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욱 산업연구원 동향·통계분석본부 연구위원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브리핑을 열고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소비가 둔화하면서 내수가 부진한 상황"이라면서 “국내 실물 경기가 완연하게 하락하고 있다"고 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하향하며 "세계 경기 둔화와 미중(美中) 무역 갈등 여파로 수출 부진, 투자 감소, 소비 둔화 등의 영향으로 인해 전년보다 낮은 2.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앞서 산업연구원은 작년 11월 '2019년 경제·산업 전망'을 발표할 당시 "세계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 투자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고 소비가 전년 대비 둔화세를 보이면서 2018년보다 약간 낮은 2.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수출, 투자 소폭 증가'라는 표현이 '수출 부진' 및 '투자 감소'로, '2018년보다 약간 낮은'이 '전년보다 낮은'으로 바뀌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민간 소비가 "환율과 유가 상승에 따른 실질총소득(GDI) 증가세의 둔화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취업자 수 증가 폭 등 고용 지표가 개선되는 점에 관해서는 "소비 여력이 낮은 60대 이상 연령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소비 진작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2018년 2분기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당분간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미중 갈등과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 개선을 방해하는 주된 요인이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미 이뤄져 추가 투자 가능성도 낮다.
"투자가 부진한 상황이 산업 후퇴와 맞물려 구조적으로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홍 위원은 "설비투자 관련 선행지표인 기계 수주액 등이 추가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 대책이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국회 통과 가능성 등이 기업의 투자 심리를 자극, 하반기에는 설비투자 지표가 긍정적으로 돌아서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수출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연간 수출액이 5692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올해 하반기에도 반도체 가격이 상승 반전하지 못할 전망이다.
향후 한국 경제는 미중 갈등 심화 여부와 중국 경제 성장세, 주력 산업의 수출 여건 개선, 반도체 경기, 추경의 조기 집행 등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미중 갈등 해소 여부와 세계적인 긴축 기조의 완화 가능성,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등에 따른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 여부 등이 세계 경제의 향방을 가르는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산업연구원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