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 차 태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1월4일(현지시각)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약 11분가량 단독 환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 전 대기 시간에 아베 총리와 별도로 환담을 가졌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환담은 이날 오전 8시35분부터 46분까지 약 11분간 이뤄졌다.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정상들과 환담 이후 옆자리로 옮겨 아베 총리와 별도의 단독 환담이 이뤄졌다는 게 고 대변인의 설명이다.
고 대변인은 "두 정상은 한일 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한일 양국 관계의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두 나라 외교부의 공식 채널로 진행되고 있는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관계 진전 방안이 도출되기를 희망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환담은 통상 다자회의 도중 배석자 없이 두 정상 간 이뤄지는 단독 회담 형태인 '풀 어사이드(pull aside)' 방식과는 달랐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두 나라 실무자 사이의 사전 의제 조율 없이 현장에서 즉석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공식 외교 프로토콜에 명시된 '풀 어사이드'보다는 '단독 환담'이라는 명칭이 더 어울린다는 것이다. 청와대 측은 "다른 국가 정상들과의 환담을 나누던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를 본 뒤 '잠깐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다'며 환담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환담’은 지난해 9월25일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성사됐던 다섯 번째 한일 정상회담 이후 13개월 만이다.
11월3일 방콕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갈라 만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훈 센 캄보디아 총리,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 주요 정상들과 환담을 통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의 만남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1층 만찬장에서 진행된 갈라 만찬장에서 단체사진 촬영 시간에 아베 총리 내외와 같은 줄에 서서 악수를 나눴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과 웃는 얼굴로 악수를 나눴다고 전했다. 단체 사진을 촬영할 때 부인 아키에 여사와 함께 문대통령 부부에게 인사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접촉은 몇 초간에 불과했다고 묘사했다. 또 문 대통령도 아베 총리에게 웃는 얼굴로 응했다고 전했다.
NHK 역시 아베 총리와 문대통령이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다면서, 아베 총리가 각국 정상들과 개별적으로 회담을 가질 계획이지만 한일 정상회담은 예정에 없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두 정상이 관계 개선을 위한 말을 주고받는 장면이 있을지 주목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3 정상회의, 지속가능발전 관련 특별 오찬, 오후 EAS와 RCEP 정상회의 등 세 차례의 다자 회의를 통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한 정상들의 지지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요청할 예정이다.