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9월 4일 발표한 '2018년 공공부문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는 49조3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흑자를 냈던 1년 전 수준(54조1000억원)보다 4조7000억원 줄었다. 지난 2016년(47조2000억원) 이후 2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공공부문 수지는 일반정부와 공기업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금액이다. 지난 2013년 2조6000억원 적자에서 2014년 17조5000억원 흑자로 돌아선 뒤 2017년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총수입보다 총지출이 더 큰 폭 늘어나면서 흑자폭이 줄어들었다. 2010년 기준년 개편으로 과거 통계와의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수지 개선세가 멈춘 건 2009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총수입(854조1000억원)의 경우 조세수입과 사회부담금 등을 중심으로 1년 전보다 46조4000억원(5.7%) 늘었다. 총지출(804조7000억원)은 51조1000억원(6.8%) 늘어 증가폭이 더 컸다. 과거 통계와 비교가 가능한 2010년 이후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이였다.
일반정부는 전년보다 4조4000억원 증가한 53조6000억원의 흑자를 냈다. 이는 2010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이를 가능케 한 건 지난해까지 가파르게 불어난 세수 영향이었다.
법인세와 소득세 등 조세수입이 380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2조6000억원(9.4%) 늘었고 국민연금 등 사회부담금(152조1000억원)도 10조2000억원(7.2%) 증가했다. 이에 정부의 총수입은 649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4조2000억원(7.3%) 늘어났다.
비금융공기업은 지난해 10조원의 적자를 냈다. 1년 전 수준(4000억원 적자)보다 폭이 커진 것으로 지난 2013년(24조3000억원 적자)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적자 규모였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각 9조7000억원, 3조5000억원의 흑자를 냈었다. 비금융공기업에는 한전과 LH를 비롯해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166곳이 포함된다.
공기업 수지가 악화된 건 정부의 지원금 감소로 총수입 1년 전보다 1조원 줄어든 가운데 총지출(8조5000억원)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후 부동산 재고가 늘고 원유가격 상승 등으로 에너지 공기업의 영업비용이 증가하면서 총지출 규모가 증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기업의 흑자 규모는 5조7000억원으로 전년(5조3000억원)보다 5000억원 확대됐다. 불어난 대출에 대한 이자수입이 늘면서 총수입이 3조원 늘었다. 이자지급액 증가로 총지출도 2조6000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