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산업으로 ‘바이오헬스’가 급부상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시스템반도체에 이어 바이오헬스 산업 현장을 방문해 신성장동력 육성 등 적극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5월 22일 국내 바이오 산업의 거점인 충북 오송을 방문해 '바이오헬스 국가 비전'을 선포했다. 매년 5% 이상의 성장률 속에서 3만 개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는 바이오헬스 산업 분야를 우리의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제약·의료기기 세계시장 점유율을 현재 2%에서 2030년까지 6%로 늘리겠다"면서 “500억 달러 수출을 달성해 바이오헬스를 5대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민간이 적극적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정부 연구개발(R&D) 투자와 세제 혜택도 대폭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2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분야를 중점 육성산업으로 선정해 우선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현장 행보를 통해 3대 중점 사업 육성의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해 '시스템반도체 비전'을 선포한데 이어 이날은 오송에서 '바이오헬스 국가 비전'을 발표했다.
이날 선포식에는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도 방문했다. 서 회장은 2030년까지 바이오 분야에 40조원을 투자해 셀트리온을 세계 정상급 바이오 제약사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 특혜'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발표한 분야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와 청와대는 3대 사업의 육성 효과가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 기업으로 확산될 여지가 크고 해당 분야가 일자리 창출 잠재력도 크다고 설명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바이오 의약품과 의료기기 분야 세계 시장 규모는 1조8000억 달러 수준으로 커졌다"며 "주요 선진국들도 바이오헬스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매년 5% 이상의 성장률 속에서 3만개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민간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히 뒷받침할 것"이라며 "특히 중견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 산업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기술 개발부터 인허가, 생산, 시장 출시까지 성장 전 주기에 걸쳐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통해 2030년까지 3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창업·벤처기업들이 바이오헬스 산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 부처와 지자체도 이날 바이오 산업 육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100만명 규모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해 환자 맞춤형 의료기술 혁신 기반을 조성하는 내용의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또 충청북도는 2030년까지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 바이오 미래 성장기반 조성, 바이오 혁신 생태계조성, 바이오헬스 국가산단 조성 등 4개 분야에 8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충청북도 바이오헬스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바이오헬스, 미래차, 시스템반도체 등 혁신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현재 연간 2조6000억원 수준인 바이오헬스 분야 정부 연구개발(R&D)을 2025년까지 4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15조원 규모로 조성 중인 '스케일업 펀드'를 활용해 향후 5년간 2조원 이상의 정책금융을 바이오헬스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바이오헬스 국가비전 선포식 연설 전문이다
충북도민 여러분, 지역경제인 여러분, 반갑습니다.
20여 년 전, 이곳 오송의 140만 평 넓은 땅에 국내 최초 생명과학단지의 꿈이 심어졌습니다. 그 꿈이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정책과 만나 식약처 등 6개 국책기관과 연구기관, 또 많은 첨단업체가 생명과학의 숲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로 나아가고 있는 오송에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며칠 전, 오송생명과학단지는 또 하나의 큰 성과를 이뤘습니다. 민간기업과 학계, 정부기관이 하나가 되어 세계 7번째로 EU 화이트리스트 등재에 성공했습니다. 우리 바이오·제약 기업들의 유럽 관문 통과가 손쉬워졌으며, 활발한 해외 진출의 길을 열었습니다.
고참 공무원부터, 이제 막 임용된 신임 공무원까지 전력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평가단이 기습적으로 방문한 기업도 흠잡을 데 없이 잘 관리되고 있었을 만큼 기업들도 한마음으로 협력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입니다만, EU 평가단은 우리나라를 떠날 때 우리 공무원들의 열정과 노력에 감사하는 선물을 남겼고, 보도 시점을 우리 시간에 맞추는 성의까지 보여주었습니다.
기업과 정부가 한마음으로 뛸 때, 우리가 얼마나 많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식약처를 비롯한 공무원들과 또 우리 기업인 여러분께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국민 여러분,
전 세계적으로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우리의 관심은 '오래 사는 것'에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으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바이오헬스 산업이 계속해서 성장·발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미 2016년 기준, 바이오의약품과 의료기기 분야 세계시장 규모는 1조 8000억 불 수준으로 커졌습니다. 주요 선진국들도 바이오헬스 산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매년 5% 이상의 성장률 속에서 3만 개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연구개발 청년 일자리는 반도체, IT 분야를 훌쩍 뛰어넘고 있습니다.
