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1. 인물
  2. 인물

④ ’정자 헌터’ 박정원이 털어놓는 정자 이야기

글  이은영 기자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네이버 블로그
  • sns 공유
    • 메일보내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글 : 이승주 기자
사진 : 이경민 기자
● 남성불임 비뇨기과 의사, 두 달만 공부안하면 바보 될 수 있다
● 호르몬 수치로 폐쇄성 비폐쇄성 무정자증 짐작할 수 없어
● 내 남편이 여자다? 46XX 남자의 비극
● 수태를 위해 100일 기도는 과학적인 선택이다
● 아들의 정자를 망치는 한국의 엄마들
● 고환에서 원형정세포 채취해서 시험관시술을 시도하는 것은 무모할 수도
● 목 굵고 허리 굵은 남성이 수태력이 좋다?
● 정자 망치는 오대 악은 술 담배 자전거 사우나 단백질보충제

박정원
1967년 서울출생. 경희대 의대 졸업. 호주 Monash대학교 의과대학 수료. CHA의과대학 유전학 석사졸업. 2013년 대한남성과학회 해외우수논문상 수상. CHA의과대학교 강남차병원 여성불임센터 조교수. 現 원탑비뇨기과 원장.

 

   
 


아들 수태력 망치는 엄마들
 
▶요즘 남성들, 수태력이 예전 남성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고 하던데요?
  “(WTO 기준으로 봤을 때) 정액 1cc당 1500만 마리 이상이라야 정상으로 봅니다. 여기서 1500마리 이상이라는 것이 중요해요. 최소 기준이 1500만 마리라는 거죠. 최근 낮춘 기준치입니다. 전 세계 남성과학회에서 ‘정상치를 얼마나 낮춰야 할까?’를 놓고 고민한 결과입니다. 낮추는 데에는 더 이상 이견이 없었을 만큼 현대남성들의 정자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는 거예요. 우리나라도 북유럽처럼 국가적으로 정자건강을 체크해야 해요. 덴마크처럼 군대 징병검사 때 자국민 남성의 정자를 국가에서 검사를 해야 합니다. 종족 보존 정책에 의해 국가적으로 정자검사와 관리를 했다고 합니다. 남성들이 청소년 때부터 검사를 통해 염색체 이상 등 정자상태를 빨리 파악할 수 있는 거죠.”
 
▶요즘 남성들, 기형정자 숫자도 나이에 비해 많아졌다면서요?
  “전체에서 기형정자 96% 정상으로 봐요. 최소 모양이 완전정상인 정자 4%가 되면 괜찮다고 봅니다. 까지 문제는 기형정자가 수정력이 있다는 거예요. 예전 교과서에서는 기형정자가 수정력이 없다고 말하는데, 기형정자가 수정력이 전혀 없는 건 아니거든요. 눈에 보이는 장애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가 더 무서운 법 아닙니까. 정자가 전반적으로 나빠지는 건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입니다. 건강한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좋은 수정란이 착상을 해야, 건강한 아기가 태어나는 겁니다.”
 
▶남자들은 나이가 들어도 정자가 멀쩡하지 않나요? 물론 기형정자 숫자는 많아지겠지만요.
  “의사들 중에도 그런 식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닙니다. 나이가 들어도, 또 죽는 날까지 남자는 생식력이 있다? NO입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과거의 패러다임이고, 실제로 그렇지 않아요. 남자도 갱년기가 있고, 폐경이 있어요. 빨리 오는 사람은 30대 중후반에도 옵니다. 간단하게 정자 만들어내는 공장이 노화되니까 정자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겉으로만 멀쩡하지, 상태가 좋을 리가 없는 거죠. 유전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더 빨리 생식력을 잃습니다. 요즘 20대라고 해서 정자의 숫자가 많고 건강한가? 천만에입니다. 나이별 정자 상태에는 정말 평균이 없어요. 저에게 오는 환자들이 남성불임 쪽 근심을 가지고 오는 부부들이 많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정말 요즘 정자 상태가 안 좋거나 무정자증인 남성이 늘어나고 있어요.”

