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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2020년 예산 “복지지출 과도” 경고

2020년 정부 예산 올해 대비 9.3% 많은 514조...“증가 속도 너무 빠르고 세수 부족 우려”

글  김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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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정부 예산안을 두고 민간 전문가들 사이에 “복지 지출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노오고 있다. 확장 재정 기조에 관해서는 “세수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과 “경기 부양을 위해 지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맞붙었다.
 
기획재정부는 8월 29일 전년 대비 9.3% 증가한 513조5000억원 규모의 2020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올해 9.5%에 이어 2년 연속 증가율이 10%에 육박하는 셈이다. 반면 세수는 1.2% 늘어난 482조원에 불과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는 전년(-1.9%) 대비 악화한 -3.6%가 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도 37.1%에서 39.8%로 오른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너무 많이 늘었다"며 "꼭 필요한 곳에 돈을 쓴다는 느낌보다는 복지 쪽으로 너무 치우쳐져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의무 지출 비율도 상당히 높다. 경제성장률이 바닥을 기고 있는데 사회 안전망이 이 정도로 갖춰졌으면 복지보다는 산업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돈을 쓰는 게 맞는다"면서도 "이런 식으로 복지에 과도하게 지출하다 보면 한국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잡아먹게 된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재정 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해 "국가채무비율이 40% 미만이라고 하지만 중앙 정부·지방자치단체·기업·가계의 부채를 모두 합하면 200%를 초과한다"면서 "세수가 감소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예산 증가에 따른 재정 건전성 악화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재정 건전성 악화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한국의 재정 건전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비 좋다고 하는데 그것도 유보적인(미루는) 입장이다. 유럽은 1980년대 경제가 안 좋을 때 고통을 받다가 (국가채무가) 한 번 늘어났던 것을 줄이지 못해 문제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던 일본도 재정으로 여러 가지 하려다가 잘 안 됐다"면서 "한국도 당장 세수 확보가 되지 않으면 (비슷한 일을 겪을 수 있다). 다른 세원을 발굴한다고 하지만 이는 조세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정부 지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 탓에 경제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확장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도 있다. 김소영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 경제가 안 좋은 상황이니 경기를 부양할 필요가 있다. 예산이 증가하는 방향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가채무비율이 40%에 이르게 되는 만큼 늘린 예산안이 얼마나 효율적인지 따져봐야 한다. 사회간접자본(SOC)의 경우 예비 타당성 조사를 제대로 하는 등이다. 정부는 이번 예산안의 경기 부양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 함께 알려야 한다"고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복지 지출에 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경기 부양 효과가 큰 요소에 예산을 써야 하는데 (복지 등) 이전지출이 많아 (경기 부양이) 잘 안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전체 예산안에서 복지 쪽 지출이 많다. 9% 이상 늘린 것을 정당화하려면 경기 부양과 관련이 있는 분야에서도 그만큼 늘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확장적,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필요한 것은 맞는다"면서도 예산 증가 속도에는 우려감을 표했다. 그는 "한 해에 10%에 육박하는 예산 증가는 그 폭이 상당히 큰 것"이라면서 "세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경고했다. 그는 "복지 지출을 큰 폭으로 늘렸는데 복지 제도는 한 번 만들어두면 계속 이어가야 한다. 재원을 조달할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복지 지출 증가 속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력 : 2019-08-29]   김명규 기자 more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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