바이오헬스는 젊은 산업입니다. 현재 바이오의약품은 전체 의약품 시장의 10% 정도이지만, 다른 산업에 비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2019년도 미국 최고 대기업 500개 중 21개사가 제약·생명공학회사입니다. 이 중 상당수는 설립된 지 30~40년에 불과한 젊은 기업입니다.
하지만 신흥 제조국에게는 쉽지 않은 분야입니다. 기초 생명과학부터 임상 의학, 약학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수준 높은 연구와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신약 하나 개발에 1조 원 이상의 투자, 10년 이상의 기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인재와 기술력이 있습니다. 우리 의학과 약학은 주요 암 생존률에서 OECD 상위권의 실력을 갖췄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기반과 병원시스템, 의료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정교한 생산 관리능력과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을 뛰어넘는 기업의 도전정신도 있습니다. '무모하다'라고 했던 영역에 도전하고 성공한 우리 기업들이 있습니다. 벤처기업이 신약을 개발하고, 위탁생산으로 역량을 쌓은 중소기업이 바이오시밀러라는 새로운 세계시장을 선점했습니다.
지난해 바이오시밀러 세계시장의 3분의 2를 우리 국내기업이 점유하고 있고, 바이오 의약품 생산량도 세계 두 번째 규모입니다. 지난해에만 48억 불의 신약기술을 해외에 수출했고 의약품과 의료기기 수출도 144억 불로 매년 20%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이 우리에게는 바이오헬스 세계시장을 앞서갈 최적의 기회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나라 기업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여러 건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블록버스터급 국산 신약도 나올 것입니다. 제약과 생명공학 산업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시대도 멀지 않았습니다.
국민 여러분, 충북도민과 지역경제인 여러분,
우리 정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을 3대 신산업으로 선정했고, 벤처 창업과 투자가 최근 큰 폭으로 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제약·의료기기 세계시장 점유율 6%, 500억 불 수출, 5대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바이오헬스 세계시장에서 얼마나 성공할 수 있느냐는 기업과 인재들에게 달려있습니다. 정부는 연구와 빅데이터 활용 등 제약·바이오 분야에 꼭 필요한 전문인력을 키워 바이오헬스 선도국가로의 꿈을 이뤄낼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할 일은 기업과 인재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길을 닦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오늘 발표하는 바이오헬스 혁신전략은 관련 업계와 여러 차례 간담회를 거쳐 마련됐습니다. 충분한 인프라와 기술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임상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들이 있습니다. 사업화를 위한 전문인력이 부족한 기업도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도 국내 시장과 해외 진출의 벽을 넘지 못한 기업들이 특히 안타까웠습니다.
정부는 민간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히 뒷받침할 것입니다. 특히, 중견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 산업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기술 개발부터 인허가, 생산, 시장 출시까지 성장 전 주기에 걸쳐 혁신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자금이 없어서 기술 개발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 R&D를 2025년까지 연간 4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스케일업 전용 펀드를 통해 향후 5년간 2조원 이상을 바이오헬스 분야에 투자하겠습니다.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와 시설투자 비용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도 늘리겠습니다.
혁신적 신약 개발에 우리가 가진 데이터 강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5대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춘 우리 의료기관들이 미래의료기술 연구와 기술 사업화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병원을 생태계 혁신거점으로 육성하겠습니다.
세계시장 진출을 고려하여 규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게 합리화해 나가겠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건강과 생명 그리고 나아가 생명윤리는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 심사의 전문성을 높이고, 심사관을 대폭 확충하는 한편 새로운 기술 제품에 대한 인허가 기간을 더욱 단축하겠습니다.
정부는 또한 선도기업과 창업·벤처기업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우리의 앞선 의료기술과 IT 기술, 인력과 시스템 등이 해외 시장에 패키지로 수출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충북도민 여러분,
기업의 도전과 투자는 국가의 자산입니다. 이미 익숙한 길에 안주하지 않고, 한발 앞선 투자, 뚝심 있는 도전으로 대한민국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바이오헬스 기업인을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국가 바이오헬스 혁신 비전 발표에 이어 충청북도가 바이오헬스 육성방안을 발표합니다. 충북은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2030년까지 120개 과제에 8조 2000억 원을 투자하여, 대한민국 바이오헬스 산업을 선도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습니다. 정부도 함께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바이오헬스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가 된다면, '건강하게 오래 사는' 소망이 가장 먼저 대한민국에서 이뤄질 것입니다.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에서 국민 건강의 꿈과 함께 경제 활력의 새로운 바람이 일어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