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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無人化로 대량실업 도래, 일시적 일자리 창출 의미 없고 소득주도성장 정책 바꿔야”

염명배 충남대 교수, 한국재정학회 학술대회서 강조...AI·로봇이 일자리 대체, 노동자 중심 정책 유효하지 않아, ‘사회적 임금’ 고려해야

글  김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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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없는 성장’ 가속화, 근로소득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한 소득 될 수 없어
●정책 설계 다시 짜야...소비자의 소득, 적정 수준 유지토록 하는 지속 가능한 소득 정책 필요

 

산업기술이 발달하면서 노동자 중심의 경제정책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현 정부의 핵심경제정책 중 하나인 소득주도성장 또한 중장기적으로 쓸모없는 정책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기본 틀에는 공감하지만 방식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염 명예교수는 지난 10월26일 제주에서 열린 한국재정학회 2019년도 추계 정기학술대회에서 ‘4차산업혁명 시대의 대량실업 사태에 대비한 신(新) 소득주도성장 정책 제언’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경제·사회적 시스템 충격(system impact)을 수반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노동의 소멸을 가정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 기술의 혁명에 따라 경제 체제와 사회 구조가 완전히 바뀌면서 자동화, 기계화, 무인화 등에 따라 상당한 정도의 일자리가 대체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저출산·고령화가 유례없는 속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고령 인구 비중은 올해 14.9%에서 2045년 세계에서 가장 높은 37.0%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생산가능인구가 급속하게 감소하면 정부가 일자리를 늘려도 그 일을 할 사람(노동 인구)을 찾지 못하게 된다는 우려다.
 
염 명예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시장 개입형 정책은 이 같은 패러다임 변화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들의 임금을 늘리고 소득 분배의 불균형을 개선하면 소비와 총수요가 증대되면서 기업 투자와 생산이 확대돼 소득 증가의 선순환을 만들어낸다는, 포스트케인지언(Post-Keynesian) 경제학에 기반을 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논리가 더 이상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술이 노동을 대체하면서 '고용 없는 성장'이 가속화되고, 근로소득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한 소득의 원천이 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기본 뿌리는 유지하되 그 방식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가격 통제를 통한 시장 왜곡 없이도 소득이 주도하는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 분배 정책의 전환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직접 소득을 보조해주는 '기본 소득(basic income) 제도'를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기본소득은 모든 사람에게 개인 단위로, 무조건적으로, 자산 심사나 노동 요구 없이 지급되는 소득으로 정의된다. 일자리 유무와 관계없이 지급돼 노동 시장 밖의 실업자, 고령자 등 저소득층까지 포용할 수 있다. 2009년 영국 런던에서 퇴역 군인 노숙자 13명을 대상으로 연 3000만파운드의 현금을 기본소득으로 제공, 이들 전원이 자립에 성공한 실험이 있었다. 우간다에서도 16~35세 인구 1만2000여명에게 연 400달러씩 제공한 결과 이들의 소득이 50%가량 증가한 사례가 있다.
  
기본소득과 유사한 개념인 '사회적 임금'(social wage)도 또 하나의 대안이다. 정부가 일정량의 '노동'을 전제로 소득을 지급하는 이 제도는 소득의 성격은 '이전지출'과 같지만, 지급 방식은 '근로소득'과 같은 형태를 띤다. 빈 강의실 불끄기, 폐기물 수거하기, 공원 휴지 줍기 등 단기 아르바이트 성격의 공공 근로 사업은 사회적 임금 제도의 특수한 형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은 소득을 지급하기 위해 일자리를 만든다는, '주객전도'(主客顚倒) 식 정책이라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은 취약하다고 염 교수는 짚었다.
  
염 교수는 "노동이 소멸하는 고용 패러다임의 대전환 시기에 정부가 단순한 물량적 일자리 창출이나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해 근로소득을 보전하는 방식에만 매달려서는 효과적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성과를 보장하기 어렵다"며 "정책 설계를 다시 짜 소비자의 소득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지속 가능한 소득 정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물량적으로 일자리와 근로소득을 늘리기보다는 보다 근본적으로 소득을 보장해줌으로써 근로소득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소득주도성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소득 재분배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와 재정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며 장기 재원 조달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국민 소득을 늘리는 방안을 채택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입력 : 2019-10-29]   김명규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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