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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첫 애 낳고 누워서 바라본 남편이 가장 위대해보였어요”

연기생활 52년 강부자의 당부

글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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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승주 기자
● 아카데미상보다 신사임당상을 받고 싶다.
● 연예계에서 ‘자식낳기운동본부 회장’님으로 통하다
● 고대광실에서는 웃음소리 안 나온다.
● 찌개냄비에 여러 식구가 숟가락 넣으면서 배운다.
● 아무리 잘나더라도 부모 앞에서는 자식이 되어야 한다.
● 애 키워줄 부모형제 없으면 집에 들어앉아라.
● 13남매 둘째딸인 효녀 배우 남보라 기특하다.
● 제왕절개하고 일주일 후에 자결신 찍어낸 억척 연기자.
● 완벽 할머니 연기를 위해 몸빼바지 안에 고무줄 늘어진 팬티 입었다.

강부자(姜富子) : 본관 진주. 1941년 논산 출생. 충남 강경여고, 충남대 국문과 중퇴. KBS TV 탤런트 2기(1962). 극단 산하 입단(1962), TBC 탤런트 전속 변경(1964), 연기생활 52년간 대표작품으로는 <정경부인>, <옥녀> <비둘기가족>, <상록수>, <인목대비>, <별당아씨>, <목욕탕집 사람들>, <불굴의 며느리>, <넝쿨째 굴러온 당신>,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연극 <천정엄마의 2박3일> 등 다수

 

   
▲ 산부인과 의사들은 강부자, 김혜수를 최고의 다산상이라고 말했다.


최고의 다산상은 강부자와 김혜수

▶ 형제 많은 집에서 자라셨는데, 또 맏며느리 되는 게 싫지 않으셨어요.
“(내가) 친정에서 칠남매 중 다섯째였는데, 시집을 칠남매의 맏이한테 갔어요. 양쪽 집안 합치면 14남매예요. 형제 많으면 여러 가지로 힘들겠지만 내가 원했어요. 친정이 좀 풍요로웠다고 해도 6.25 폭격 맞고 다 어렵게 살던 시절이었거든요. (그래도) 난 형제 많은 게 그리 좋았어. 어려서부터 맏며느리로 시집간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어요. 맏며느리로 가서 ‘몇 월 몇 일이 무슨 날이니까 다 모여라’ 하면서 살고 싶다고.”

▶ 슬하에 아들과 딸, 남매를 낳으셨지요.
“우리 부부가 욕심대로 낳았으면 다섯은 낳았을 거예요. 그땐 한 달 30일 중 서른 한 번을 녹화할 때인데 임신한 줄도 모르고 녹화하면서 피를 펑펑 쏟아냈어요. 하루 종일 피 쏟으며 녹화 다 하고 새벽에 집에 가서 멍청하게 앉아 있는데 친정어머니가 ‘너는 소 죽은 귀신이냐. 그럴 때는 한약 한 첩만 딱 지어먹으면 달라붙는데’라며 미련하다고 야단치셨어요. 다시 또 임신을 했는데 시골로 촬영가는 비포장도로에서 차가 펄쩍 펄쩍 뛰듯이 달리는 거라. 지프차 뒷칸에 타고 배를 붙잡았어요. 정말 딸이라서 딱 달라 붙었나봐. (웃음)”

▶ 아이를 수만 명 받으신 산부인과 의사에게 ‘한국 여배우 중 ‘다산상(多産相)’이면서 아이를 쑥쑥 잘 낳을 것 같은 여배우가 누구냐?’고 여쭤보니 강부자 선생님과 김혜수 씨를 꼽더군요.
“(웃음) 수월하게 낳긴 했지. (임신을 하고서) 종로2가에 있는 나건영산부인과를 다녔어요. (나건영 박사가) 서울대 산부인과 과장님이었는데 밖에 분만병원도 하고 계셨거든요. (예정일이 되자) 침구 다 챙기고 커피를 마호병에다 한 통 담고, 애 쑥 잘 빠지라고 날계란 몇 개 싸 넣어서 하루 전 병원에 미리 갖다놓고, 다음 날에 맨 몸으로 입원했어요. 올케가 하늘이 땅이 되고 땅이 하늘이 되어야 애가 나온다고 하던데, 암만 기다려도 홀까닥 뒤집어지질 않더라고요. 그러다가 저녁에 진통이 오기 시작하는데, 옆 방에서 ‘강부자 되게 요란스럽게 애 낳더라’고 할까봐서 요가 비틀어지도록 틀어잡고,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물며 참았어요. 새벽에 물이 팍 나오대. 양수가 터진 거예요. 간호사가 애 낳아도 되겠다고 하길래 3층에서 1층까지 계단을 막 뛰어 내려 갔어요.”

▶ 분만대에 올라가서는 금방 낳으셨나봅니다.
“의사가 ‘아이고 애 머리가 보이네. 힘 한 번 주세요’라고 하길래, 그 소릴 듣자마자 소가 우는 소리 같은 소 울음을 한 번 하니까 애가 나왔어요. (웃음) 애 낳고 나서 내발로 걸어서 3층까지 올라갔어요. (올라가면서) 뭐라고 흥얼거리며 올라간 기억이 나요. 방에 가니까 강보에 싸인 아들이 떡 하니 누워있는 거예요. (아이를 보는 순간) 너무 눈물이 나오는 거야. 세상에 니가 어떻게 내 뱃속에서 이렇게 커갔고 나왔나 싶어가지고. 그렇게 한참 울고나서야  ‘우리 집으로 연락 좀 해주세요’라고 했어요.”

강부자는 기자에게 “남편이 가장 위대해 보일 때가 언제였어요?”라고 질문했다.

“애 낳고 방에 드러누워 있는데, 남편이 나를 쳐다보더라고요. (내가) 그때 그렇게 드러누워서 바라본 남편 얼굴이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47년 중 제일 위대해 보였어요. ‘아! 이 남자가 우리를 책임질 가장이구나…’ 그렇게 존경스럽고 듬직하더라고.”

<4편에서 계속>

[입력 : 2017-05-16]   이은영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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