 

 

 

   
▲ 기형 정자들


▶정자 건강을 위해 현대 남성들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정자의 5대 악(惡)이 뭔지 아세요? 술, 담배, 자전거, 사우나, 단백질보충제입니다. 결혼해서 아이 낳고 나면 그때부터 반신욕하고 사우나 즐기세요. 그 전에는 안 됩니다. 또 공부 때문에 지친 아들에게 단백질 보충제 주지 마세요. 근육 키우려고 단백질보충제 마구 먹는데, 정자건강에 안 좋아요. 그 안에 단백동화스테로이드가 있거든요. 근육을 만드는 데에는 도움이 줄 수 있겠지만 정자형성 과정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자가 술에 그토록 취약합니까?
  “술, 정말 안 됩니다. 난자는 옷을 입고 있는데, 정자는 옷이 없어요. 코트가 없는 거죠. 맨몸입니다. 알코올은 지용성이기 때문에 정자 세포막을 그대로 침투해요. 정자는 머리와 꼬리로 구성되었는데 중간 부분에 미토콘드리아가 있어요. 이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를 만들어서 꼬리가 움직여요. 난자 옆까지 가는데 꼬리는 아주 중요하거든요. 이 미토콘드리아가 정자의 머리와 꼬리 사이에 있는데, 목 안에 있는 거죠. 그래서 정자가 다른 외부 충격이나 스트레스에 아주 민감하다는 겁니다. 인간 스트레스가 아니라 정자가 받는 스트레스에요. 정자의 목과 붙어있는 미토콘드리아에 무엇이 침투를 하면 정자 본체가 나빠지죠. 스트레스가 술 담배보다 더 나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스트레스 호르몬 때문에 발기가 안 되고 사정이 잘 안 될 수 있어요.”
 
박 원장은 “정자 퀄리티를 위해선 술과 담배 줄이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또한 남학생들이 햄버거에 익숙하고 각종 냉동식품 등 패스트푸드를 열심히 먹는 것은 “정자를 아주 빠른 속도로 잘 망가뜨리기 위한 지름길”이라며 “(인스턴트 등의 식습관 때문에) 곧 무정자의 평준화 시대가 열릴 지도 모르겠다”고 무섭게 지적했다.
 
▶환경호르몬도 정자건강에 최악이라면서요.
  “우리 주변에 환경호르몬 투성입니다. 플라스틱, 코팅제, 영수증 등 환경호르몬이 우리 몸속에 들어오면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되어요. 생식호르몬 분비체계가 망가집니다. 정자에 당연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겠지요. (환경호르몬이 몸에 들어오면) 남성에게 여성호르몬이 많아집니다. 한창 사춘기인 남학생들은 2차 성징이 잘 되어서 남성이 되어야 하는데 환경호르몬은 치명타입니다. 결혼해서 아이 안 생겨서 고민할 일 만들지 말고, 어릴 때부터 환경호르몬에서 멀어져야 해요.”
 
박 원장은 정자건강을 위해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염색체 이상과 유전적 문제가 없는 남성이라도 후천적 환경에 의해 정자희소증이나 무정자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동물성 기름과 붉은색 육류를 너무 많이 먹지 말 것도 덧붙였다.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면 장조림용 홍두깨살과 우둔살을 먹고 닭가슴살을 선택하라는 거였다.
 
잘 먹어도 탈, 못 먹어도 탈인 듯하다. 한국인들이 너무 잘 먹어서 탈일까? 자고로 남성이라면 남성다워야 하고, 수태력이 좋아야 한다. 그 수태력의 상징은 정자에 있다. 박 원장에게 장시간 무정자증 등의 얘기를 듣고 나서일까. 지나가는 남성들까지 뭔가 달라보였다.
 
“저 남자, 과연 수태력이 좋을까?”

 

<끝>

[입력 : 2016-08-18]   이은영 기자 more article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네이버 블로그
  • sns 공유
    • 메일보내기
Copyright ⓒ 서울스트리트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

독자댓글
스팸방지 [필수입력] 왼쪽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포토뉴스

Future Society & Special Section

  • 미래희망전략
  • 핫뉴스브리핑
  • 생명이 미래다
  • 정책정보뉴스
  • 지역이 희망이다
  • 미래환경전략
  • 클릭 한 컷
  • 경제산업전략
  • 한반도정세
뉴시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