠다고 말하지만 그렇게 되면 치료의 의미가 없어져요. 방사선 치료 시기가 늦춰지면 재발률이 그만큼 높아지니까요. 그래서 임산부의 경우 임신 몇주 차인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 치료와 출산을 놓고 계산을 해야 하는군요.
 
“그럼요. 수술과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놓고 세밀하게 따져봐야지요. 아기를 낳고 방사선 치료를 해도 너무 늦지 않는다면 출산이 먼저가 됩니다. 하지만 출산까지 기다릴 수 없다면 항암 치료부터 하고 재임신을 할지 선택해야 해요. 사실 임신이야 다시 도전할 수 있잖아요. 유방암 치료를 다 마치고 출산에 성공한 환자들이 꽤 있습니다.”
 
▶ 항암치료를 받았으면 모유수유는 상상도 할 수 없겠어요.
 
“그렇죠. 포기해야죠. 엄마가 먹었거나 맞은 약이 아기에게 영향을 주느냐에 대해서 아직까지는 확실하게 밝혀진 연구 결과는 없지만,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봅니다. 그런 위험부담까지 떠안으며 모유를 먹일 용감한 엄마가 있을까요?”
 
▶ 모유수유를 하면 유방암이 예방된다는 말이 있어요.
 
“서양 여성들이 유방암에 잘 걸려요. 그 이유가 서양 여성들이 임신한 적이 없고 젖도 잘 안 물리는 여성이 많더라는 겁니다. 에스트로겐에 과다하게 노출되는 거죠. 여성은 수유를 할 때에는 에스트로겐이 분비되지 않으니까. 그때에는 난자가 자라고 배란이 되지 않거든요.”
 
▶ 유방암에 걸려서 항(抗)에스트로겐제(타목시펜)를 먹으면 자궁내막이 얇아진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난임 여성들에게는 큰 문제거든요.
 
“타목시펜은 난임과의 연관성이 크게 없는 걸로 나와 있어요. 오히려 자궁내막이 두꺼워지게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자궁내막이 두꺼워지는 것이) 타목시펜 때문인지 내막의 병변 때문인지 감별이 잘 안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타목시펜을 먹게 되면 산부인과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으라고 권합니다. 무슨 이유로 자궁내막이 두꺼워졌는지 감별하기 위해서죠. 타목시펜은 여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게 막는 게 아니라 호르몬이 기능을 못하도록 하는 거예요. 그 보다 걱정되는 건 유방암에 걸려 치료 중인 여성이 임신하기 위해 과배란주사를 맞는 겁니다. 과배란 주사를 맞게 되면 난자가 많이 자라서 에스트로겐이 더 많이 분비가 되니, (유방암 치료에) 좋을 게 없죠.”
 
▶ 그럼 난임 시술 없이 자연 임신만 시도해야 하나요?
 
“그렇죠. 꼭 체외수정술에 의존해야 하는 부부라면 막을 순 없겠지만 위험을 감수해야겠죠.”
 
▶ 맡으셨던 환자분 중에 난임 시술을 받은 분은?
 
“아직까지 그런 케이스는 만나보지 못했어요. 환자들이 본인을 그런 위험에 빠뜨리면서까지 임신을 시도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 그럼 자연 임신이 된 사람은 있나요?
 
“그럼요. 일반적으로 40대 중반까지는 아이를 낳을 수 있잖아요. 유방암을 앓았던 환자라고 해서 아이를 못 가질 이유는 없죠. 호르몬 기능이 남아 있다면 자연 임신을 시도할 수 있는 거잖아요.”
 
 
유방성형수술과 유방암 발병은 관계없어
 
▶ 가슴수술을 하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나요?
 
“그렇지 않아요. 유방확대성형을 했다고 유방암에 잘 걸리는 건 아닙니다. 유방암에 걸리거나 재발 했을 때 성형한 유방 때문에 암세포를 놓칠 우려가 있지는 않나 걱정하는데, 유방확대술이나 유방재건술을 했다 하더라도 유방암을 발견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 유방에 자가지방을 이식한 경우는?
 
“자가지방을 넣은 경우에는 지방을 주입한 흔적이 남습니다. 초음파를 보면 지방을 맞은 주사자국과 미세석회가 구분이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래도 검사를 잘 하면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자가지방을 이식한 사람이 많아지니까 자가지방을 주입한 흔적과 유방암을 구별하는 임상사례도 늘어나는 등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높다. 2011년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91%를 넘었다. 가장 생존율이 낮은 췌장암이 9.5%인 것에 비하면 거의 열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유방암 환자 중 30대와 40대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이 유방암 치료 후 생활도 궁금해진다.
 
▶ 유방암 환자가 생존율이 높다보니 유방 재건에 대한 관심도 높겠어요.
 
“그렇습니다. 유방 절제 환자가 치료를 마치고 살면서 다시 유방을 재건하려는 경우가 꽤 있어요. 30~40대 여성들은 혹이 너무 많다던가 너무 크면 유방조직을 모두 떼어내야 하는데, 이런 경우 재건술을 하는 거죠. 유방을 다시 만드는 거예요. 만드는 시기에 따라 유방암 수술 후 즉시 만들어 주는 ‘즉시 재건’과 유방암 수술 후 치료를 다 끝낸 다음 하는 ‘자연 재건’이 있습니다. 즉시 재건은 보통 초기 유방암 환자들이 많이 하고요. 진행성 유방암인 환자는 재발 위험이 높기 때문에 재발 위험기간을 지나고 나서 시술 하도록 권합니다. 재발 위험 시기는 치료가 끝난 후 2~3년입니다. 재건 방법은 보형물을 넣거나 본인의 등 근육 혹은 배 근육을 이용해서 가슴을 만듭니다. 유방조직에 지방이 아니라 근육이 채워지는 거죠.”
 
▶ 유방은 여성성의 상징인데 상실감이 크겠어요.
 
“저로선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유방절제술을 한 여성이 생각보다 이혼율이 높다는 겁니다. 물론 그 부부는 유방암 발병 전부터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암환자에게는 정서적인 지원이 중요한데, 못해주는 남편들이 많은 것 같아요.”
 
▶ 유방절제 후 정서적으로 안정이 필요할 텐데.
 
“과거에는 유방암 환자들에게 정신과 치료를 권유하면 거부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환자들이 받아들여요. 유방암은 다른 암과 달리 생존자가 많잖아요. 환우회 같은 커뮤니티도 활성화 되어 있고요. 먼저 치료받고 생존한 분들이 후배들을 이끌어 주는 관계 형성이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여성들이라서 소통이 되는 커뮤니티 활성화가 잘 되어 있어요.” ■
 

 <끝>

[입력 : 2015-10-29]   장소현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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